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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퍼 유스트: 욕망의 풍경

  • 2014-04-19 ~ 2014-08-03
  • 서울 제 6전시실, 창고
  • 조회수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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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예스퍼 유스트: 욕망의 풍경
예스퍼 유스트, <왓 어 필링>, 2014
예스퍼 유스트, <왓 어 필링>, 2014
예스퍼 유스트, <왓 어 필링>, 2014
예스퍼 유스트, <왓 어 필링>, 2014
예스퍼 유스트, <이것은 욕망의 풍경이다>, 2013
예스퍼 유스트, <이것은 욕망의 풍경이다>, 2013
예스퍼 유스트, <이것은 욕망의 풍경이다>, 2013
예스퍼 유스트, <이것은 욕망의 풍경이다>, 2013
예스퍼 유스트, <이것은 욕망의 풍경이다>, 2013
예스퍼 유스트, <이것은 욕망의 풍경이다>, 2013
예스퍼 유스트, <이름 없는 장관>, 2011
예스퍼 유스트, <이름 없는 장관>, 2011
예스퍼 유스트, <이름 없는 장관>, 2011
예스퍼 유스트, <이름 없는 장관>, 2011
예스퍼 유스트, <이름 없는 장관>, 2011
예스퍼 유스트, <이름 없는 장관>, 2011
예스퍼 유스트, <크롬의 사이렌들>, 2010
예스퍼 유스트, <크롬의 사이렌들>, 2010
예스퍼 유스트, <크롬의 사이렌들>, 2010
예스퍼 유스트, <크롬의 사이렌들>, 2010
예스퍼 유스트, <주거지에서의 여정>, 2008
예스퍼 유스트, <주거지에서의 여정>, 2008
예스퍼 유스트, <주거지에서의 여정>, 2008
예스퍼 유스트, <주거지에서의 여정>, 2008
예스퍼 유스트, <눈물로 모두 끝날 것이다>, 2006
예스퍼 유스트, <눈물로 모두 끝날 것이다>, 2006
예스퍼 유스트, <눈물로 모두 끝날 것이다>,2006
예스퍼 유스트, <눈물로 모두 끝날 것이다>,2006
예스퍼 유스트, <환희와 천국>, 2005
예스퍼 유스트, <환희와 천국>, 2005
예스퍼 유스트, <환희와 천국>, 2005
예스퍼 유스트, <환희와 천국>, 2005
예스퍼 유스트, <아무도 섬이 아니다 II>, 2004
예스퍼 유스트, <아무도 섬이 아니다 II>, 2004
예스퍼 유스트, <아무도 섬이 아니다 II>, 2004
예스퍼 유스트, <아무도 섬이 아니다 II>, 2004
예스퍼 유스트전 전시 장면
예스퍼 유스트전 전시 장면
예스퍼 유스트전 전시 장면
예스퍼 유스트전 전시 장면
예스퍼 유스트전 전시 장면
예스퍼 유스트전 전시 장면
예스퍼 유스트전 전시 장면
예스퍼 유스트전 전시 장면
예스퍼 유스트전 전시 장면
예스퍼 유스트전 전시 장면

예스퍼 유스트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비디오 아티스트 중 하나로서, 지난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덴마크의 대표작가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상업영화에 필적하는 고화질의 영상과 사운드, 그리고 밀도 있는 편집을 바탕으로 신비롭고 독특한 메시지를 전하는 그의 작품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혹은 사람과 그를 둘러싼 환경 사이의 미묘한 교감을 섬세하게 추적하여 그 불편할 정도로 모순적인 느낌을 극대화하여 드러낸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주요 작품들은 인간의 - 특히 여성의 - 내밀한 욕망을 비추는 미지의 여정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진다. 6전시실에서 만나게 되는 첫 작품 <이름 없는 장관>(2011)은 마주 보는 두 개의 대형 스크린이 서로에게 건네는 대화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정서적 공간을 형성한다. 장애를 가진 (혹은 추정되는) 중년 여성과 그를 쫓는 젊은 남성, 빛과 어두움, 수풀이 우거진 교외의 공원과 현대적 거주공간인 아파트, 접촉하고 싶은 욕망과 거리로 인한 좌절, 고통과 희열 등의 수많은 대립적인 요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중첩되어 전개된다. 그 숨 막히는 내밀한 공간 속에 들어선 관객들은 자신의 몸을 움직이며 시선을 옮기고, 무엇보다 이 이상야릇한 스토리에 정서적으로 반응함으로써, 이 작품에 또 하나의 복잡성을 더한다. 

마치 욕망의 심연을 따라가듯 긴 계단을 내려가면, 본 전시를 위하여 특별히 제작된 신작 <이것은 욕망의 풍경이다>(2013)를 만날 수 있다. 어두운 전시공간에서 홀로 빛을 발하는 높이 8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벽체는 그 한 면에 투사되고 있는 콘크리트 교각 구조물들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암시한다. 이 화면에는 두 여인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각각 고립된 채 로스앤젤레스 외곽의 어느 고속도로 교각 아래의 황무지를 헤매고 다닌다. <이름 없는 장관>에서처럼, 이 두 사람의 관계 역시 결코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 얇은 블라우스 차림의 젊은 여성이 마치 오랜 헤어짐 끝에 만난 연인을 대하듯 한 콘크리트 기둥과 열렬히 사랑을 나누는 와중에,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중년 여성 역시 무언가에 홀린 듯 차를 떠나 벌판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들을 이끄는 것은 오직 욕망 - 그것이 무엇에 대한 것이든 - 뿐인 것처럼 보인다. 

 

전시장 마지막 공간에서는 <크롬의 사이렌들>(2010)을 만날 수 있다. 번쩍이는 세단을 탄 한 무리의 젊은 흑인 여성들이 대낮에 디트로이트의 슬럼가를 천천히 주행하는 장면으로 작품은 시작된다. 전반적으로 구리 빛으로 섬세하게 채색된 화면은 마치 흑인들의 피부색과 자동차 산업으로 대표되는 디트로이트의 도회적 특성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자동차가 오래전에 주차장으로 용도 변경된 미시건 극장의 폐허 속으로 접어들면서 긴장감은 서서히 고조되는데, 다른 차에서 나온 한 젊은 흑인여성이 별안간 이들의 차에 몸을 내던지면서 이야기를 클라이맥스로 치달아 간다. 경련을 일으키면서 격한 움직임으로 차 위를 구르는 이 여성의 모습은 어찌 보면 성적인 오르가즘이나 무속적인 신 내림의 순간으로 보이기도 한다. 서로를 의지하며 자동차 속에 머무르고 있는 여성들은 어찌 보면 겁에 질린 듯 보이다가도 다른 한편으로는 차 지붕 위의 여성과 진정한 접촉을 갈망하는 듯하다. 여기서 작가의 카메라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욕망으로 가득 찬 움직이는 눈이 되어 대상의 표면을 훑어나간다. 

전시실을 들어서기도 전에 대형 LED 화면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왓 어 필링>(2014)은 이번 한국전을 통해 세계 최초로 전시되는 최신작이다. 영화 <플래쉬 댄스>의 신나는 주제곡으로 유명한 'What a Feeling'을 제목으로 쓰면서도 오히려 일체의 사운드를 없애버린 재치 있는 역설이 작가의 상상력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일견 단순해 보이는 이 작품에서도 ‘바꿔놓기’의 원칙은 어김없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작가는 관객이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그 비어 있는 무대 위에 마치 잔향처럼 맴도는 비트와 멜로디를 재구성하기를 바라는 듯하다. 

얼핏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가 생각될 만큼, 유스트의 카메라는 거의 편집증적으로 디테일들을 추적하여 포착하고 있다. 빛과 표면에 대한 유스트의 극단적인 관심은 칠흑같이 어두운 화면을 가로질러 느릿느릿 움직이는 보라색 조명의 대비-렘브란트 식 구성-를 통해 극대화된다. 디테일, 색채, 표면 질감 등에 대한 작가의 편집증적인 관심은 분명히 북구 유럽의 회화 전통과 맥이 닿아있다. 

작품의 배경은 공연이 끝나고 철수하기 직전의 야외무대. 화려했던 기억으로 인해 한층 더 쓸쓸해 보이는 그 풍경 속에서 조명들의 은밀한 대화가 이어진다. 마치 애무라도 하듯 부드럽게 무대를 어루만지는 빛의 움직임과 그 손길에 화답하여 빛을 발하는 사물들. 인간의 흔적이 없는 기계적인 움직임이건만 오히려 더욱 애절하게 인간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한편으로 마치 지난 화려한 추억을 되새기는 늙은 연기자의 담담한 독백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비출 수는 있지만 접촉할 수는 없는 대상에 대한 편집증적인 집요한 탐닉을 보고 있는 듯하다. 

 

이 밖에도 이번 전시에는 <라노> (2010), <주거지에서의 여정> (2008) 등 ‘여성 연작’에 속하는 작품들은 물론, <아무도 섬이 아니다>(2003), <어느 멋진 로맨스: 삼부작> (2004), <눈물로 모두 끝날 것이다>(2006) 등 작가의 초기 작품세계를 구성하는 ‘남자 연작’ 에 해당하는 작품까지 총 15점의 작품들이 다양한 형식으로 선보이고 있어 예스퍼 유스트의 전반적인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얼핏, 영화의 관례적인 형식을 충실히 따르는 듯 보이다가 궁극적으로는 관객들의 기대를 끊임없이 비껴나가는 작가 예스퍼 유스트. 그가 펼쳐놓는 욕망의 원초적인 풍경, 그 난해한 바다를 항해하면서 우리 관객들 각자가 발견하게 될 섬들이 자못 궁금하다. 

  • 기간
    2014-04-19 ~ 2014-08-03
  • 주최/후원
    국립현대미술관, 헤르닝미술관(덴마크) / 오벨 파운데이션(덴마크)
  • 장소
    서울 제 6전시실, 창고
  • 관람료
    서울관 관람권 4,000원
  • 작가
    예스퍼 유스트
  • 작품수
    13점

전시인쇄물

IE/2010PM/0155
IE/2010PM/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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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2010PM/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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