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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 부부 |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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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정보

※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이미지는 저작권법에 따라 복제뿐만 아니라 전송, 배포 등 어떠한 방식으로든 무단 이용할 수 없으며,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원작자에게 별도의 동의를 받아야함을 알려드립니다.

  • 작가명
    이중섭 LEE Jungseop
  • 작품명
    부부
  • 제작연도
    1953
  • 재료
    종이에 유화 물감
  • 규격
    40×28
  • 부문
    회화 II
  • 관리번호
    00102
  • 수집경위
    기증
  • 전시상태

    전시중 (과천관 5전시실)

대향(大鄕) 이중섭(李仲燮, 1916-1956)은 평양의 종로공립보통학교를 다니며 임용련에게 사사한 후 1935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 제국미술학교(帝国美術学校)에서 공부했으나, 곧 학교를 그만두고 문화학원(文化学院) 미술과로 옮겼다. 동경 추상 미술단체인 ‘자유미술가협회(自由美術家協会)’의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출품하여 제7회전(1943)에서는 태양상(太陽賞)을 수상했다. 귀국 후에는 생활고와 병으로 고생하면서도 꾸준히 작품을 제작했다.
이중섭은 소, 아이들 등을 주요 소재로 고분 벽화와 민화 등 전통적이고 토속적인 것에 영감을 받아 표현주의적인 감각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동경 문화학원에서 야마모토 마사코와 연애하던 시기의 엽서화에는 두 사람의 연인관계를 암시하는 환상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이미지를 그렸고, 한국전쟁기 제주도 피란시절 작품에는 가족과 행복했던 나날들이 소박하게 표현되었다. 가족과 헤어진 후 부산에서 피란시절을 보낼 때는 삭막한 풍경화와 전쟁의 은유들이 그려졌다. 전쟁 후 잠시 동안 꿈에 부풀어 작업할 때는 당당하고 힘찬 기세가 화면에 가득하지만, 곧 빚에 시달리며 가족과 재회할 수 있는 희망이 사라졌을 때에는 초점을 잃은 흐릿한 풍경들이 애잔하게 펼쳐졌다.
<부부>는 푸른 날개의 수탉과 붉은 날개를 가진 암탉이 화면 위쪽과 아래쪽에서 입맞춤을 시도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두 마리 닭은 서로 닿으려고 애쓰고 있는데, 수직적으로 묘사된 이들의 모습은 배경에 가로로 그어진 선과 대조되어 더욱 힘겨워 보인다. 작가는 종이 위에 유채 물감을 바르고 물감이 마르기 전에 수평으로 굵게 물감을 긁어낸 뒤, 그 위에 거친 붓으로 덧칠하여 이 작품을 제작했다. 거친 붓놀림과 강렬한 색감은 작가의 표현주의적인 성향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