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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우 기증작품특별전

  • 2015-11-24 ~ 2016-05-29
  • 과천 제 4전시실 내 기증작품 상설전시 공간
  • 조회수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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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오승우 기증작품특별전
오승우, <미륵불(금산사), 김제, 한국>, 1957
오승우, <미륵불(금산사), 김제, 한국>, 1957
오승우, <팔상전(법주사), 보은, 한국>, 1959
오승우, <팔상전(법주사), 보은, 한국>, 1959
오승우, <불전(대흥사), 해남, 한국>, 1956
오승우, <불전(대흥사), 해남, 한국>, 1956
오승우, <중화전(덕수궁), 서울, 한국>, 1962
오승우, <중화전(덕수궁), 서울, 한국>, 1962
오승우, <설악춘경(雪嶽春景) 1708m 강원 인제 속초 고성 양양>, 1991
오승우, <설악춘경(雪嶽春景) 1708m 강원 인제 속초 고성 양양>, 1991
오승우, <설악하경(雪嶽夏景) 1708m 강원 인제 속초 고성 양양>, 1991
오승우, <설악하경(雪嶽夏景) 1708m 강원 인제 속초 고성 양양>, 1991
오승우, <설악추경(雪嶽秋景) 1708m 강원 인제 속초 고성 양양>, 1991
오승우, <설악추경(雪嶽秋景) 1708m 강원 인제 속초 고성 양양>, 1991
오승우, <설악설경(雪嶽雪景) 1708m 강원 인제 속초 고성 양양>, 1991
오승우, <설악설경(雪嶽雪景) 1708m 강원 인제 속초 고성 양양>, 1991
오승우, <해인사>, 1960
오승우, <해인사>, 1960

 오승우 전은 미술관의 전시 사정으로 5월 29일 자로 폐막함을 알려드리오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오승우 기증작품특별전》을 개최하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박미화

  한국 구상화단의 거목으로 잘 알려진 오승우(1930년생) 화백은 2015년 상반기에 1950년대부터 최근 신작에 이르기까지 시기별 주요작품들을 선별하여 국립현대미술관에 15점을 기증하였다. 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은 본 전시를 개최하여 오승우 화백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기증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
오승우 화백의 그림과 함께한 반세기 넘는 화업은 그의 시작이자 끝으로써 오직 그림과 함께 하며 그림을 위해 지나온 여정들로 점철된다. 29세의 나이로 국전 추천작가가 되어 작가로서의 자리매김을 굳건히 하였고, 개인전, 목우회, 단체전 등 수많은 전시를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선보여 왔다. 또한 1990년 서울시문화상, 1995년 대한민국 예술원상, 1997년 성옥문화대상, 1998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2006년 제41회 5.16 민족상, 2011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 등의 수상경력을 통해 우리는 오 승우 화백의 발자취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호응과 평가를 읽을 수 있다.
​ 이러한 오승우 화백의 작품세계는 시기별 특징을 가지는데 1950년대 사찰의 불상을 묘사한 시기, 1960년대 속세를 벗어난 요정의 세계를 묘사한 시기, 1970년대 프랑스 체류를 끝내고 돌아와 찾은 한국의 명산을 그린 시기, 이어 동남아를 여행하면서 ‘동양의 원형’을 찾은 1990년대, 그리고 최근까지 이어지는 십장생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불상  1950년대 오승우 화백의불상시리즈는 연이은 국전에서의 입특선으로 화려한 미술계의 입문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야외에서 직접 사생으로 그려낸 이 시기의 불상들은 작가의 땀과 진심이 배어 있어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 특유의 종교적 엄격함 보다는 산에 오르면 흔히 들르게 되는 절에서 마주하게 되는 우리네 불상이다. 금빛 불상은 대웅전에서  빛을 받아 현란한 자태를 보여주는데 웅장하면서도 주변의 소박한 묘사들이 우리의 시선을 잡는다. 작가는 이 시기에 불상 외에도 한국의 궁을 그렸는데 정교한 붓 터치와 노란 색조의 화면은 절정에 오른 작가의 경지를 보여준다. 이처럼 초기 오승우 화백의 작품세계는 서구의 인상주의 기법을 적극 수용하면서도 철저하게 우리의 모습을 자신만의 독창적 방식으로 변환하여 담아내고 있다.

  요정  불상을 탐구하던 시기에서 1960년대 중반 오승우 화백은 소재와 색채에서 큰 탈바꿈을 하게 된다. 그동안의 노란색 계열의 중후한 묘사는 사라지고 보라와 분홍이 주조를 이루는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조들이 온 캔버스를 지배하게 되며 실제 사생이 아닌 비구상적인 요소를 가미한 형식의 작품을 제작한다. 이 시기의 색채는 2000년대에십장생 시리즈에 반복 나타나게 된다. 한편, ‘요정시리즈에서는 그 어느 시기보다사람에게 집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비록요정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비현실성을 드러내지만 주인공은 사람이고 가족이고 아이들이며 여인이다. 작가는 복잡한 현실세계보다는 행복을 꿈꾸는 우리의 이상향을 요정으로 완성하였다. 작가의 동심어린 순수한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는 시기이다.

    초현실적이며 환상적인 요정시리즈는 1974년 작가의 파리 1년 생활로 막을 내리고 새로운 소재로 전환하게 된다. 서구의 그림을 접하고 온 오승우 화백은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을 선택하게 된다. 명산을 모두 찾아다니며 몸과 마음으로 스케치 한 산들을 큰 화폭에 옮겼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작품의 크기 또한 커져서 많은 대작들이 이 시기에 쏟아져 나온다. 그동안의 온화하고 차분했던 작품세계는 거칠고 동적인 화면으로 바뀌었고 사계절의 생동하는 산들은 한국의 맥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붓터치는 과감해졌고 대상은 필요한 만큼 생략되어 한층 더 역동적인 화면을 구성하였다. 색채 또한 산이 원하는 색으로 칠해져 사계절의 명산들을 만들어내었다. 화면의 선들은 더욱 단순해지면서 힘있게 뻗어나가 어떤 조형요소의 분석도 필요없는 조화의 세계를 만들어내었다. 마치 만년의 모네(C. Monet)가 수련 연작으로 절대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것처럼 오승우 화백의시리즈는 그의 화업에 새로운 정점을 찍고 있다. 본 전시에 출품된 설악산의 춘하추동은 대표적인 작품으로 대상을 가지되 더 이상 대상에 얽매이지 않고 화면에서 자유를 찾은 것이다.

  동양의 원형  시리즈가 유럽 여행후 새로운 시각의 변화로 한국의 명산을 소재로 선택한 것이라면동양의 원형은 중국 자금성을 여행하면서 찾은 동남아의 고적 소재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을 비롯한 일본,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아시아 각지를 다니며 고적지를 그렸는데 1950년대 한국의 궁을 묘사한 시기와 같은 맥락을 가진다. 이 시기는 붓에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대상도 한층 더 축약된다. 원색의 선적인 표현들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마치 선들이 꿈틀대며 살아 움직이는 듯 격렬한 표현적 양상을 보인다.

  십장생    2000년대 오승우 화백은 또 다시 소재의 변화를 갖는다. 그는 동양의 개념인십장생을 선택한 것이다. 장수동식물 학, 거북이, 사슴, 불로초, 소나무와 산, , , , 구름 등을 유채로 표현한다. 색채는 다시 요정시리즈의 부드러움과 포근함을 주는 파스텔톤이 등장하고 화면은 때로는 정돈되고 때로는 거치른 붓자국을 드러내면서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있다. 십장생을 그린 이유를아무도 안그리니깐...’이라고 언급한 작가의 소박함을 뒤로 하고 우리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 작가의 일관된 작품세계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우리의 것에 대한 작가의 끊임없는 탐구이다. 불상, , 요정, 산 등 모든 소재는 바로 한국적인 것들로 주체가 바로우리인 것이다. ‘우리의 근본과 뿌리, 그리고 정신을 찾아내어 화폭에 담으려는 것이다.

  이상으로 오승우 화백의 반세기가 넘는 60년 화업을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너머의 작가가 정진해온 길을 감상자들은 보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지면을 빌어 소중한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해주신 화백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본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 작가
    오승우
  • 작품수
    1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