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디자인; 또 다른 언어

  • 2013-07-25 ~ 2014-05-04
  • 과천 디자인 상설 전시실
  • 조회수995
  • 공유하기

전시정보

디자인; 또 다른 언어
고만기(1978-), <로우 킷>, 2013
고만기(1978-), <로우 킷>, 2013
김영나(1979-), <Table A> 연작,  2013
김영나(1979-), <Table A> 연작, 2013
김한규(1985-), <희(喜)> 2013
김한규(1985-), <희(喜)> 2013
김희원(1982-), <흔적 - 거울>, 2013
김희원(1982-), <흔적 - 거울>, 2013
박원민(1982-), <희미한 연작 - 흰색, 회색 그리고 남색>,  2013
박원민(1982-), <희미한 연작 - 흰색, 회색 그리고 남색>, 2013
이은재(1981-), <침묵하는 기계 #02 - 조립>,  2013
이은재(1981-), <침묵하는 기계 #02 - 조립>, 2013
이정은(1984-), <누에 #02 - 선>, 2013
이정은(1984-), <누에 #02 - 선>, 2013
이제석(1982-), <숨지 마세요.> (마약 치료 상담 전화 129), 2013
이제석(1982-), <숨지 마세요.> (마약 치료 상담 전화 129), 2013
잭슨홍(1971-), <슬래시 체어>, 2013
잭슨홍(1971-), <슬래시 체어>, 2013
최정유(1982-), <습관 - 선의 반영>, 바구니,  2013
최정유(1982-), <습관 - 선의 반영>, 바구니, 2013

디자인; 또 다른 언어

DESIGN; ANOTHER LANGUAGE

 

무심한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일 그것이 디자인

 

 

국립현대미술관은 2013년 서울관 개관을 시작으로 과천관, 덕수궁관의 개관에 이어 2015년에 개관 예정인 청주관을 통합한 4관 체제 시대를 앞두고, 동시대 시각예술 문화의 다양한 장르를 보다 폭넓게 수용하고자 한다. 이러한 비전의 일환으로 사진, 공예, 건축 상설 전시실에 이어 2013 7월에 디자인을 위한 전시 전용 공간을 마련하였으며, 그 첫 전시로 <디자인; 또 다른 언어>를 기획하였다.

 

이번 전시는 2013년 국제 디자인계가 가장 주목하는 우리나라 동시대 디자이너 10인이 참여하여 모두 새로운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동시대 디자인 분야가 실험하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보여주고 있다.

참여 작가들은 기본적으로 사물을 이해하는 수많은 방법에 관심이 많은 디자이너들이다. 이들은 우리가 오랜 시간 공유해 왔던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과 표현 체계를 또 다른 조형 언어로 새롭게 해석하고자 했다. 오랜 시간 숙련되어 익숙해진 디자인 조형 언어를 잠시 내려두고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 어떤 이는 전혀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어떤 이는 네팔로의 긴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여기에서 선보이게 되는 쇼핑 카트는 여기에서는 더 이상 쇼핑 카트가 아니고, 가구 역시 더 이상 가구가 아니다. 그럼으로써 기존의 사물을 지칭하는 단어의 정의를 넘어 주어와 목적어, 술어마저 모두 바뀌어야 할지도 모르는 새로운 언어 체계로의 이행을 꿈꾸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하나의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의 이행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단초를 찾아내도록 하여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작가별 설명)

고만기 (1978 ~ ) / Koh Manki

로킷 

<로킷>은 인간의 새로운 ‘조립식 이동 수단’에 대한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고만기(1978 ~)는 가공되지 않은 공산품과 기계 부품들의 재정렬과 조립을 통해 새로운 동력 이동 장치인 로 키트(Raw Kit)를 제안한다. 6천 년 전의 원형 바퀴, 250년 전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얻게 된 동력, 50년 전 대량생산으로 생겨난 슈퍼마켓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이동의 방법과 사물의 환경을 은유적으로 해석한다. 바퀴가 달린 테이블이나 의자 등에 <로킷>의 유닛들을 장착하면 사람이 타고 이동할 수 있는 ‘탈 것’으로 변신할 수 있다. 무거운 축전지나 거대한 모터 따위를 걱정할 필요는 없으며, 원동력은 가정에서 흔히 쓰고 있는 충전식 핸드 드릴이면 충분하다. 이러한 부품들의 응용으로 발생이 가능한 동력의 전이를 실험하며, 대량생산과 양산화에 가려진 ‘마이크로 팩토리’에 대한 가능성을 탐구한다. 

 

* 정회전과 역회전, 저속 회전과 고속 회전의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충전식 핸드 드릴이라면 저속 주행과 고속 주행, 후진도 가능한 ‘탈 것’으로 변신할 수 있다. 충전식 핸드 드릴은 한 번 충전으로 보통 20분 정도를 최고 속력으로 구동 할 수 있으며, 여분의 배터리 또한 포함되어 있다. 이는 배터리 두 개를 가지고 사람이 가볍게 뛰는 속도로 대략 5km 정도를 이동하고도 남는 전기 용량으로 환산될 수 있다. 속도와 거리는 충전식 핸드 드릴의 스펙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로킷>은 쇼핑카트 콘셉트로 기획되었다. 쇼핑 카트는 기본적으로 바퀴가 달려 있고, 무거운 짐을 실을 수 있도록 내구성이 갖추어져 있으며, 넉넉한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로킷>을 장착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바퀴가 달린 것들은 무수히 많다. 이제 <로킷>과 ‘충전식 핸드 드릴’만 있으면 그 많은 것들을 타고 다닐 수 있다.

 

김영나 (1979 ~ ) / Na Kim

Table A  

국제 표준화 기구(ISO)가 규정하는 에이(A) 시리즈의 종이 판형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수학적 계산법에 의해 정의된 종이의 기본 사이즈이다. 규격에 따른 표준화는 인쇄물의 판형부터 사무용품과 보관용 제품, 책장과 테이블까지 사용자의 환경을 제한시킨다.

김영나(1979 ~)는 이러한 표준을 새롭고 낯선 시각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기능을 제안하는 작품인 ‘Table A’를 제안하고 있다. 종이 사이즈 규격의 테이블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생활양식을 넘어 새로운 기능을 찾아내고, 적용할 수 있다.

 

* 국제 표준화 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에서 정의하는 가장 널리 쓰이는 종이 사이즈의 표준은 ISO 216으로, 독일 공업 규격 위원회 (DIN: Deutsches Institut fuer Normung)의 기준을 바탕에 두고 있는 에이(A)-시리즈 종이 사이즈이다. 

A0: 841x1189mm, A1: 594x841mm, A2: 420x594mm, A3:297x420mm, A4: 210x297mm

 

 

김한규 (1985 ~ ) Kim Hangyu

한자의 기쁠 희()를 뜻하며, 빛날 희()의 뜻을 함께 포함한다.

다채로운 색상이 함께 뒤섞인 작품인 는 한국의 단청이 지닌 색상의 조화와 구성, 스테인드글라스가 가진 미묘한 빛의 광원을 좀 더 단순하면서도 평면적인 방법으로 시도하였다. 김한규(1985 ~ )의 작품 속에는 과거의 기술과 기법, 공예적 미감과 산업 기술이 접목된 엔지니어링, 보편적인 기능과 또 다른 새로움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빛의 형태를 만들 수 있는 엘이디(LED)와 빛을 맺히게 할 수 있는 피엠엠에이(PMMA)를 이용한 는 평면적이면서도 조화로운 색상과 레이어의 조화를 이룬다. 전통적인 기술과 이미지를 이용한 생산이 가능하도록 수공업과 컴퓨터 기술이 함께 어우러져 ‘엔지니어링-크라프트’로 불리기도 한다.

 

 

김희원 (1982 ~) Kim Heewon

흔적, 누군가의 창

시간이 흐르고, 그 시간 속에서 변하는 것들은 추억이 된다. 추억은 익숙함으로 서서히 희미해지며, 우리의 기억에 잔잔함으로 남게 된다. 시간은 다시 흘러 익숙해진 것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고, 이제는 그 속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것들이 자리 잡는다.

공간과 흔적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하여 사물과의 대입에서 발생되는 사건들의 중첩과 시공간의 차이점은 오브제로 표현된다. 흔적은 우리 삶 속에 가장 잔잔하게 스며들어 존재하지 않은 듯 존재하게 된다. <흔적> 연작은 우리의 삶 속에 남아있는 잔잔하고 깊은 흔적들을 다시 재조명함으로써 삶의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듦을 포착하고 있다.

 

박원민 (1982 ~ ) Park Wonmin

희미한 연작 - 흰색, 회색 그리고 남색

박원민(1982 ~)의 신작 는 동양의 수묵화 이미지와 중첩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무채색과 명도에 대한 기준을 다양하게 접근시키고 있다. 한 가지 단어로 정의될 수 없는 색채와 균형, 비율의 느낌을 섬세하게 잡아낸 작가는 여백과 비움, 절제의 미학을 디자인으로 풀어내고 있다.

<희미한 연작>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던 것들과 머릿속에 떠오르는 색, 비율, 형태를 물화시키는 작업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은 하나의 단어로 정의될 수 없으며, 재료의 투과와 질감 덕분에 시시각각 그 분위기를 바꿔 버린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무채색 톤의 <희미한 연작> 8점은 소재와 형태에 대한 새로운 방식을 ‘몽롱하게’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액체에서 고체가 되는 과정과 캐스팅 후에 접합되는 일련의 제작 과정을 통해 고요함과 편안함, 균형감과 긴장감을 대비시키고 있다.

 

이은재 (1981 ~ ) Lee Eunjae

침묵하는 기계 - 과거로부터의 울림

이은재(1981 ~)는 한때 시대의 주역으로 기록되었던 기계에 대한 향수를 디자인의 한 방법론으로 기념하고자 한다. 그의 작업은 수학적인 실루엣과 디테일이 어우러져 기계적이며 엄격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아름다움에 대한 단상에서 시작한 <침묵하는 기계>는 다분히 기능적인 형태들을 미학적으로 해석하여 새로운 기능을 부여한 작품이다. 시간의 흐름과 변화가 자아낸 묵은 가치들을 끌어 내 현재의 감성으로 재구성하고, ‘전혀 미적이지 않았던 것’들이 시간을 뛰어 넘어 다른 관점으로 읽혀지고,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더불어 ‘분해’와 ‘조립’이라는 두 가지의 상황을 설정하여, 오브젝트들의 기능과 아름다움을 재조명해 본다.

 

이정은 (1984 ~ ) Lee Jungeun

누에 #02

수작업으로 제작된 목재 마네킹 위에 그림을 그려나가듯 한 줄 한 줄 덧댄 길고 짧은 실들이 옷이라는 하나의 형태에 점점 가까워진다. 합성섬유들은 열과 압력을 가하는 과정을 통해 누에가 스스로 실을 토해 제 몸을 둘러싸 지어내는 누에고치와 같이 이음매가 없는 한 벌의 옷으로 완성된다.

이정은(1984 ~)은 단지 디자인의 결과물로서의 옷이 아닌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직물을 패턴 조각처럼 잘라내 봉제 과정을 거치는 방법이 효율성을 높이는 가장 전형적인 방식이겠지만 <누에>는 효율성보다는 ''이라는 제품을 만드는 또 다른 생각과 시도를 보여주기 위한 접근이다.

<누에 #02> 시리즈는 사람이 입지 않은 상태에서도 옷으로 보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추구하고, 다른 옷에서는 볼 수 없는 불가능한 곡선까지 살려 만들어졌다. 조금 과장된 듯한 크기는 신축성이 덜한 소재의 특성상 착용 시 몸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도록 옷과 인체의 사이에 공간을 남기기 위함이다. 겉보기에는 딱딱해 보이는 질감과는 달리 착용 시 예상치 못한 부드러운 촉감과 그에 따른 실루엣은 의외의 느낌을 선사한다.

 

이제석 (1982 ~ ) Jeski

숨지 마세요(마약 치료 상담 전화 129), 에너지, 매기 심슨, Jeski ABC book

우리는 대상에 대한 편견을 쉽게 갖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시각이 절대적이라고 종종 믿는다. 작품에서 말하는 '가치' '의미'는 결국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관점과 주어진 환경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이제석(1982 ~)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그것을 표현하는 사물과의 연관성, 예상치 못한 반전의 역습을 통해 시각적인 충격을 준다. 이를 통해 잘 다듬어진 이미지보다는 초극하는 대중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감각과 논리를 교차시켜 또 다른 자극을 이끌어낸다. 한편 그의 작업은 평면에서 입체로 풀어내는 대입법, 다른 사물들끼리 부딪히는 과장법을 통해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잭슨홍 (1971 ~ ) Jackson Hong

슬래시 체어

1.6mm 두께의 얇은 강판을 사용한 <슬래시 체어>는 다양한 휴식 공간에 놓인 라운지 의자(lounge chair)이다. 비스듬한 선 모양의 문장 부호인 ‘슬래시(slash)’에서 착안하여 사선 형태의 구조와 내용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사람의 몸이 닿는 의자이기 때문에 피해야 하는 속성인 ‘예리함’과 ‘서늘함’의 정서를 제공하며, ‘슬래시(slash)’가 지닌 다른 의미인 ‘베어서 자르다’의 의미와 상응하기도 한다.

사람이 적당히 편하게 앉을 수 있는 물리적 표본수치를 대입시키고 순화시켰으며, 단순한 형태로 그 내용들을 숨기고 있다. 그렇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의 전달하는 시각적인 유희는 잉여적이고, 비언어적이기 때문에 충분히 동시대적 가구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최정유 (1982 ~ ) Choi Jungyou

습관 - 선의 반영 (네팔 여성기술발전기구와 협업)

<습관-선의 반영>은 오브제의 구성 요소인 점, , 면 중에서 선을 반복적으로 이용하여 작업한 결과들이다. 자연에서 시작된 나약한 선은 여럿이 포개져 볼륨과 힘을 가지며, 또 하나의 재료가 된다. 그와 대비되는 단단한 선은 규칙을 통해 반복적인 행위의 연속을 설명한다. 부드러운 선 여러 개를 포개어 볼륨과 힘을 부여하는 것은 또 다른 재료가 되어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유기적인 선은 드로잉과 같은 회화적인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규칙적이며 반복적인 선의 집합은 면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된다. 디자이너의 습관이 배어든 오브제는 사용자에 의해 완성될 여지를 남겨 두었다.

  • 작가
    고만기, 김영나, 김한규, 김희원, 박원민, 이은재, 이정은, 이제석, 잭슨홍, 최정유
  • 작품수
    가구 등 100여점

전시인쇄물

IE/2010PM/0120
IE/2010PM/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