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도깨비의 신명나는 한마당으로...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이를 민족예술 형식으로 승화·발전시킨 1980년대 현실주의 미술의 대표 작가 오 윤(1946-1986)의 작고 20주기를 맞이하여 그를 회고하는 《오윤: 낮도깨비 신명마당》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표 작품인 판화 139점과 그 동안 잘 볼 수 없었던 유화 13점, 조각 20점, 드로잉, 판재, 작가노트를 비롯하여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유품들도 함께 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그의 치열했던 시대의식과 창작세계를 엿볼 수 있다.
오윤 작품 세계
칼 맛의 선이 풍기는 예리함과 생명력...
오윤은 해방 이듬해 태어나 나이 40세에 생을 마감했다. 그가 주로 활동했던 시기는 1980년대로서 이는 우리 현대사의 가장 험난했던 시대 중의 하나로 5월 광주민주항쟁, 신군부 정권의 등장 등 핍박과 항거가 거듭되던 시대였다. 그는 예술가로서 모순에 가득 찬 사회 현실을 꿰뚫어보고, 나아가 한민족의 억센 숨결과 파토스를 가장 독특하고 특징적으로 형상화한, 숱한 작품을 남겼다.
그가 1969년 한국현대미술사에서 최초로 현실비판을 시도한 '현실동인'에서부터 1979년 이후 '현실과 발언'을 통해 민중미술의 대표작가로 거듭나기까지 그가 보여주었던 예술관과 작품세계는 우리에게 시대의식과 작가의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오윤 20주기를 맞아 회고전을 여는 취지도 이러한 그의 삶과 예술을 되돌아보자는 데 있다.
그는 짧은 생애 동안 현실 속에서 고통받으며, 우리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판화를 주 매체로 하여 독자적인 조형언어로 풀어내었다. 또 이를 대중매체와 원활하게 결합할 수 있는 판화를 통해 민중들에게 다가갔다. 또한 판화는 흑백 대비의 강렬함으로 당시 우리 사회의 독특한 변혁 정서를 표현하기에 적합했다. 목판에 칼질을 새기고 파고 찍고 하는 힘과 몸이 움직이는 정직성, 칼 맛의 선이 풍기는 예리함과 생명력은 본래 조각을 전공한 그에게 적합한 매체로 느껴졌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이외에도 그의 작품세계를 조망할 수 있도록 그동안 잘 발표되지 않았던 그의 유화, 혼합매체작품 및 테라코타 조각 등이 전시되며 아울러 드로잉, 판재, 작가노트를 비롯하여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자료, 유품들도 함께 접할 수 있어 그의 치열했던 시대의식과 창작세계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