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MZ세대가 바라본 온라인 세계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
1 더 덕 어몽 어스, <#후즈더덕어몽어스?>(2021)
2 새로운 질서 그 후⋯, <#국립대체미술관_웹사이트 모바일 버전>(2021)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실제 일상은 잠시 멈추고 서로 거리를 두게 되었지만
온라인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은 웹을 둘러싼 경험과 환경의 진화에 공명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인간성에 관한 MZ세대 작가들의 고민을 담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더 덕 어몽 어스’와 ‘새로운 질서 그 후⋯’ 팀은
과연 어떤 시선으로 이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았다.
일상의 삶속으로 걸어 들어온 온라인에 대한 끝없는 질문
국립현대미술관은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을 11월 3일부터 2022년 2월 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프로젝트 해시태그》는 기존 미술관에서 전시하고 기획하던 시각 중심적인 예술 형태를 넘어선 새로운 플랫폼을 실험하고, 서로 다른 분야의 젊은 창작자들 간 협업을 지원하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사업의 명칭 “해시태그(#)”는 소셜 플랫폼에서 #와 주제어를 붙이면 서로 전혀 다른 글과 포스팅에서 공통 주제를 엮어낼 수 있는 혁신적인 글쓰기 방식에서 따온 것으로, 서로 관계없는 무작위의 글들 속에서 무한대수의 맥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상징한다.
더 덕 어몽 어스
새로운 질서 그 후⋯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에 최종 선정된 두 팀 더 덕 어몽 어스와 새로운 질서 그 후⋯는 온라인을 키워드로 삼아 다채로운 이야기를 해시태그 한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생활이 실제 세계의 삶을 전복하는 상황, 온라인 공간 안에서 사람들이 더욱 더 격렬하게 웃고, 울고, 즐기며, 분노하는 지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들은 ‘온라인이라는 공간은 누가 지키고, 만들고, 접속 하는지’, ‘우리는 온라인 공간에서 실행자인지 구경꾼인지’, ‘웹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은 현실세계의 인간이 느끼고 있는 감정과 같은 것인지’ 등의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새로운 질서와 가치가 지배하는 가상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인간적인 가치의 확장과 왜곡을 재료로 삼아 실험적인 시도를 꾀했다.
온라인을 자양분 삼아 키워낸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
더 덕 어몽 어스,
<#에고에코-에코에코(EgoEco-EcoEcho)>(2021)
더 덕 어몽 어스,
<#오늘은너를먹고싶어>
(2021)
더 덕 어몽 어스 전시 전경
더 덕 어몽 어스 팀은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생성되고 있는 서브컬처에 주목하여 익명의 탈을 쓰고 거리낌 없이 드러나는 인간적인 욕망의 발현에 대해 탐색한다. 이들은 가상세계에서 욕망과 소비, 죽음의 순환을 상징하는 대상으로 쉽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픽셀오리’를 내세워서 ‘먹방’과 같이 자극적이고 찰나적인 콘텐츠들을 상징하는 <#후즈더덕어몽어스?>와 성욕과 식욕이 오버랩되는 웹소설 <#오늘은너를먹고싶어> 등을 선보인다. 특히 <#오늘은너를먹고싶어>는 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 전시 기간 중 실제로 소설을 연재하면서 스낵컬처와 전시를 연계하여 종차별주의, 아비투스, 소수자이론 등의 주제를 풀어낸다.
새로운 질서 그 후⋯, <#무슨일사전>
(2021)
새로운 질서 그 후⋯, <#벤트>(2021)
새로운 질서 그 후⋯ 전시 전경
새로운 질서 그 후⋯팀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윤리적인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초창기 인터넷의 유토피아적 기대’가 현재의 온라인 세계에서 실제로 실현되고 있는지를 묻고,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는 방향을 점검하는 작업을 한다. 이에 웹이 초래하는 문제를 웹 안의 윤리적 차원과 웹 밖의 물리적 차원에서 살펴보며 이에 대한 실천과 의문을 웹사이트, 설치, 워크숍, 출판 등 일곱 개의 프로젝트로 구체화한다. 한편으로, 이들은 전시 공간에서 현재 우리가 다루고 있는 데이터와 웹 공간의 ‘비인간적인 스케일’을 인간적인 관점에서 가늠할 수 있도록 시각적이고 물리적인 설치 작업들을 함께 펼친다.
한편, 전시는 《프로젝트 해시태그》 공식 홈페이지(projecthashtag.net)에서 또 다른 층위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공간은 온라인 콘텐츠들을 하이퍼텍스트로 연결하고, 더 나아가 작가가 직접 뽑은 주제별 해시태그에 따라 작품을 재배치하여 새로운 맥락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홈페이지는 인터뷰, 작가 노트와 프로덕션 과정, 워크샵 등 작업의 이야기들이 얽혀져 다양한 층위로 두 팀의 작업을 감상할 수 있는 창이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원하던 원치 않던 온라인에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 더 나아가 현실의 나와는 다른 자아로 온라인 계정을 운영하고, 타인과 소통을 하며 무언가를 매일 소비한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은 비대면의 시대에서 한번쯤 품어봤던 의문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이다. 이 전시를 통해 당신과 당신을 둘러싼 온라인 세계에 대한 사유의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