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AudioDetail":{"exADesc":"","exAUrl":"https://video.mmca.go.kr:8888/upload/encoding/audio/2026/08/bfc3cfe89e6c42fe8bcd016f3debacd6_media.mp3","exAThumbImg":"/upload/exhibition/2026/08/2026082504082112215964.bmp","exAArtTitle":"시드 뱅크","exAArtistNm":"서도호","exANo":"2","exAArtContents":"2. 시드 뱅크\r<br>\r<br>전시실 밖에서 시작되는 전시. 이 곳의 이름은 ‹시드 뱅크› 즉 종자은행입니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가의 유년기 드로잉과 조각, 그리고 본격적인 작가 활동 이전의 작업들은 지금까지의 서도호 전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것인데요, 흔히 서도호의 ‘이동하는 집’의 아이디어는 작가가 서구사회에 진입하며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곳에 전시된 초기 작업은 그것이 반쪽의 진실임을 보여줍니다. \r<br>\r<br>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작가의 핵심 질문과 실험이 시작되고 있었던 셈인데요. 서도호 예술 세계의 뿌리와 원형이 온전히 응축된 진짜 시작점을 이곳 ‹시드 뱅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친이자 수묵추상을 개척한 화가인 \r<br>산정 서세옥과 그가 지은 성북동 한옥은 서도호 예술이 태동하는 중요한 출발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r<br>\r<br>산업화로 전통 한옥들이 빠르게 사라지던 시기, 서세옥 화백은 헐려나간 옛 한옥 목재들을 모아 창덕궁 연경당을 본떠 전통 방식 그대로 집을 지었는데요. 고도성장하던 서울의 한가운데 위치한 한옥은 동시대의 풍경과 다른 시간성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작가가 매일 통과하던 문과 마당, 기둥과 처마는 서로 다른 시대와 감각을 연결하는 경계이자 통로-, 훗날 그의 작업에서 '집'이 기억과 이동, 관계를 매개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r<br>\r<br>한편, 어린 시절 해양생물을 조각하며 형태에 대한 관심을 키워서일까요, 서울대학교 동양화과에서 먹과 선, 여백의 조형 언어를 익혔지만 그의 작업은 전통적인 동양화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졸업 작품에서는 평면을 공간으로 확장하는 실험을 하는가 하면 폐공장에서 제작한 작품 ‹무제(풍선)›에서는 자신의 숨을 담은 풍선을 다른 장소로 옮겨놓는 독특한 시도를 하는데요. 미국에서 전개되는 '이동', '기억'에 관한 작업과 문제의식이 이미 이 시기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r<br>작가의 인체 소묘와 에스키스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그는 신체를 ‘공간을 인식하는 첫 번째 기준’으로 바라봤는데요, 신체에 출발한 감각은 옷과 집, 그리고 건축으로 확장되다 ‹516호/516호-I/516호-II›  연작을 통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자신의 작업실을 일일이 재어가며 얇은 천으로 재현한 이 작품에서, 집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건물이 아니라 '자유롭게 접고 펼치는 가벼운 피부'가 됩니다. \r<br>\r<br>이 작업은 이후 전시장 전체로 펼쳐질 서도호의 예술 세계를 예고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