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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朴壽根, 1914-1965)은 강원도 양구에서 출생했으며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하여 1932년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부터 꾸준히 출품하여 여러 차례 입선했다. 그는 1940년에 평양에서 최영림, 장리석, 황유엽 등과 함께 미술단체인 주호회를 결성하면서 미술가들과 교류했다. 광복 후에는 대한민국미술전람회(약칭 국전)에 주로 출품했으며 1953년 《제2회 국전》에서 특선을 했고, 1955년 《제7회 대한미술협회전》에서 국회문교분과위원장상을 수상하였다.
박수근은 광복 이전부터 주로 농촌의 풍경과 여인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는데 이러한 모티프는 평생 일관되게 이어진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 부대에서 초상화를 그리면서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서울 거리의 풍경과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그렸다. 특히 노동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즐겨 그렸다. 그는 대상을 단순화하고 회색과 갈색을 주조로 하여 짧은 붓질로 여러 번 덧칠해 특유의 화강암 같은 화면 질감을 만들었다.
〈절구질하는 여인〉은 흰색 치마저고리를 입고 홀로 절구질하는 여인을 그린 작품이다. 배 경의 묘사 없이 오로지 절구와 여인의 옆모습만을 그렸는데, 작품에서 여인은 그저 묵묵히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그의 표정은 생략되어 있어 고단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절구질하는 여인은 박수근의 작품에 여러 번 반복해서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이다. 작가는 물감 을 여러 번 덧칠하여 만들어낸 화강암 같은 질감의 바탕 위에 원근과 명암을 배제하고 인물을 평 면적으로 묘사했다. 화강암질의 화면 표면은 작가의 후기 작품에서 주로 발견할 수 있는 기법적 특징이다. 모노톤에 가까운 제약된 색채의 사용은 노동하는 여인의 형태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당 시 서민들의 꾸밈없는 삶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