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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전(月田) 장우성(張遇聖, 1912-2005)은 김은호의 화실 낙청헌에서 수학했으며,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1932)에 입선을 시작으로 꾸준히 출품하여 여러 차례 특선했으며, 《제22회 조선미술전람회》(1943)에서는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수상했다. 1936년에는 김기창, 백윤문, 이유태 등 낙청헌에서 함께 수학하던 화가들과 후소회를 창립하였다. 광복 후에는 배렴, 이응노, 장우성 등과 함께 전통 회화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단체인 단구미술원(檀丘美術院)을 결성했다. 1946년부터는 서울대학교 미술대 교수를 맡았으며,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의 추천작가 및 심사 위원을 역임했다. 1971년부터 1974년까지 홍익대학교 미술대 교수로 재직했다. 장우성은 향토적인 소재를 채색공필화법을 사용하여 그렸으나, 광복 후에는 문인화 정신을 계승하여 다소 담백한 분위기의 작품을 제작하였다.
<비파>는 장우성이 활발하고 호방한 필치로 그린 비파 그림이다. 나무의 상단과 하단을 과감하게 생략했으며 세로로 긴 화면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며 뻗은 가지로 공간을 구획하고 있다. 주황색으로 그려진 비파 열매는 “노귤하숙(盧橘夏熟)”이라는 화제처럼 농염하게 무르익었다. 비파는 전통적인 문인화의 소재로 화제 속의 ‘노귤’은 비파의 노란 열매를 의미한다. 먹의 농담(濃淡)을 활용하여 그려낸 가지와 잎은 붉게 채색된 열매와 함께 독특한 풍격을 자아내며, 해상화파(海上畵派)와의 화풍적 영향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화제 풀이]
盧橘夏熟 노귤이 여름에 익어가네
丁酉新元 爲 靑庵先生正 月田寫
정유년(1957) 설날[新元]에 청암(靑庵) 선생의 심정(審正)을 받기 위하여 월전 그림
【인문(印文) : 장씨서화(張氏書畫)】 【월전장수(月田長壽)】
【인문(印文) : 장우성서화인(張遇聖書畫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