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 백년 여행기

  • 2023-09-06 ~ 2024-02-25
  • 서울 지하1층, 5전시실, 복도, 서울박스
  • 조회수72420
  • 공유하기

전시정보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 백년 여행기

«MMCA 현대차 시리즈»는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한국의 주요 작가들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2014년부터 마련된 연례 프로그램으로, 10회째를 맞이한 2023년에는 작가 정연두가 선정되었다. 정연두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기억과 재현, 현실과 이미지, 거대서사와 개별서사의 역설적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퍼포먼스와 연출 중심의 사진과 영상, 설치 작업으로 국내외 미술계의 조명을 받아왔다. 특히 2014년 이후에는 전쟁, 재난, 이주, 국가, 이데올로기와 같은 거시적 내러티브를 개인 서사 및 신화와 설화 등을 통해 재구성하고, 시와 음악, 연극의 언어를 경유하면서 다큐멘터리적 서사가 조직되는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공백들과 다층적인 목소리에 주목하였다.


이번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백년 여행기»에서 작가가 주목한 서사는 20세기 초 멕시코로 건너간 한인 디아스포라이다. 전시명인 ‘백년 여행기’는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40여 일의 항해 끝에 멕시코 유카탄 주의 수도 메리다에 도착했던 백여 년 전의 한인 이주기를 의미한다. ‘역사’로서의 백 년 전 이주기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멕시코에서는 노팔 선인장으로 알려져 있고, 한국에서는 백년초라고 불리는 식물의 ‘설화’적 여행기에서 출발했다. 멕시코에서 태평양을 건너와 제주도에 뿌리내렸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백년초 이동 설화에서 작가는 한국과 멕시코를 잇는 식물 및 사람의 백년 여행기라는 소재를 떠올리게 되었다. 이때 식물의 ‘이식’은 뿌리가 뽑혀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한 한인들의 ‘이주’와 접속한다. 그리고 이는 제국, 식민, 노동, 역사를 둘러싼 기존의 이주 서사 이외의 제3의 이야기를 열어주는 통로가 된다.


4점의 신작을 포함하여 총 5점의 영상, 설치, 사운드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서로 무관해 보이는 존재를 연결하는 가능성의 영역으로 ‘이주와 이국성’의 주제에 다가간다. 나아가 전시는 이질성과 친숙함의 관계, 탈구된 시공간 경험에 대한 상상, 이주를 둘러싼 세대 간의 문화적·역사적 간극, 그리고 경계를 넘나들며 이동하고 번역되는 존재 등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권유한다.


작가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멕시코를 세 차례 방문하고 한인 이민 후손들을 인터뷰하면서 이민자의 시간과 경험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가고자 하였다. 관계 맺기를 중심으로 하는 이러한 작가의 수행성이 멕시코 이주 서사 내부의 미시사를 끄집어내는 관계적 통로라면, 텍스트, 퍼포먼스, 영상, 사운드, 무대적 설치 등이 혼합된 복합 매체 작업은 이주 역사라는 고정된 서사 아래 숨겨진 다양한 역설과 모순의 상황 및 혼종성의 맥락을 표층으로 떠오르게 하는 시각적 장치이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백년 여행기»를 통해 멕시코 이민 서사를 살아 있는 문화 생성지대로 재방문하고, 낯섦에 대한 공감의 지대를 넓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작가
    정연두
  • 작품수
    5점

관련자료

오디오가이드

#501. 전시 인사말 + 전시소개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 백년 여행기»전을 찾아주신 관람객 여러분, 반갑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는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한국 주요 작가들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2014년부터 마련된 연례 프로그램입니다. 10회째를 맞이한 2023년에는 작가 정연두가 선정되었습니다. 정연두 작가의 이번 전시 제목, ‘백년 여행기’는 1905년 이뤄진 한인들의 멕시코 이주기를 의미합니다. 당시 천 명이 넘는 한인들은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40일간의 항해 끝에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25개의 대농장으로 흩어진 그들은 에네켄 재배를 위해 계약 노예와 다름없는 고된 삶을 지속하게 되는데요, 이때 멕시코로 이주한 사람들 대다수는 4년의 계약이 끝난 이후에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거시적인 서사속에 파편처럼 내재한 개인의 이야기에 주목해온 정연두 작가는 이 소외되고 잊힌 멕시코 한인의 이민사를 이번 전시의 중심 주제로 갖고 옵니다. 하지만 민족의 수난사를 되짚거나 한인들의 험난했던 삶의 궤적을 들추어내려는 데 초점을 둔 것은 아닙니다. 국제 이주가 보편화된 21세기에 이동과 이주, 이국성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우리 시대의 맥락을 다층적으로 풀어냅니다. 이주라는 행위를 이질성과 친숙함이 교차되고, 탈구된 시공간 경험을 상상하며, 공간의 경계를 초월해 서로 다른 존재를 연결하는 가능성의 영역으로 바라보고, 이주민을, 경계를 넘나들며 이동하는 존재로서 사유해보기를 제안하는 것이죠. 전시에서는 설치와 영상, 음악, 퍼포먼스 등이 혼합된 5점의 작품이 선보이는데요, 작가 특유의 혼성적인 작업을 통해 낯선 존재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줄 이번 전시를 지금부터 함께 관람해 보실까요?
전시 인사말 + 전시소개

501.전시 인사말 + 전시소개

이전글 이전 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다음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