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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질서 그 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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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새로운 질서 그 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새로운 질서 그 후...
왼쪽부터 남선미, 기예림, 이소현, 이지수, 윤충근

새로운 질서 그 후...
왼쪽부터 남선미, 기예림, 이소현, 이지수, 윤충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 중인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은
미래의 미술을 준비하는 새로운 태도와 방식을 젊은 세대와 함께 생각해보는 전시이다.
MMCA 뉴스레터에서는 무한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맥락을 만들어
예술에 다양성을 더하는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 두 팀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먼저, 웹을 기반으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새로운 질서 그 후...’의 멤버 5인을 만나보자.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 참여 소감과 함께 ‘새로운 질서 그 후...’ 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새로운 질서 그 후... 전시실 전경 새로운 질서 그 후... 전시실 전경
새로운 질서 그 후... 전시실 전경

안녕하세요,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에 참여한 ‘새로운 질서 그 후...’의 윤충근, 기예림, 남선미, 이소현, 이지수입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되어 기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희는 컴퓨터 언어 글쓰기 수업인 ‘새로운 질서’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수강을 마친 뒤에도 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 대한 안부를 물으며 정기적으로 만남을 이어왔죠. 이 과정에서 웹사이트를 작업 매체로 삼아 활동한 것이 전시 참여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질서 그 후...’ 팀에 대한 소개를 다음과 같이 하고 있습니다. 바로 ‘웹의 기본 정신인 개방·공유·참여를 가치 있게 여기며 오늘날 웹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실천적 공동체이다’라고 말이죠.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라고 질문을 던지며 전시, 웹사이트, 설치, 워크숍, 출판 등 다양한 형식의 프로젝트를 선보였는데요. 사실 이는 트위터에 접속할 때마다 사용자가 마주하는 기본 질문입니다. 세상 그리고 당신에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묻는 것이죠. 저희는 이 질문의 화살을 돌려 시시각각 팽창하고 있는 웹이라는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살피고자 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콘텐츠를 차용한 작품 〈#올해의 웹사이트상〉,
〈#국립대체미술관〉에 대한 설명
을 부탁드립니다.

〈#올해의 웹사이트상〉 전시실 전경
(사진 김윤재) 〈#올해의 웹사이트상〉 전시실 전경
(사진 김윤재)
〈#국립대체미술관〉 전시실 전경
(사진 김윤재) 〈#국립대체미술관〉 전시실 전경
(사진 김윤재)

치열한 경쟁을 통해 최고의 작품을 뽑는 일반적인 수상제도와는 달리 〈#올해의 웹사이트상〉은 웹의 기본 정신을 실천하는 웹사이트를 두루 살펴보고 응원하고자 마련한 수상제도입니다. 때문에 기본적인 컴퓨터 언어인 HTML(Hyper Text Markup Language)과 CSS(Cascading Style Sheets)를 사용해 직접 만든 웹사이트가 있다면 누구나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웹사이트를 구축할 때 외형을 구현하는 데만 머무르지 않고 웹사이트의 내용에 맞게 HTML을 사용했는지를 유일한 심사 기준으로 삼습니다. HTML은 웹 페이지의 구조를 정의하는 마크업 언어로, 이를 의미론적(Semantic)으로 사용할 때 웹 접근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내년 1월 중에 시상식을 열어 ‘올해의 웹사이트’를 발표할 예정인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국립대체미술관〉은 이미지 없이 글만으로 미술 작품을 보여주는 미술관입니다. 여기에 쓰인 글이란 ‘대체 텍스트(alt text)’를 가리킵니다. 대체 텍스트란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를 설명해주는 글로, 시각장애인이 온라인에서 이미지를 감상할 때 쓰입니다. 이 글은 웹상에 이미지를 올릴 때 개발자 또는 사용자가 직접 입력할 수 있습니다.

대체 텍스트는 비장애인이 이용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에는 일반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컴퓨터 화면을 소리로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를 이용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의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소장품 이미지 7,585점(2021년 10월 기준)에는 올바른 대체 텍스트가 부재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질서 그 후...는 이 모든 소장품 이미지에 대한 대체 텍스트를 직접 작성해 대안적인 미술관을 구축했습니다.

전시를 준비하고 오픈하는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시 준비 및 작품 설치 모습 전시 준비 및 작품 설치 모습 전시 준비 및 작품 설치 모습
전시 준비 및 작품 설치 모습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국립대체미술관〉을 작업 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희 다섯 명의 팀원이 수개월에 걸쳐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이미지 7,585점에 해당하는 대체 텍스트를 썼다는 사실은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팀원 사이에서도 이미지를 묘사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초반에 시행착오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해외 기관들의 이미지 묘사 지침을 참고해 내부 규정을 수립했습니다.

또한, 이 작업을 위해 시각장애인 당사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대체 텍스트 작성 이외에도 여러 분야를 폭넓게 리서치를 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층위의 당위성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이미지를 객관적으로 완벽하게 묘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온라인상의 이미지를 감상할 권리가 시각장애인에게는 애초에 보장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대체 텍스트의 명확성이나 객관성과 같은 논의는 어쩌면 부차적인 문제일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체 텍스트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전시 기간 동안 진행하는 〈#대체텍스트워크숍〉에 참여해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동시대 예술가로서의 지향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구체적으로 계획 중인 것은 웹에 관한 담론을 소개하는 출판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11월 〈#무슨일선집〉을 창간했습니다. 창간호인 1호에는 웹 접근성과 웹의 기본 정신에 관한 실용문과 연설문, 에세이 등을 담았습니다. 이어서 내년 초 발행할 2호에서는 탈플랫폼과 사용자 주체성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메타버스, 4차 산업 혁명, NFT와 같은 현란하고 거창한 용어가 현재 기술 담론을 이끌며 나아가고 있지만,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또는 누군가를 배제하거나 차별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팀뿐 아니라 개인, 단체, 기관 차원에서 웹을 바라보고 활용하는 다양한 관점에 대해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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