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영화보다 영화 같은 삶 ‘제니 홀저’

Women Artists: Jenny Holzer, 2017 © Phlox Films

Women Artists: Jenny Holzer, 2017 © Phlox Films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의 작가 제니 홀저(1950~, 미국)는
지난 40여 년간 언어를 매개로 사회와 개인, 정치적 주제를 다뤄 온 세계적인 작가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러한 홀저의 이야기를 다룬 두 편의 다큐멘터리 필름을 상영하고 있다.
도발적인 작품으로 주목받아 온 작가지만 국내에선 크게 다뤄진 적 없기에 홀저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녀의 삶과 맞닿아 있는 영상을 감상해 보았다.

세상 곳곳에 ‘경구’를 수놓는 예술가
제니 홀저에 대하여

제니 홀저는 1970년대 후반부터 역사 및 정치적 담론, 사회 문제에 관한 주제를 격언, 속담 혹은 잠언 등의 경구로 써서 뉴욕 거리에 게시하며 ‘텍스트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또한 티셔츠, 모자, 명판 등과 같은 일상 사물에서부터 석조물, 전자기기, 건축물, 그리고 자연 풍경 등에 언어를 투사하는 초대형 프로젝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을 펼쳐왔으며, 현재까지도 열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클라우디아 뮬러, <어바웃 제니 홀저>(2011)
About Jenny Holzer, 2011 © Jim Rakete 클라우디아 뮬러, <어바웃 제니 홀저>(2011)
About Jenny Holzer, 2011 © Jim Rakete
클라우디아 뮬러, <여성 예술가들: 제니 홀저>(2017)
Women Artists: Jenny Holzer, 2017 © Phlox Films 클라우디아 뮬러, <여성 예술가들: 제니 홀저>(2017)
Women Artists: Jenny Holzer, 2017 © Phlox Films

MMCA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의 연계 상영 프로그램에서는 제니 홀저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다큐멘터리 필름 2편을 상영하고 있다. 이는 독일의 영화 제작자인 클라우디아 뮬러 감독의 작품으로, 뮬러 감독은 1999년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베를린에 방문한 홀저와 처음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감독은 홀저와 오랜 친분을 유지하며 그녀의 삶과 작업 세계 전반을 다룬 다큐멘터리 <어바웃 제니 홀저>(2011)를 제작했다. 또한 홀저의 영향으로 다양한 동시대 여성 아티스트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감독은 이들의 삶과 작업에 영감을 받아 여성 작가(Woman Artists) 시리즈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는데, 이번 상영 프로그램에서는 ‘여성 작가’ 시리즈의 하나인 <여성 예술가들: 제니 홀저>(2017)도 소개하고 있다.

홀저의 40년 예술 인생을
영상으로 살피다

홀저의 이야기를 다룬 뮬러 감독의 다큐멘터리 필름 홀저의 이야기를 다룬 뮬러 감독의 다큐멘터리 필름
홀저의 이야기를 다룬 뮬러 감독의 다큐멘터리 필름 홀저의 이야기를 다룬 뮬러 감독의 다큐멘터리 필름 홀저의 이야기를 다룬 뮬러 감독의 다큐멘터리 필름

“나는 예술계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에 언어를 선택했다.”

- 제니 홀저 -

<어바웃 제니 홀저>는 50여 분의 러닝타임으로 이루어졌으며 작가의 삶과, 일상, 경험, 그리고 그녀가 추구해 온 지적 창조의 과정을 담고 있다. 감독은 이러한 과정을 직접적이고도 부드러운 해설적 접근법으로 선보여 마치 홀저의 삶 속에 우리가 잠시 들어가 본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만든다. <여성 예술가들: 제니 홀저>는 가상 전시(virtual exhibition)의 형식을 빌려 자신의 예술세계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준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더욱이 제니 홀저가 직접 큐레이션을 맡았기 때문에, 그녀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다른 동시대 여성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다.

관람객 이희원 씨 관람객 이희원 씨 관람객 오현석 씨 관람객 오현석 씨

다큐멘터리 필름을 몰입해서 감상하던 관람객 이희원 씨는 “영국의 테이트모던에서 전시를 관람하며 제니 홀저를 처음 알게 됐다. 매우 흥미로운 예술가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영어가 아닌 한글로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어 신기했다. 또한 영화를 통해 더 깊이 있게 홀저에 대해 알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라고 감상 소감을 밝혔다. 필름앤비디오 영화관을 나선 후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박스 천장에 설치된 LED 작품 <당신을 위하여>를 오래도록 감상하던 오현석 씨는 “홀저는 사회 전반을 비판하는 글귀, 인간으로서 누구나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서 그의 텍스트를 보고 있으면 나 또한 생각이 많아진다. 뮬러 감독의 작품에서 홀저의 삶을 만나고, 조금이나마 그의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간 듯 싶다”고 말했다.

제니 홀저,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2019) 제니 홀저,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2019)
제니 홀저, <경구들>(1977~79)로부터·<선동적 에세이>(1979~82)로부터(2019) 제니 홀저, <경구들>(1977~79)로부터·
<선동적 에세이>(1979~82)로부터(2019)
제니 홀저, <당신을 위하여>(2019) 제니 홀저, <당신을 위하여>(2019)
© 2019 Jenny Holzer, member Artists Rights Society (ARS), NY/ Society of artist copyright of Korea(SACK), Seoul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현주 학예연구사는 “홀저와 그녀의 작품들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작가의 예술적 여정이 국내에서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었기에 우리가 그 동안 작가에 관해 접할 수 있던 정보는 매우 한정적이었다. 또한 커미션 프로젝트의 특성상 작가가 지난 40여 년간 이루어낸 다양한 작업들과 텍스트 기반의 폭넓은 서사를 모두 담을 수 없다는 아쉬움도 존재했다. 홀저의 삶과 작업들을 곁에서 들여다보았던 뮬러의 다큐멘터리 필름은 이러한 아쉬움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좋은 매개가 될 것이다”라고 프로그램 기획 이유를 밝혔다.

매력적인 작품을 감상하면 그 작품 너머에 있는 예술가와 그의 작품 세계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오는 2월 14일과 15일, 마지막으로 다큐멘터리 필름이 상영될 예정이니 놓치지 말고 미술관을 방문하길 추천한다.

제니 홀저 영화 상영표

영화 일시
<어바웃 제니 홀저>(종료) 2019.12.20 금, 오후 3시
<여성 예술가들: 제니 홀저>(종료) 2019.12.21 토, 오후 3시
<어바웃 제니 홀저>(종료) 2020.1.17 금, 오후 3시
<여성 예술가들: 제니 홀저>(종료) 2020.1.18 토, 오후 3시
<어바웃 제니 홀저> 2020.2.14 금, 오후 3시
<여성 예술가들: 제니 홀저> 2020.2.15 토, 오후 3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