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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작품

2021.05.03289

[오늘, 이 작품] 이응노ㅣ군상ㅣ198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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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암(顧庵) 이응노(李應魯, 1904-1989)는 1922년에 동양화가인 김규진에게 전통 회화를 사사했으며, 《제3회 조선미술전람회》(1924)에서 입선한 후 여러 차례 입선과 특선을 수상했다. 1935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가와바타미술학교(川端画学校) 동양화과에서 수학하고, 혼고회화연구소(本郷絵画硏究所)에서는 서양화를 공부했다. 1945년 귀국 후에는 반추상적인 묵화(墨畫)를 제작했고, 한국의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풍경을 그렸다. 1948년부터 홍익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1958년에 프랑스로 건너가 앵포르멜 등의 국제적인 사조를 접하면서 콜라주(collage) 및 추상적인 묵화를 제작했다. 그러던 중 1967년 동백림(東伯林) 사건*에 연루되어 2년 반 동안(1967-1969) 옥살이를 하게 되었다. 수감 중에도 간장, 밥알, 화장지 등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재료로 삼아 많은 작품을 제작했으며, 1969년에 석방된 후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 1970년대에는 문자추상을, 1980년대에는 인물화 연작인 <군상(群像)>을 그렸다.
 <군상>은 1980년대에 그린 연작 중 하나로 이응노의 후기 작품 세계를 대표한다. 큰 규모의 군상이 200호가 넘는 대형 화면을 채우고 있다. 이응노는 1980년대 초반에는 소수의 형상이 춤을 추는 것 같은 이미지를 그리다가 중반 이후부터 대형 화면에 군상이 등장하는 형태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큰 규모의 군상이 등장하기 시작한 1980년대 중반의 특징을 대표한다. 각기 다른 동작의 인간 형상이 다양한 형태로 군집하며 형성된 화면은 역동적인 운동감을 드러낸다.

 * 동백림(당시 동독의 수도인 동베를린) 사건은 1967년 7월 8일에 중앙정보부가 화가 이응노, 작곡가 윤이상 등 예술인과 대학교수, 공무원 등 194명이 동베를린을 거점으로 간첩활동을 해왔다며 처벌한 사건이다. 이응노는 한국전쟁 때 소식이 끊긴 아들의 소식을 들으러 동베를린에 간 것으로 인하여 의심을 받아 이 사건에 연루되었으며, 2년 6개월 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1969년 3월에 석방되었다. 2006년에 국가정보원 과거사 진실규명위원회가 동백림 사건을 조사한 결과, 이 사건은 확대·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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