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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화연(南和延, 1979- )은 미국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일상에서 접했던 것을 작품의 소재로 선택하고, 이와 관련된 것을 떠올리거나 조사하면서 또다른 연결 지점들을 찾아낸다. 그리고 이를 이미지, 소리, 인간의 몸짓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직조하여 수행성, 이동성, 시간성 등과 같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이슈로서 관객들에게 제시한다. 2015년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2019년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등 국내외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반도의 무희>는 2019년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서 선보인 작업으로, 2012년부터 진행해온 무용가 최승희(1911-1969)에 대한 연구의 연장선상에 위치한다. 작품의 제목은 그가 전성기에 출연했던 동명의 영화(1936)에서 따온 것이다. 남화연은 여러 기록을 토대로 최승희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그가 화려한 시절을 떠나보낸 후에 어떻게 자신의 삶을 헤쳐나갔는지에 주목한다. 이 작품은 5개의 채널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메인 채널은 최승희의 여정을 따라가는 장면과 그가 추었다고 추정되는 춤, 그리고 월북 이후 일본인 스승 이시이 바쿠(石井漠, 1887-1962)에게 보냈던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의 여정은 1940년대 동아시아의 역사적 사건들과도 중첩된다. 반면 나머지 4개의 채널은 명확한 줄거리 대신 춤추는 장면, 꽃, 빛 등의 단편적 이미지를 분절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한때 해외 각지를 오가며 일본, 중국, 몽골까지 포괄하는 ‘동양 무용’을 꿈꾸었으나, 결국엔 일본 제국의 식민지 여성 예술가로, 광복 후에는 친일파로 살아야 했던 최승희의 분열된 상태를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