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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가렐 회고전

  • 2015-11-25 ~ 2016-02-28
  • 서울 MMCA필름앤비디오
  • 조회수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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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필립 가렐 회고전

영화애호가들에겐 영원히 살아있을 작가로서의 몇몇 감독 이름들을 남겨준 프랑스 영화의 누벨바그는 영화를 만드는 것과 영화에 대해 말하는 것 양 쪽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어준 위대한 전환점이었다. 누벨바그의 감독들 중 에릭 로메르와 클로드 샤브롤이 타계하고 자크 리베트는 은퇴했지만, 장 뤽 고다르는 건재하다. 영화사와 작가 개인의 세계관을 교차시키면서 이미지의 고전적 숭고함과 현대적 실험 사이를 넘나드는 고다르의 영화는 누벨바그 이후의 세대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셈이었다. 필립 가렐 또한 고다르가 제시한 영화적 실험정신에 매료되었고 16살에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누벨바그 이후의 프랑스 영화를 돌아볼 때 가장 순수하면서 독특한 영화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감독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주저하지 않고 필립 가렐을 꼽을 것이다. 필립 가렐은 1964년부터 〈비밀의 아이〉(1979)를 만들기 전까지 극적 서사를 배제한 실험적 작품들을 만들었다. 가렐은 관습의 제약을 뛰어넘어 무한한 세계를 꿈꾸던 랭보처럼 청춘의 고뇌와 반항 너머에 자리한 고통스런 실존의 심연에까지 다가간다. 통속적 즐거움을 제공해주는 서사의 모든 양식을 제거해버린 후에 발견할 수 있는 서사구조의 원형, 한 남자, 한 여자, 그리고 그들의 한 아이가 영원히 순환하는 것 같은 추상적 구조를 만들어낸다.

필립 가렐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이야기를 가지고 수많은 기억과 역사의 시간들이 별다른 설명 없이 막막한 시간의 숲을 형성해내도록 내버려둔다. 그는 몽타주에 집착하기보다는 어떻게 이미지가 인물의 본성에 접근할 수 있는지, 이미지를 통해 보게 될 인물이 속한 시공간의 정체란 무엇인지를 끈질기게 실험해왔다. 그의 영화는 인물의 극적 현실감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형태로만이 접근할 수 있는 존재적 현실을 구현한다. 〈비밀의 아이〉(1979)부터 극적 형태의 서사를 받아들이지만 사건을 따라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의 감정이 스스로 이야기를 형성해가는 순간들을 관객들이 응시하도록 만든다. 알 수 없는 공간에 버려진 듯한 인물들의 고독과 슬픔, 공허한 욕망이 점멸하는 필립 가렐의 영화는 가장 고전적인 형태로 이미지의 현대적 담론을 제시한다.

MMCA필름앤비디오는 필립 가렐의 흑백 세 작품을 설치미술로 재구성한 전시 〈필립 가렐 - 찬란한 절망〉과 연계해 그의 중요작품 16편을 모아 상영한다. 특히35mm로 제작되어 디지털 상영본이 존재하지 않는 가렐의 작품 중13작품을 선정, 직접 디지털 복원하기로 결정하였다. 상영작은 분실된 것으로 여겨졌다 47년 만에 발견된 작품 〈혁명의 순간들 Actua1〉(1968)을 포함한 그의 초창기 작품들부터 최근작〈질투〉, 〈인 더 셰도우 오브 우먼〉까지 아우른다.

이번 회고전을 통해 가렐 개인의 기억, 혹은 무의식 속에 흐린 빛처럼 살아 움직이는 영화 속 몇몇 존재들을 망연히 바라보다 보면, 그들의 찬란한 절망 너머 시간이 사라지는 아름다운 지점을 어쩌면 우리는 발견할지도 모른다.




※ 2월 11일(목) 대체휴관으로 인해 취소되었던 〈뜨거운 여름〉이 2월 28일(일) 13:00에 추가상영 됩니다.




※ 상영시간표 《필립 가렐 - 회고전》



※ 연계전시 《필립 가렐 - 찬란한 절망》

  • 기간
    2015-11-25 ~ 2016-02-28
  • 주최/후원
    국립현대미술관/ 하나은행, 주한 프랑스문화원, 유니프랑스, 파리한국영화제
  • 장소
    서울 MMCA필름앤비디오
  • 관람료
    서울관 관람권 4,000원
  • 작가
    필립 가렐
  • 작품수
    16

전시인쇄물

IE/2010PM/0289
IE/2010PM/0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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