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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마감임박,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MMCA 전시들

마감임박,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MMCA 전시들

황금돼지띠의 해 2019년이 밝았다.
새해가 시작된 벅찬 가슴에 예술적 감수성을
채우고 싶은 관람객들이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전시!
아울러 전시 기획자가 직접 추천하는
꼭 봐야 할 작품들이 우리를 기다린다.

<윤형근>
MMCA서울 3·4·8전시실 / 2018.08.04~2019.02.06

한국 단색화의 거목 윤형근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윤형근> 전은 전시 4개월 만에 10만 관객이 찾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SNS 상에는 “윤형근의 작품 세계에 푹 빠져 전시를 여러 번 관람했다”라는 후기가 올라올 정도였다.

국내 전시 역사상 처음으로 ‘대한제국의 미술’을 주요 개념으로 명명하는 자리
-한겨례,2018.12.13

윤형근, <다색>(1988~89) 윤형근, <다색>(1988~89) 윤형근의 소장품 목판현판 윤형근의 소장품 목판현판

윤형근, <다색>(1988~89)
윤형근이 만 60세 무렵 물질을 다루는 데 있어 최고의 숙련된 경지에 도달하여 의욕적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이 앞에 서면 관객들은 마치 깊은 흙 속으로 끝없이 침잠해 들어가 ‘시간’과 ‘죽음’의 의미를 생각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특히 이 작품은 네덜란드의 개인 소장가에서 빌려왔기 때문에 더 이상 한국에서 접하기가 쉽지 않기에 추천한다.

윤형근의 소장품 목판현판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새긴 이 목판은 윤형근의 장인인 김환기 때부터 소장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목판을 자신의 거실에 늘 놓고 보았으며 추사의 글씨가 지닌 미학을 높이 평가하였는데 ‘서툰 듯 소박한 멋’을 최고의 경지로 여겼다. 이러한 그의 생각을 대변해주는 이 현판은 8전시실에 숨어 있어 관객들이 놓치고 지나가기 쉽지만 꼭 한 번 보길 권한다.

관람객을 매료시키는 단순함의 미학을 보여준 <윤형근> 전의 기획자는 “윤형근의 작품은 볼 때마다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때문에 다른 계절, 다른 날씨, 다른 기분일 때 미술관에 방문하길 권한다”라는 말을 전했다. 때로는 침묵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다. 사색이 필요할 때, 윤형근이 선사하는 새로운 세계로 잠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이 전시는 화폭 안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한 예술가의 전 생애를 담은 일기와도 같다.

<대한제국의 미술-빛의 길을 꿈꾸다>
MMCA덕수궁 / 2018.11.15~2019.02.06

이 전시는 한국 예술의 암흑기로 여겨졌던 대한제국시기의 예술이 사실은 과거 미술의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외부의 새로운 요소들을 수혈하여 새로운 개량을 꾀하고 있었다는 것을 궁중 미술을 통해 보여준다. 특히 덕수궁이라는 공간에서 대한제국의 미술품들을 본 관람객들은 “전시 공간을 왕실처럼 꾸며 마치 평일 한 낮에 아무도 없는 종묘에 들어선 듯 고요한 위압감을 느꼈다”며 호평했다.

국내 전시 역사상 처음으로 ‘대한제국의 미술’을 주요 개념으로 명명하는 자리
-한겨례,2018.12.13

문성, 만총, 정연 외 10인, <신중도神衆圖>(1907) 면에 채색, 공주 신원사 소장 문성, 만총, 정연 외 10인, <신중도神衆圖>(1907)
면에 채색, 공주 신원사 소장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1902년 추정), 호놀룰루미술관 소장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1902년 추정), 호놀룰루미술관 소장

문성, 만총, 정연 외 10인, <신중도神衆圖>(1907) 면에 채색, 공주 신원사 소장
신중도는 불법을 수호하는 신들을 그린 불교화인데, 앞 열 중앙의 신들이 대한제국기의 군복과 군모를 착용하고 있다. 군모, 상의의 꽃무늬 장식과 어깨 견장의 태극무늬까지 대한제국 군복을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당대 새롭게 출현한 신식 군인의 강력한 힘으로 대한제국이 수호받기를 원했던 바람과 생생한 현실감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1902년 추정), 호놀룰루미술관 소장
조선 전통에서는 보기 드문 화려한 채색과 금박을 활용한 작품으로, 화면 전면에 활용된 금박은 불순물 0%로 대한제국과 황실의 번영을 축수하는 의미로 고안되었다. 이 유물은 역사의 부침 속에서 1922년 일본에 팔려 1927년 현재 소장처에 들어갔다. 병풍 한 점 속에 대한제국 황실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셈이다. 향후 10년간 또 보기 힘든 작품이 될 수 있어 이번 기회에 대한제국시기 전통과 새로운 양식을 절충한 명작을 눈에 담길 바란다.

대한제국은 결국 망국의 길을 걷게 되었지만 그 시기 궁중미술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살펴보니 근대화를 향한 움직임, 다양한 시도들이 역동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한제국의 광무(光武)라는 연호처럼 빛의 길을 꿈꾸었던 것이다. 그 염원이 고스란히 반영된 미술작품을 보며 우리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자리를 가져보자.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최정화 – 꽃,숲>
MMCA서울 / 2018.09.05~2019.02.10

이 전시는 한국 예술의 암흑기로 여겨졌던 대한제국시기의 예술이 사실은 과거 미술의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외부의 새로운 요소들을 수혈하여 새로운 개량을 꾀하고 있었다는 것을 궁중 미술을 통해 보여준다. 특히 덕수궁이라는 공간에서 대한제국의 미술품들을 본 관람객들은 “전시 공간을 왕실처럼 꾸며 마치 평일 한 낮에 아무도 없는 종묘에 들어선 듯 고요한 위압감을 느꼈다”며 호평했다.

쌓아올린 고물들, 신전이 되다
-중앙선데이, 2018.09.08

최정화, <꽃의 향연 (A Feast of Flower)>(2015) 최정화, <꽃의 향연 (A Feast of Flower)>(2015) 최정화, <늙은 꽃 (Gran Flower)>(2015) 최정화, <늙은 꽃 (Gran Flower)>(2015)

최정화, <꽃의 향연 (A Feast of Flower)>(2015)
최정화 작가가 주로 사용해온 작품의 재료는 돼지머리, 플라스틱 바구니, 플라스틱 대야, 제사용 과자, 조화 등으로 미술작품의 소재로 활용되어 오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로부터 비롯된 <꽃의 향연>은 3대가 살고 있는 온양의 한 가정집에서 오랫동안 삶의 흔적이 새겨진 식기가 탑을 이루며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최정화, <늙은 꽃 (Gran Flower)>(2015)
늙은 꽃은 작가가 중국 각지에서 직접 수집한 빨래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이 작품을 위하여 작가는 버려진 빨래판을 줍고 때로는 플라스틱 새 빨래판으로 교환하거나 때로는 값을 지급하며 낡은 빨래판을 수집하였다. 작가는 이 빨래판을 반복적으로 배열하며 일상의 오브제를 발견하고 활력을 부여했다.

특히 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공공 예술 작품 <민들레>는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작가의 전담 제작팀이 더욱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쉽지만 가볍지 않고 재치 있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최정화의 ‘꽃숲’을 보며 마음의 휴식을 취해 봐도 좋을 것이다.

<문명: 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
MMCA과천 1원형 전시실 / 2018.10.18~2019.02.17

카메라 렌즈를 통해 동시대를 아우르며 우리 시대의 다면적 초상화를 보여준다. 특히 ‘작품을 통해 나의 위치와 삶의 방식을 돌이켜보고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는 관객 평이 지배적일 만큼 우리의 일상과 밀착된 작품들 중 전시 기획자는 아래와 같은 작품을 추천했다.

전시의 전범(본보기)을 보여준 듯하다
-국민일보, 2018.10.29

<보비와 케빈, 입양을 기다리는 중>(2012) <데지레와 캐런, 68일 내>(2006) <리즈와 디드릭, 14일 내>(2007)
<보비와 케빈, 입양을 기다리는 중>(2012) / <데지레와 캐런, 68일 내>(2006) / <리즈와 디드릭, 14일 내>(2007)
© Dona Schwartz, courtesy Stephen Bulger Gallery

도나 슈워츠, ‘장래의 부모들 연작’
이 작품은 집단문화와 문명의 시작을 가족의 형성, 문화의 계승 등에 주목하여 바라본다. 이 시대의 가족 구성원 관계의 다변화, 그리고 부모가 되거나 자녀가 독립하여 떠났을 때, 인간관계가 새롭게 형성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돌아보는 우리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가족을 중심으로 인간관계와 우리의 삶을 반추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칸디다 회퍼, <장크트 플로리안 아우구스티노 수도원 Ⅲ 2014>(2014) 
© Candida Höfer, Köln; VG Bild-Kunst, Bonn 2018 칸디다 회퍼, <장크트 플로리안 아우구스티노 수도원 Ⅲ 2014>(2014)
© Candida Höfer, Köln; VG Bild-Kunst, Bonn 2018

칸디다 회퍼, <장크트 플로리안 아우구스티노 수도원 Ⅲ 2014>(2014)
오래된 수도원에 위치한 도서관에는 3세기에 걸쳐 수집한 15만 권의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있다. 인류가 집단적으로 구축한 지식은 현대 문명을 존재하게 하였고, 이러한 지식이 채집된 도서관은 ‘배우고 생산하고 사고하는’ 능동적인 벌집이라 할 수 있다. 관람객은 이 작품에서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공간의 의미와 그 속에 담긴 미학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사진 예술계의 주요 작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 문명의 복잡하고 유기적인 흐름을 미로와 같은 전시 공간에서 감각적으로 경험하며 나와 내가 사는 이 세계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