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 현대추상미술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변천을 선도한 작가 박서보 회고전을 개최한다. 박서보는 1956년 반국전 선언의 주역으로, 1957년 국내 최초의 앵포르멜 작가로 한국 현대미술사에 각인되었다. 1970년대 이후로는 단색화의 기수로 독보적인 화업을 일구어 왔을 뿐 아니라 교육자이자 행정가로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 족적을 남긴 그의 전 생애에 걸친 화업을 조명하는 회고전 형식의 이번 전시회는 박서보 화백의 초기작부터 2019년 제작된 신작까지 1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1955년 작업을 모색하던 초기부터 전쟁의 상흔으로 인한 부정과 파괴를 담은 국내 최초의 앵포르멜 작품 <회화No.1>에서 1960년대 생명을 향한 에너지를 담아낸 원형질 시기, 당시 서구에서 유행하던 옵아트와 팝아트를 수용하고 고유의 색감을 사용하며 1960년대와 70년대를 잇는 유전질 시기 작품이 다수 소개된다. 더불어 캔버스에 유백색 물감을 칠하고 연필로 긋기를 반복하여 작업이 수신의 도구가 된 1970년대 초기 연필묘법 시기, 한지와 색채를 재발견한 중기 지그재그 묘법, 손의 흔적이 제거되고 깊고 풍부한 색감이 강조된 후기 색채묘법 시기의 대표작품들도 포함된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작품과 신작 그리고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가 망라된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한국미술에 내재된 고유한 정신과 조형언어를 재료의 물성과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박서보 작업의 독창성을 살펴볼 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 박서보의 위상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그 미술사적 의미를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