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朴壽根, 1914-1965)은 강원도 양구에서 출생하여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다. 그는 1932년부터 타계할 때까지 꾸준히 조선미술전람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와 같은 관전(官展)에 출품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박수근은 초기에 주로 농가의 풍경과 여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화폭에 담았는데 이러한 모티프는 평생 일관되게 이어졌다. 1930년대 후반부터 그의 작품에는 이전의 구체적인 묘사, 원근법 등이 사라졌으며, 형태의 윤곽선이 굵게 강조되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자신이 거주했던 동네와 시장의 풍경, 그리고 길가에서 노는 아이들, 시장을 오가는 여인들, 휴식을 취하는 노인의 모습 등 전후(戰後) 서울에 자리 잡은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이 시기부터 박수근 특유의 평면적인 표현이 두드러지며, 붓과 나이프로 물감을 바르고 마른 뒤 또 바르는 방식을 반복함으로써, 요철 같은 질감을 만들어 마치 화강암에 그린 듯한 느낌을 주었다.
<유동(遊童)>은 한복을 입은 네 명의 여자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을 묘사한 작품이다. 어두운 갈색조의 바탕에 아이들의 저고리만 흰색, 노란색 등 밝은색을 사용하여 경쾌한 분위기를 더했다. 인물들을 중앙에 배치하되 오른쪽 아이의 뒤편 여백을 살려 구도의 단조로움을 피했다. 또한 박수근 특유의 굵은 윤곽선, 단순화된 형태 등으로 평면성이 더욱 강조된다. 물감을 반복적으로 덧칠하여 만들어진 우둘투둘한 질감 표현은 견고하면서 토속적인 느낌이 나고, 여기에서 서민들의 소박한 일상을 정감 있고 진실하게 담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가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