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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규(權鎭圭, 1922-1973)는 1942년에 춘천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에서 미술 강습소에 다녔다. 귀국하여 1946년에 월남했고, 1949년에는 일본의 무사시노미술학교(武蔵野美術大学) 조각과에 입학했다. 그는 일본에서 당시 가장 권위 있는 전시회 중 하나인 ‘이과전(二科展)’에 출품하여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59년에 귀국하기 전까지 동경, 오사카 등 일본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었고, 귀국 후에도 한국과 일본에서 개인전을 열며 활동했다.
그는 주로 말, 여인의 누드, 인물 흉상과 두상 등을 소재로 한 환조와 부조 형태의 테라코타(terracotta)* 작품을 남겼다. 그는 1950년대 까지는 주로 구상 조각을 제작했으나,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추상부조 작업을 했다.
권진규는 여성의 두상을 여러 차례 제작했는데, 익명의 모델이 대부분이지만 실명으로 제작한 작품도 몇 점 있다. <지원의 얼굴>은 실명의 모델로 제작한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권진규가 홍익대학교에 강사로 나가던 때에 그를 따르던 학생인 ‘장지원’을 모델로 하여 제작한 것이다. 모델은 얼굴 주변을 머플러로 감쌌으며, 두툼한 외투를 입었다. 길게 늘어진 목과 사선으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어깨선에서 긴장감이 느껴진다.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바라보는 정적인 자세를 취하는 이 작품은 여인을 모델로 한 작가의 작품들 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테라코타: ‘구운 흙’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구우면 단단해지고 치밀해지는 점토의 성질을 이용해서 만든 여러 가지 형상의 조각이나 건축 장식용 소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