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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던 도시 - 강홍구, 박진영 사진전

  • 2015-05-19 ~ 2015-11-15
  • 과천 제 6전시실
  • 조회수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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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우리가 알던 도시 - 강홍구, 박진영 사진전
강홍구, <수련자_맹호출동>, 2005-6
강홍구, <수련자_맹호출동>, 2005-6
강홍구, <그집-불광3구역>, 2010
강홍구, <그집-불광3구역>, 2010
강홍구, <미키네집_철근>, 2005-6
강홍구, <미키네집_철근>, 2005-6
박진영, <후쿠시마 아카이브 - 타버린 책상>, 2011
박진영, <후쿠시마 아카이브 - 타버린 책상>, 2011
박진영, <후쿠시마 아카이브 - 산요 선풍기>, 2014
박진영, <후쿠시마 아카이브 - 산요 선풍기>, 2014
박진영, <후쿠시마아카이브-2PM>, 2014
박진영, <후쿠시마아카이브-2PM>, 2014

우리가 알던 도시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그리고 그 사라짐의 양상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의 징후로서 나타난다.

도시는 동시대 미술이 가장 빈번하게 다루는 소재 중 하나이며, 특히 사진과의 관계는 각별하다. 그것은 사진의 전통적 속성인 기록성과 디지털 이미지의 파편성과 허위성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의 어수선한 풍경을 다루는 데 적합한 형식적 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를 주제로 하는 수많은 사진들 중에서도 이 전시는 재난과 재개발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다루는 사진들에 집중한다. 재난과 재개발은 - 전쟁을 제외하고 – 사라짐이라는 현상을 가장 압도적인 규모와 속도로 실행시키기 때문이다. 이 도시에서 매일 조금씩, 혹은 하루 아침에 통째로 사라져버리는 것들은 무엇이고, 그 자리에 남겨진 것들은 무엇인가. 이러한 사라짐의 현상과 그 잔재를 사진 이미지로 기록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끊임없는 풍경의 변화, 지속적인 상실의 경험 속에서 불안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을 침투하는가. 이 전시가 던지고자 하는 질문들이다.

이 주제에 보다 깊이 다가가기 위해, 전시는 도시라는 주제를 10년 이상 다루어 온 두 작가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강홍구와 박진영은 각각 주거환경으로서의 도시, 그리고 사회시스템으로서의 도시에 오랫동안 관심을 보여 왔으며, 이 전시에서는 재개발과 재난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소개된다. 강홍구는 디지털 합성 사진을 주된 매체로 삼고, 박진영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전통에 충실한 아날로그 사진을 주로 찍어왔다는 점에서 두 작가의 작업방식은 상당한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라짐의 현상 이후에 남겨진 잔재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는 공통점도 발견된다. 전시는 이 두 작가의 시선을 통해서 우리가 사는 도시에 대해, 그리고 도시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사진이라는 매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전시 구성 및 참여 작가 소개

1: 방문박진영

박진영(1972년 생)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주제의식과 태도를 바탕으로 한국사회의 부조리한 이면들을 다루어 왔다. <아르바이트>(2001-5)>, <서울, 간격의 사회>(2003-4), <도시소년>(2004-5) 등의 작업으로 잘 알려진 그는 사회시스템으로서의 도시와 개인의 관계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2011년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의 상황을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이 사건은 지진과 해일이라는 자연재해로 시작되었으나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파장, 그리고 정보의 차단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연쇄적 사건들과 그 파장들로 구성된 복잡하고도 지속적인 형태의 재난으로 확장되었다

박진영은 사건의 중심부로 뛰어들어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일정한 거리와 시차를 두고 그 주변부를 탐색하듯 사진을 촬영한다. 방사능이 유입되면서 공포와 불안의 상징이 된 바다, 오후 두 시의 텅 빈 거리, 화재로 불타버린 학교 교실에 남겨진 물건 등의 사진을 통해 작가는 이 복잡다단하며 현재도 진행 중인 재난의 다양한 단면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2: 기억박진영, 강홍구

이 전시의 두 작가는 각각 재난과 재개발이라는 서로 다른 현상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다루지만 현장에 남겨진 잔재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이 잔재들은 이사를 가면서 버려진 것, 혹은 갑작스러운 재난을 당한 사람보다 오래 살아남은 것들이다. 잔재를 다룸으로써 사진은 자연스럽게 도시를 기억하는 적극적인 매체가 된다. 두 작가가 공통적으로 잔재를 담는다는 사실은 그 자체가 흔적이기도 한 사진이라는 매체 자체의 근본적인 속성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두 작가가 다루는 현상들 속에 자본주의적 욕망과 효율성의 기반 위에 지어진 오늘의 도시에 대한 어떤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전시에는 또한 두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시점인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제작된 작품들이 일부 포함된다. 강홍구의 <생선이 있는 풍경>(2001), 박진영의 <서울에서 버티기>(1999-2003) 등은 15년 전 서울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두 작가의 초기작으로, 사진이 기록과 기억의 사이를 오가며 도시를 다루는 방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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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배회강홍구

강홍구(1956년 생)는 지난 10여 년 간 도시 재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주거지의 풍경변화를 다루어 왔다. 그는 1990년대부터 스캐너, 디지털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이미지의 가벼움과 허구성을 전면에 드러내는 합성사진을 만들어 왔으며, 2000년대 초부터 이를 도시 재개발 풍경이라는 주제와 결합시키면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사진의 전통적 속성인 기록성과 디지털 이미지의 허위성의 조합이 부조리한 현실을 그야말로 ‘부조리하게’ 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강홍구는 재개발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현실과 허구, 비판과 유희, 진지함과 가벼움 사이를 넘나드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그의 작업은 기록과 기억, 파편과 파노라마, 의도와 우연이라는 상반된 요소들 사이의 균형과 긴장 속에서 의미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특유의 균형감각은 대상에 대한 거리 두기와 관련된다. 작가가 밝힌 바 있듯, “가까이 다가가면 부딪치고, 멀리가면 남의 일이 되고, 그래서 구경꾼이면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인 것이다. 무력하지만 무심할 수 없는, 그래서 언제나 현장의 주변을 배회하게 되는 예술가의 복잡한 심경이 여기에 반영된다.

  • 작가
    강홍구, 박진영
  • 작품수
    90여점

전시인쇄물

IE/2010PM/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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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2010PM/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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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2010PM/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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