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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 1892-1979)는 조선시대 마지막 어진화가로서 고종과 순종의 초상을 그리면서 화가로서의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그는 1925년에 일본으로 유학을 갔고, 당시 권위 있는 미술 전람회 중 하나인 ‘제국미술원전람회(帝国美術院展覧会)’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귀국 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여러 차례 입선과 특선을 수상했으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김은호는 특히 인물화에서 뛰어났는데, 초기 초상화는 스승인 조석진과 안중식의 지도하에 전통적인 양식을 따르면서도, 서양화 기법을 사용하고 대상 인물의 사진을 참조하여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유학 후에는 일본 채색 인물화에 크게 영향 받아 섬세한 필선과 화려한 색채를 사용했다.
<미인도>는 분홍색의 꽃나무를 뒤로하고 서 있는 여인의 모습을 묘사했다. 작가는 색을 다채롭게 사용하여 여인의 녹색 치마, 노란 저고리, 빨간 고름, 파란 소매 끝, 분홍색 꽃 등을 그리고, 세밀한 필선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일본 채색 인물화 영향을 보여 준다. 뻗어 나온 나뭇가지를 배경으로 여인을 배치한 구성은 청나라 시대의 미인도 양식과 유사하지만, 인물을 두드러지게 한 것은 독창적이다. 이 작품은 전형적인 미인도를 김은호 특유의 채색화 방식으로 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