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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朴壽根, 1914-1965)은 강원도 양구에서 출생하여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다. 그는 1932년부터 타계할 때까지 꾸준히 조선미술전람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와 같은 관전(官展)에 출품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광복 이전에는 주로 농가의 풍경과 여인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는데 이러한 모티프는 평생 일관되게 이어진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 부대에서 초상화를 그리면서 어렵게 생활했으며, 서울 거리의 풍경과 서민들의 일상을 주된 소재로 삼았다.
박수근은 1962년 무렵부터 농악을 소재로 한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7점에 이른다. 1963년에는 《제12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추천작가 자격으로 <악(樂)>을 출품하기도 했다. <농악>은 그중에서도 가장 대작이며, 인물의 형태보다는 마티에르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농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세로로 긴 화면에 두 무리의 인물을 위아래로 배치하고 움직이는 방향을 반대로 하여 화면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인물들은 배경 없이 간략히 검은 선으로만 표현되어 원근감이나 입체감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이로 인해 인물과 바탕의 색채, 질감이 균질화되어 멀리서는 화면 속의 형상을 발견하기 어렵다.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하여 만들어낸 거친 표면과 직선 위주의 선묘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풍화된 암각화와 같은 인상을 준다. 1950년대 후반 작품의 색채와 질감에서 독창적인 화풍을 완성한 이후, 단순화된 형태, 강직한 선묘 등을 가미하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던 작가의 조형적 의지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