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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樹話) 김환기(金煥基, 1913-1974)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적 작가이다. 그는 일본으로 유학하여 1933년부터 도쿄 니혼대학(日本大学) 예술학부에서 수학하면서 당시 권위 있는 단체전 중 하나인 《니카텐(二科展, 이과전)》과 추상 미술 단체전인 《자유미술가협회전(自由美術家協会展)》에 출품하였다. 광복 후 서울대학교에서 교수로 지내면서 유영국, 이규상 등과 함께 현대미술 단체인 신사실파(新事實派)를 결성했다. 1956년에 파리로 떠나서 작품 활동을 하다가 1959년에 귀국하여 홍익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였다. 그는 1963년에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여한 뒤 뉴욕으로 건너가면서 국제적으로 활동했다.
김환기의 작품은 그가 머물렀던 장소로 시기를 구분할 수 있다. 1930년대 일본에서 유학하던 도쿄 시기(1933-1937)에 그는 입체주의와 추상미술 등 여러 경향을 실험하는 수업기적인 작업을 했다. 귀국 후 서울 시기(1937-1956)에는 신사실파에 참여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기 시작하여 백자항아리, 달, 산, 매화, 사슴, 학 등 민속적 기물과 자연 풍경을 양식화한 작품을 제작했다. 파리 시기(1956-1959)에도 한국적 정서를 가진 자연과 기물을 주요 소재로 형태를 단순화 했으며, 선(線)에 대한 실험을 지속했다. 1959년에 귀국하여 두 번째 서울 시기(1959-1963)에는 유화 이외에도 많은 수의 데생과 과슈화(Gouache)를 제작했다. 1963년에 뉴욕으로 건너가면서 뉴욕 시기(1963-1974)가 펼쳐지게 되고 변화를 보이는데, 구체적인 모티프가 사라지고 점과 선에 의해 화면이 구성된다. 1960년대 후반에는 단순한 원색의 색면으로 구성되었으며, 1970년대에는 네모꼴로 테두리 지어진 점들을 반복적으로 찍어내는 특유의 점화(點畵)를 작업했다.
<새벽 #3>은 뉴욕 시기(1963-1974)에 제작되었고,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1965)에 특별 초청 작가로 참가하며 출품한 14점의 작품 중 하나이다. 당시 비엔날레에는 <새벽>이라는 이름으로 출품되었다. 김환기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푸른색을 사용하여 새벽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제작된 시기를 기점으로 김환기의 작품 세계는 큰 변화를 보인다. <여름 달밤>(1961), <운월>(1963) 등 서울 시기(1961-1963)의 작품에서는 반추상화된 형태로 대상이 등장하고 있으나, <새벽#3>의 화면은 색점과 원형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화면을 얇게 채색하기 시작하여 두터운 마티에르가 사라진 것도 이 시기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화면의 변화는 이후 점화로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