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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봉 | 젖은 정신 |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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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정보

※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이미지는 저작권법에 따라 복제뿐만 아니라 전송, 배포 등 어떠한 방식으로든 무단 이용할 수 없으며,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원작자에게 별도의 동의를 받아야함을 알려드립니다.

  • 작가명
    이기봉 RHEE Kibong
  • 작품명
    젖은 정신
  • 제작연도
    2008
  • 재료
    캔버스에 아크릴릭 물감, 플렉시글라스
  • 규격
    132.5×232.5
  • 부문
    회화 II
  • 관리번호
    06312
  • 수집경위
    구입
  • 전시상태

    비전시

이기봉(1957- )은《제5회 대한민국미술대전》(1986)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중견작가로서 자리를 굳혀 왔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일관되게 존재의 본질과 환상, 물질과 정신, 생성과 소멸 등의 문제들을 다루어 왔으며, 그의 작품이 갖는 문제 의식의 심도는 최근 독일 ZKM 미술관의《Thermocline of Art》(2007) 등을 통해 국외에서도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기봉의 작품 중 1987년에 제작된 <날 것-사건의 검증Ⅰ>과 <날것-사건의 검증Ⅱ>는 1980년대 추상 경향을 보여주며, <채식주의자>(1995)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보여주었다. 이후 작가는 물, 안개, 먼지 등의 속성에 주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존재의 본질과 정신에 대한 탐구를 계속해 왔다.
<젖은 정신>(2008)은 최근 5년간의 작품세계를 망라한 동명의 개인전《The Wet Psyche》(2008)의 대표작 중 하나로, 물과 안개의 속성에 기반하여 인간의 인식의 문제에 천착하는 작가의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안개 자욱한 배경에 두 그루의 나무가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증기로 찬 공간을 통해 대상과 대상간의 공간감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시각적으로 희미하면서도 오히려 대상의 비의(秘意)와 본질에 가까운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작품은 일견 사진처럼 보일 정도로 사실적인 공간감을 표현해내는데, 이는 0.5cm의 간격을 두고 겹쳐진 플렉시글라스(Plexiglas)가 만들어 내는 효과라 할 수 있다. 작가는 “물과 안개는 환상을 심어주는 존재이며 논리적이고 단순 명료한 마른 정신보다는 애매모호하지만 감각적인 젖은 정신이 인간의 내면에 가깝다.” 고 말한다.
이 작품은 1980년대와 1990년대를 잇는 작가의 작품 경향을 보여주며, 자극적 감각에만 호소하는 성격이 다분한 상업적 경향의 회화와는 달리 다양하고 진지한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회화의 한 예로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