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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제작 설치 프로젝트: 최우람

  • 2013-11-12 ~ 2014-11-09
  • 서울 중앙홀
  • 조회수2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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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현장제작 설치 프로젝트: 최우람
최우람,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 2013
최우람,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 2013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

 

 

이추영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방문한 관객들은 지하 1층 공간의 높은 천정에 매달려 스스로 빛을 뿜으며, 서서히 움직이는 거대한 기계 생명체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내외부의 공간적 특성이 반영된 현장제작 작품 설치 프로젝트 작가로 놀라운 상상력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기계 생명체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최우람(1970~)을 선정하였다. 최우람은 중앙대학교 조소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고고학적이며 과학적인 가상 이론을 바탕으로 첨단 기계 과학 문명 시대의 거대 도시가 드리우는 깊고 비밀스러운 어둠 속에서 자생적으로 탄생한 기계 생명체를 실물로 제시하는 방식의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였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작가는 여러 개의 건물이 섬처럼 흩어져 있는 서울관의 공간들을 연결하며, 관객들의 흐름이 유도되는 제5 전시실 앞 천장에 높이 5m에 이르는 가상의 거대한 기계생명체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 Opertus Lunula Umbra (Hidden Shadow of the Moon)>를 매달았다. 바이킹족의 배에 달린 노처럼 좌우 대칭 형태를 지닌 수십 쌍의 거대한 날개는 서서히 움직이며 장관을 연출한다. 신비로운 빛을 품고 있는 거대한 몸통을 지닌 애벌레 형상의 이 작품은 2008년 영국 리버풀 비엔날레와 2009년 폴란드 포츠난에 설치되어 관객들의 찬사와 호평을 받았던 작품의 최신 버전이다. 서울관에 설치된 이번 신작은 기술적 완성도와 정밀한 구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최우람은 고고학, 생물학, 로봇 공학 등 각 분야에 대한 연구와 전문가의 자문, 숙련된 스텝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공상 과학 영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유기적인 형태의 기계 생명체를 창조한다. 그가 만든 기계 생명체들은 자연 속에 존재하는 각 종 식물과 동물, 곤충들의 형태와 습성 등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기계 문명의 상징인 각종 정밀 기계 부속과 모터, 전기 장치로 구성된 몸을 지닌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 최우람은 가상의 국제 연구소인 기계생명연합연구소(United Research of Anima Machine)를 조직하여 첨단 과학 문명의 화려한 외피 속에 감춰진 미지의 공간에 존재하며 미생물처럼 자생적으로 번식하는 기계 생명체의 존재를 조사하고 기록한다. 이 연구소는 수많은 산업 폐기물과 쓰레기 더미 속에서 전기 에너지를 먹이 삼아 각종 금속과 모터, 회로 등의 부품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기계 생명체, 또는 현대의 도시 공간 속에서 우연히 발견된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를 찾아 학명을 부여하고, 이들의 행동 패턴과 습성 등을 추론하는 보고서를 만든다. 이는 기존의 동식물학자 및 고고학, 혹은 천문학자들이 미지의 존재를 발견하고 이들을 분류하고 정의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기계생명연합연구소(URAM)에 따르면 서울관에 나타난 <오페르투스...>는 태양 광선이 달에 반사될 때 발생하는 빛 에너지가 인간의 환상을 증폭시키는 에너지로 다량 방출되고, 이러한 달빛의 에너지가 물, 바람 그리고 인간의 환상과 뒤섞이면서 항구도시 주변에서 주로 발견되는 새로운 종()의 생명체라고 정의한다. 이들은 다양한 크기를 지니고 있으며 과거에 침몰된 배들과 현대의 배를 구성하는 각종 구조의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형태를 지녔다고 한다.

첨단 기계문명 시대의 현대인들은 온갖 종류의 정밀한 기계 장치에 둘러싸인 채 현대적 삶(?)을 유지하고 있다. 기계 없는 삶을 상상할 수나 있을까? 때론 우리의 삶을 기계가 주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잠재적인 불안감은 ‘기계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날’ 인류가 멸망하는 디스토피아적인 공상으로 나타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문명은 좀 더 똑똑하고 정밀한, 인간과 같은 기계의 창조를 위해 질주하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지하철의 깊숙한 어둠 속, 혹은 산업 폐기물 쓰레기 더미 속에서 미지의 기계 생명체가 발견된다면, 아마도 ‘기계생명연합연구소’의 발표가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 기간
    2013-11-12 ~ 2014-11-09
  • 주최/후원
    국립현대미술관
  • 장소
    서울 중앙홀
  • 관람료
    서울관 관람권 4,000원
  • 작가
    최우람
  • 작품수
    1점

전시인쇄물

IE/2010PM/0139
IE/2010PM/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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