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190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한국화 소장품을 중심으로 근대 한국화의 경향과 맥락을 조감하는 한국화 소장품 특별전 <독화(讀畵), 그림을 읽다>를 개최한다. 안중식(安中植, 1861~1919)과 조석진(趙錫晋, 1853~1920) 이후 한국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근대 한국화가 50여
명의 작품 100여 점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산수화를 비롯하여 인물화, 화조·동물화와 사군자 그림 등이 전시된다.
근대 한국 미술은 혼란과 격동의 시대 상황 속에서 전통을 계승하거나 서양화법을 받아들여 변화를 모색하는
등 매우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많은 화가들이 실재(實在)하는 자연 경관과 현실의 인간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그려 내거나 자신의 뜻을 사물에 빗대어 나타냄으로써 당시 시대상(時代相)과 우리의 정서를 표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림을 읽다(讀畵)’라는 말은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에 담긴 뜻을 자세히 음미(吟味)하면서 감상한다는 뜻이다. 이번
전시는 근대 한국화를 통해 ‘자연’과 ‘사람’, 그리고 ‘사물’을 대상으로 그린 그림에 내재된 미감(美感)과 정서를 새롭게 읽어 내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한국 전통 회화의 정신을 되새겨 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나아가 또 하나의 전통으로서
한국 현대 미술의 밑거름이 된 근대 미술의 진정한 의미를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