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늘, 이 작품] 문신ㅣ무제ㅣ1978, 1977, 1981

  • 조회수638
  • 공유하기

전시정보



▶ «문신(文信) : 우주를 향하여»


문신, ‹무제›, 1978, 흑단, 113.2×35×20,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건희 기증

중앙에 선적인 요소가 강조되어 구성적 리듬이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이 작품은, 기교주의에 빠지지 않으면서 정교함과 세련됨을 갖춘 문신 조각 특유의 관능미가 돋보인다. 현악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갑충류처럼 보이기도 한다. 문신의 조각은 그 형태와 질감으로 인해 곤충을 연상시키는 경우가 많다. 곤충은 인류 이전부터 존재해 온 강한 생명체로서 토템으로 숭배되기도 하므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문신 조각에서 원시성을 감지할 수 있다. 풍만한 볼륨과 함께 표현되는 날카로운 선과 예리한 각에서 무의식적으로 표현된 작가의 욕망과 터부를 읽어 낼 수 있다.

1978년 «살롱 드 메» (파리 라데팡스)에 ‹조각 D/F Ⅲ›로, 국내에서는 1979년 «문신 작품전» (서울 현대화랑) 도록에 ‹조각›으로 발표되었다.


문신, ‹무제›, 1977, 흑단, 54.6×128.5×23,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지금까지 1960년대 말 제작된 '개미' 시리즈 중 하나로 표기되었으나, 가는 선이 세 개의 타원을 자유롭게 가로지르며 휘감는 모습이 1970년대 중반 «살롱 드 메»등에 출품된 일련의 작품들 중 하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선은 매끄럽게 다듬어진 반면 몸체가 되는 타원은 작은 끌의 흔적을 뚜렷하게 남긴 점이 흥미롭다. 유독 장인적인 정교함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작가가 도구를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단단한 재료의 저항을 완전히 극복한 경지에 다다랐음을 알려 준다. 중심을 벗어나 비스듬하게 서 있는 가는 지지대 위에 수평의 덩어리가 안정적으로 올려져 있어 작가의 건축적인 균형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에서는 이와 관련한 드로잉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데, 최초 아이디어 단계의 드로잉은 괴량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그야말로 선이 자유롭게 유영하는 무중력의 우주 공간처럼 느껴진다.
제일 처음 발표된 것은 1977년 살롱 «그랑 에 죈 도주르디»이다. 이후 1979년 4월 프랑스 개인전 «Moon Shin» (오를리 쉬드 공항 갤러리)에 전시되었고, 국내 전시에서는 1979년 «문신 작품전» (서울 현대화랑) 도록에 소개되었다. 현대 화랑 도록에 제목은 ‹조각›, 제작년도는 1977년으로 되어 있다. 1978년 «투르 아르 비방(Art Vivant)» (투르) 도록의 유사한 1977년 작에는 제목이 ‹D/M Ⅱ›로 기입되어 있다.


문신, ‹무제›, 1981, 흑단, 50×55×17.3,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우주 만물이 음양의 조화로 이루어짐을 자각한 문신에게, 구는 반구체 두 개가 합쳐져 만들어진 세상, 즉 성질이 다른 두 기운이 어울려 균형을 이룬 세상을 의미했다. 응결된 에너지를 품은 두 씨앗 혹은 은하가 서로 마주보며 대칭을 이루는 듯한 간결한 형태는 문신의 세계관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작가는 이 작품을 스테인리스 스틸로 확대 제작해 '화(和)'라는 제목을 붙였다. 스테인리스 스틸 작품이 반짝이는 표면으로 인해 외부 환경과 부단히 상호작용한다면, 밀도 높은 검은 색을 띈 이 흑단 조각은 내부에 존재하는 에너지로 충만하다.
1992년 «Moon Shin» (파리 시청사) 전시 당시에는 스테인리스 스틸이 아닌 이 작품이 ‹Concorde(일치)›로 발표되었다.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소중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비슷한 영상

이전글 이전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다음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