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발견한 자연과 건축
«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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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명
- «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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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기간
- 2026.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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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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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건축·예술이 어우러지는 과천관 공간 재발견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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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주제로 미술관 공간에 맞춰 새롭게 구성한 소장품 전시 «광경», «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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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공원을 새롭게 경험하는 신작 프로젝트 «머무는 자리»
‘명작은 시대를 타지 않는다’라는 말에는 그 대상이 시간을 견디는 힘을 가졌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시간을 견디는 힘은 실로 대단하다. 행복으로만 가득 찬 시대는 없으며, 긴 세월에는 반드시 역경이 따르기 때문이다. 버텨온 세월이 길수록 넘겨온 고비도 많을 것이고, 그 지난한 과정 속에서 차근히 쌓아온 내공도 있을 것이다.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도 그러한 힘을 지닌다. 1986년 개관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과천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함께하며 크고 작은 굴곡을 견뎌왔다.
그 40년의 힘을 되돌아보는 과천 40주년 프로젝트, «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을 소개한다.
걸음 걸음 펼쳐지는 빛의 풍경
과천관 40년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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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7월 10일부터 과천관 개관 40주년을 기념하는 «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하고 있다. 1986년, 서울의 도시적 활력과 과천의 자연환경이 만나는 지점에 문을 연 과천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흐름을 수집하고 연구하며 그 역사를 함께 써 온 공간이다. 개관 40주년을 맞은 올해는 자연과 건축, 예술이 공존하는 과천관의 장소적 특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술관의 역할과 경험 방식을 제시하는 ‘과천 40주년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이 프로젝트는 전시를 비롯해 교육, 디자인, 공공 프로그램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지난 40년간 축적된 과천관의 시간과 공간을 동시대적 관점에서 돌아보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은 미술관 로비와 브릿지의 «광경», 2원형전시실의 «잔상», 그리고 야외 조각공원의 «머무는 자리»까지 총 3개의 전시로 구성된다. 세 전시는 모두 과천관의 건축적 특성과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해 작품과 공간 경험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빛의 상상들’이라는 부제에는 빛을 공간과 작품, 관람객을 잇는 매개로 바라보는 관점이 담겨 있다. 빛은 과천관의 건축과 자연환경을 드러내는 물리적 요소인 동시에, 소장품과 관람객 사이의 감각적, 정서적 상호작용을 이끄는 매체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러한 빛을 통해 공간과 신체, 기억과 경험이 서로를 비추고 반응하는 관계적 장으로서의 미술관을 제안한다. 관람객은 조각공원에서 시작해 미술관 로비와 공용 공간, 전시실을 따라 이동하며 자연과 예술, 빛과 공간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풍경을 경험하고, 과천관이 지닌 장소성과 시간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로비, 브릿지, 공용 공간
미술관 곳곳을 채운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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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파레노, ‹마퀴› (2019)
투명 플래시 글라스, LED 조명, 네온, DMX 컨트롤러, 37x204x7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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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 (2024)
3채널 영상, 조명 설치, 무작위 영상 재생 및 조명 동기화 제어 프로그램
해시계 조형물, 그래픽 시트, 원형 스크린, 27분 43초, 가변 크기
ACC 미래상 커미션, 작가 제공
«광경»은 미술관 로비와 브릿지 등 관람객의 주요 동선에서 펼쳐진다. 이 전시는 빛을 매개로 자연과 예술, 과천관의 내외부를 연결하며 과천관의 장소성과 공간 경험을 새롭게 조명한다. 로비에는 소장 이후 처음 공개되는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의 대표작 ‹마퀴›가 설치되어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필립 파레노는 영화, 설치, 퍼포먼스, 사운드, 조명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전시 자체를 하나의 살아 있는 시스템처럼 구성하는 프랑스의 현대미술가다. ‹마퀴›는 점멸하는 빛과 리듬으로 전시의 시작을 알리며, 미술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관람객을 하나의 예술적 사건 속으로 끌어들인다.
3층 브릿지에는 김아영의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가 설치되어 있다. 김아영은 기술과 데이터, 플랫폼 노동, 가상 세계를 신화적 서사와 결합해 동시대 사회의 보이지 않는 구조를 탐구해 온 작가다.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는 대표 연작인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의 주요 작품으로, 가상의 도시를 횡단하는 두 인물의 여정을 통해 속도와 시간, 과거와 미래, 현실과 가상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시공간을 그려낸다. 이는 관람객들이 기술과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시대 속 시간의 의미를 새롭게 성찰하도록 이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과천관 브릿지 공간의 특성에 맞춰 LED 패널 기반의 장소특정적 설치로 재구성됐다. 관람객은 유리창 너머 실제 풍경과 디지털 이미지를 함께 경험하며, 시간과 세계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더욱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빛을 따라 번지는 감각의 여운, «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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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나바로, ‹무제(쌍둥이 빌딩)(Untitled(Twin Towers))› (2011)
네온, 나무, 거울, 반투명거울, 혼합재료, 19.5x147x147x(2)㎝
ed.3/3 (A.P.1),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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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나바로, ‹에코(벽돌)(Ecco(Brick))› (2012)
네온 조명, 벽돌구조물, 거울, 반투명거울, 혼합재료, 81x180x180㎝
A.P.11 (ed.2),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원형전시실에서 펼쳐지는 «잔상»에서는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과 이반 나바로(Iván Navarro)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빛의 거장’이라 불리는 제임스 터렐은 1960년대부터 빛과 공간, 인간의 지각을 탐구해 온 대표적인 현대미술가다. 전시에서는 2025년 소장 이후 처음 공개되는 그의 작품 ‹상상들, 넓은 직사각형의 곡면 유리›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2000년대 이후 진행한 ‘글라스워크(Glassworks)’ 시리즈 중 하나로, LED 조명과 반투명 직물인 스크림(scrim)을 활용해 공간 전체를 빛으로 채운다. 관람객은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감각을 경험한다. 과천관에서 처음 공개되는 제임스 터렐의 작품은 공간을 다채로운 빛으로 물들이며 관람객을 명상과 사색의 시간으로 이끈다.
이반 나바로는 네온과 거울을 활용해 무한히 확장되는 공간과 시각적 착시를 구현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에코(벽돌)›와 ‹무제(쌍둥이 빌딩)›를 선보인다. 두 작품은 빛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깊이와 공간감을 통해 기억과 부재, 불안과 아름다움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환기한다. 빛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용해 온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은 빛이 만들어내는 지각과 공간, 기억과 감정의 다양한 층위를 경험하며 자신만의 감각과 기억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특히 제임스 터렐의 ‹상상들, 넓은 직사각형의 곡면 유리›는 국립현대미술관 발전 후원위원회(MDC)가 2025년 미술관에 기증한 작품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발전 후원위원회는 2013년 문경원·전준호를 비롯하여, 2018년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 2019년 제니 홀저(Jenny Holzer), 2022년 안리 살라(Anri Sala), 2024년 와엘 샤키(Wael Shawky)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중요한 작품을 기증하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작품 수집을 지원하고 있다. «잔상»은 내년 10월 31일까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쉼, 예술이 되다
조각공원 프로젝트 «머무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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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스티로폼 소파(어상자)› (2026)
폐스티로폼 어상자, 폴리우레아 코팅, 86x79x73cm(x40), 가변 설치
국립현대미술관 제작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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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빈, ‹고리의 궤도› (2026)
스테인레스 스틸, 1200x700x150cm, 가변 설치
국립현대미술관 제작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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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주, ‹논엘로퀀트› (2026)
유리섬유, 30×30×40cm(x4), 가변 설치
국립현대미술관 제작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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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훈, ‹자리› (2026)
ABS, 100x200x72cm(x7), 가변 설치
국립현대미술관 제작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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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신, ‹재구성된 풍경› (2026)
스테인레스 스틸
126x57x72cm(x2), 90x57x72cm(x2)
66x57x72cm(x2), 57x54x36cm(x2)
117x54x36cm(x2), 90x54x36cm(x2)
가변 설치, 국립현대미술관 제작 지원
과천관의 상징적인 야외공간, 조각공원에서도 전시가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머무는 자리»라는 이름으로, 40년간 과천관이 축적해 온 조각공원의 역사와 공공적 가치를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한다. 단순한 감상 공간이라는 개념을 넘어 머무름과 경험의 공간으로 가치를 확장하는 신작 프로젝트이다. «머무는 자리»에는 김하늘, 방효빈, 임정주, 하지훈, 황형신 등 5인의 작가가 참여해 조각공원 곳곳에 앉거나 기대며 머물 수 있는 ‘앉을 수 있는 조각’을 설치했다. 이는 기존 조각작품과 야외의 푸른 자연, 관람객의 신체 경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새로운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
김하늘의 ‹스티로폼 소파(어상자)›는 폐재료에 새로운 형태와 기능을 부여해 순환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방효빈의 ‹고리의 궤도›는 반복되는 고리의 원형 구조를 통해 사람과 공간, 작품과 풍경을 연결한다. 임정주의 ‹논엘로퀀트›는 정해진 기능 대신 다양한 사용 가능성을 제안하며 관람자가 스스로 작품과 관계를 맺도록 유도한다. 돗자리에서 영감을 받은 하지훈의 ‹자리›는 한국의 좌식 문화와 현대적 휴식의 방식을 연결하고, 황형신의 ‹재구성된 풍경›은 반사되는 금속 표면을 통해 변화하는 자연 풍경을 작품 안으로 끌어들인다. 기존에 조각공원에 설치되어 있던 작품들이 돌과 금속, 콘크리트 등의 견고한 재료로 만든 조각이었다면, «머무는 자리»의 작품들은 보다 개방적이고 참여적인 형태를 보인다. 이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조각을 바라보는 대상이 아닌, 앉고 머물고 쉬며 경험하는 대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과천관 개관 기념일인 8월 25일 전후에는 특별 프로그램, ‹조각공원의 예술가들›이 대강당에서 상영된다. 또한, ‹장면들›(이미지와 코멘터리 아카이브), 어린이미술관 교육 프로그램 ‹향기로 그리는 여름 미술관› 등 참여형 아카이브 프로그램도 운영해 과천관 40년의 기억과 경험을 공유한다. 이 밖에도 밤의 미술관 탐사, 세 차례의 특별 강연, 개관 기념일을 관람객과 함께 축하하는 특별 프로모션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과천관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빛’을 매개로 한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과천관의 건축적 구조와 빛을 형상화한 특별 그래픽 아이덴티티도 새로 선보인다.
1986년 개관 이후 과천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왔다. 그 40년의 시간에는 수많은 예술적 실험과 창조의 순간이 켜켜이 쌓여 있다. 개관 40주년 프로젝트는 그 유산을 돌아보고, 이를 발판 삼아 미래 40년의 새로운 가능성을 그려보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