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하우스(1919-1933)는 예술, 디자인 학교로서 20세기 예술, 건축, 염직, 그래픽, 산업 디자인, 타이포그라피 등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바우하우스 학교는 모든 예술의 통합을 목적으로 하며, 사회 변화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예술가들을 교육시키는 목적으로 운영되었다.
바우하우스 초기부터 구성원들은 금속, 직물, 디자인, 건축 등 여러 장르의 작업장에서 마이스터의 지도하에 현대기계문명에서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미술의 역할과 기능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바우하우스인들의 실험과 교육방법은 단순히 개인의 창의성과 능력 함양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바우하우스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워크숍 교육을 통해 종합예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유도되었다. 특히 인간, 공간, 기계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서 무대의 역동적인 역할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졌으며, 이를 위한 기초적인 실험의 놀이터로서 총체극장에 대한 연구가 초기부터 진행되었다. 무대공방은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가 1921년 바이마르 바우하우스에 설립하였으며 1923년까지 연출가 로타르 슈라이어(Lothar Schreyer)와 1929년까지 화가이자 안무가인 오스카 슐레머(Oskar Schlemmer)에 의해 지도되었다.
발터 그로피우스, 오스카 슐레머, 라즐로 모홀리 나기(Lazolo Moholy-Nagy), 산티 샤빈스키(Xanti Schawinsky), 파울 클레(Paul Klee), 바실리 칸딘스키(Wasily Kandinsky) 등의 바우하우스 주역들은 자신들의 독자적인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서 인간, 공간, 기계의 새로운 융합을 실험하였다. 바우하우스인들은 기계적이고 추상적인 무대 세트, 의상, 인형, 춤과 장난스런 움직임, 빛과 소리에 대한 연구를 통해 현대에서의 인간 육체와 정신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바우하우스 무대실험의 특성은 “놀이가 일이 되고 - 일이 파티가 되고 - 파티가 놀이가 된다.”는 요하네스 이텐의 말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바우하우스의 무대실험-인간,공간,기계>展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독일 바우하우스 데사우 재단이 2012년부터 공동으로 기획한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제 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30년대 초반까지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인간상에 대한 바우하우스의 실험을 다루는 전시이다. 바우하우스의 건축, 디자인 전시는 자주 개최되었으나 이번 전시는 무대실험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첫 번째 전시이다. 전시는 제 1부 신체 조화, 제 2부 분위기 장치, 제3부 구성주의적 형상, 제 4부 신기한 무대기술, 제5부 조각적인 안무, 제6부 총체극장, 제 7부 집단 프로그램 등 총 7부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전시구성을 통해 예술의 다원적 접근을 위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아이디어의 장으로서 바우하우스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창작과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고자 했던 바우하우스의 경향이 21세기 오늘날 한국현대미술에서도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하여 김영나, 백남준, 안상수, 오재우, 조소희, 한경우 등 6명의 한국현대미술작가 작품을 함께 보여주고자 한다. 이들의 작품은 바우하우스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바우하우스운동이 일정한 시기에 일어났던 특정한 경향이 아니라 예술가들 본연의 창작태도임을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