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로부터 70년이 지난 2020년, 이산가족이나 실향민, 국내외 참전군인, 전쟁 포로, 전쟁고아 등 전쟁을 직접 체험한 세대가 전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로 교체되고 있다. 시간의 거리가 생기면서 한국전쟁을 개인적 체험이 아닌 역사적 사건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각종 군사기밀문서나 자료가 공개되면서 한국전쟁을 좀 더 다양한 시점에서,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한국전쟁은 무엇을 위한 전쟁이었을까. 전쟁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지금, 그 전쟁처럼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있는 전쟁들은 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을까. 《낯선 전쟁》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지만 무관심했던 전쟁, 그리고 전쟁 속의 인간을 탐구한 예술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공식적인 설명 이면에 숨어 있는 기억과 낯선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훼손된 인간의 존엄에 주목한다. 전시의 제목인 《낯선 전쟁》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깊은 결을 알지 못했던 전쟁이자, 시간이 흐르면서 무관심의 대상이 된 한국전쟁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다.
1부. 낯선 전쟁의 기억
1부에서는 전쟁 세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한국전쟁을 소환한다. 전쟁이 발발하자 많은 예술가들이 포화를 피해 남쪽으로 내려갔고 김환기, 양달석, 우신출 등이 종군화가단에 가입하여 활동했다. 김성환은 전쟁 발발 직후부터 목격한 참혹한 전쟁의 모습을 연작으로 남겼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피난길에 올랐던 윤중식은 길 위에서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겼다. 한편, 저널리스트 존 리치와 AP 통신사의 사진기자 맥스 데스퍼는 각각 이방인의 관점에서 본 한국전쟁과 한국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호주의 이보르 헬레, 프랭크 노튼, 캐나다의 테드 주버가 한국전쟁 참전 당시 제작한 작품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아쉽게도 전시되지 못해 해당 기관의 협조 아래 자료로 공개한다. 마지막으로 미국국립문서보관소가 소장한 한국전쟁 관련 사진 및 영상 자료는 전쟁 포로와 고아 등 전쟁 속의 민간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2부. 전쟁과 함께 살다
휴전으로 인한 분단이 고착화되면서 남북한은 언제든 전쟁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긴장 속에 지난 70년을 보냈다. 대한민국은 성인 남자 모두가 의무 복무를 하고, 매년 막대한 예산이 방위비에 투입되며, 국가주의와 군대문화가 사회 전반에 작동하고 있는 일종의 ‘병영국가’이다. 강력한 반공주의가 사회 전반에 작동하면서 한국전쟁과 관련된 공식적 내러티브만 존재하며, 각자의 상황에서 겪은 전쟁의 기억들은 억압되거나 주변화 되었다. 전쟁과 함께 살다 에서는 분단으로 인해 기형적이고 왜곡된 한국 사회의 문제점에 천착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사상과는 무관했던 예술학도가 군인과 포로로, 실향민으로 살게 된 경험을 그린 이동표, 축제의 장이 된 무기박람회장의 아이러니를 보여준 노순택, 평생 북한의 고향을 그리워했던 할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관찰하는 한석경 등 2020년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1950년 전쟁의 영향을 다룬 작품이 소개된다.
3부.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전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빼앗아간다. 유년기, 교육받을 권리,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환경, 가족을 비롯한 사랑하는 사람, 인간에 대한 신뢰 등 인간다운 삶의 기본요건을 파괴하고 박탈한다. 한국전쟁 이후에도 지구상에서 수많은 분쟁과 내전이 끊이지 않는다.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는 전쟁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훼손된 가치에 대해 짚어본다. 4년간 여권을 빼앗긴 채 구금 생활을 했던 경험에서 난민들이 처한 상황을 다양한 매체로 알리고 있는 아이 웨이웨이, 분쟁 지역에서 여성의 삶에 주어진 고통과 부담을 다룬 에르칸 오즈젠, 수많은 전쟁과 검은 거래 간의 커넥션을 폭로하는 로베르 크노스와 안토아네트 드 용 등 동시대의 예술가들은 예술과 실천을 통해 전쟁의 사회 속에서 “인간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 천착한다. 이들은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위협하는 전쟁은 왜 지속되는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전쟁을 어떻게 멈출 것인가.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상황의 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묻는다.
4부. 무엇을 할 것인가?
시간이 흐르면서 전쟁과 분단, 통일에 대한 세대 간의 인식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통일을 절실히 바라는 실향민부터 실리적인 측면에서 통일을 생각하는 젊은 세대까지 서로 다른 세계관으로 현실을 바라본다. 국가 간 이동과 거주가 자유로워지면서 국가에 대한 소속감은 약해져가는 경향이 있고, 국가에 대한 인식 또한 변화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지구상의 정보를 접하면서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의 정체성뿐 아니라 세계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역할도 새롭게 요구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에서는‘일상에서 내면화된 군사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와 같은 가까운 문제부터 ‘한국을 찾은 난민들에게 한국이 어떤 나라여야 할까’와 같은 문제에까지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눌 공간을 마련했다. 도큐먼츠는 한국전쟁기에 살포되었던 선전물, 속칭 ‘삐라’를 모티브로 2020년을 위한 ‘안전보장증명서(Safe Conduct Pass)’를 제작하여 배포한다. 또한, 탈분단 평화교육을 지향하는 피스모모의 워크숍과 함께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전쟁 관련 도서와 평화비전을 담은 도서로 구성된 독서 공간이 운영된다.
주요작품 캡션 및 소개글
1) 김성환
김성환(1932~2019)은 시사 만화가로, 1949년 『연합신문』에 「멍텅구리」를, 1955년 이후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에 「고바우 영감」을 연재했으며, ‘현대만화가협회’ 회장, ‘한국만화가협회’ 고문, ‘한국시사만화가회’ 명예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고등학생이었던 작가는 스케치북을 들고 전쟁현장을 누비며 전쟁의 참상과 실상을 담았다. 1·4후퇴 이후에는 기자로 활동하며 최전방 병사들의 모습과 전쟁의 풍경 등을 다양한 기법으로 그려냈다.
김성환, <6.25스케치 1950년 9월 29일 화신 앞가슴만 움직이고 있었다.>, 1950, 종이에 연필, 채색, 14.3×21.1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김성환, <6.25 스케치 1950년 10월 11일 호화주택이 생긴 걸인부자>, 1950, 종이에 연필, 채색, 14.4×21.1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6.25스케치>(1950-1953)는 고바우 영감으로 유명한 만화가 김성환이 전쟁 발발 직후부터 그가 목격한 참혹한 전쟁의 모습을 그린 연작이다. 그는 몸에 맞지 않은 헐렁한 군복을 입은 인민군 소년병, 개성을 폭격한 미군기, 길거리에 버려진 군인의 시체 등을 기록했다. 이 작품들 한구석에는 밀짚모자를 쓰고 살펴보는 사람이 숨어 있다. 바로 작가 김성환 자신으로,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는 관찰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남겨 둔 셈이다.
2) 변월룡
변월룡(1916~1990)은 연해주에서 태어난 고려인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술학교를 졸업했다. 1950~1980년대에는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술 문화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1953년 7월부터 이듬해까지 약 1년 동안 소련문화성이 그를 북한에 파견하면서 약 1년 3개월간 평양미술대학의 교수로 재직하였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전쟁으로 인하여 폐허가 된 평양미술학교와 북한의 미술계를 재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1990년 북한 정부의 숙청으로 작고할 때까지 다시는 북한 땅을 밟지 못하였다. 1950년대 그의 화풍은 다소 아카데믹했지만, 이후에는 두세 가지 이상의 화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등 자유로운 표현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변월룡, <6.25전쟁의 비극>, 1962, 종이에 에칭, 55×68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변월룡, <조선분단의 비극>, 1962, 종이에 에칭, 44×64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6.25전쟁의 비극〉(1962)은 맨발이 드러난 시체 옆에 앉아 얼굴을 묻고 울고 있는 여인과 무릎을 꿇고 앉은 아이의 실루엣을 그린 작품이다. 또 다른 작품인〈조선분단의 비극〉(1962)에서 작가는 미군 헌병들이 총구를 겨눈 철조망 앞에서 어린아이를 업은 채 눈물 흘리는 여인의 지친 모습을 담았다. 이처럼 변월룡의 작품은 전쟁과 분단으로 파괴된 삶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3) 이동표
이동표(1932~ )는 황해도 벽성에서 출생하였으며, 1948년 해주예술전문학교 미술과에 입학하였다. 1950년 창작 실습차 지방에 체류하던 중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1·4후퇴 당시 홀로 월남하였다. 부산에 있는 미군 수송부대에서 추상화가로 근무하다 국군에 입대하였다. 작가는 평생에 걸쳐 본인을 낳고 돌아가신 어머니와 북녘의 가족들, 그리고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이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이동표, <일인이역 골육상잔>, 2000, 캔버스에 유채, 91×72.7cm.
〈일인이역 골육상잔〉(2000)은 이념과는 무관했던 예술학도가 전쟁과 분단으로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놓인 개인적 경험을 담은 작품이다. 올해로 아흔 살이 된 작가는 지금도 고향처럼 호수가 있는 마을, 양평의 작업실에서 고향과 그리운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휴전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향이지만 평생 가보지 못한 채, 손주가 가르쳐준 구글 어스를 통해 눈으로 고향을 찾아간다.
4) 한석경
한석경(1982~ )은 공간 속에서 발생하는 물질을 소재 삼아 공간과 사물이 맺는 관계를 연구한 후 이를 평면 및 영상, 설치 등의 시각적 결과물로 구현하는 작가이다. 2016년부터는 분단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배경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석경, <시언: 시대의 언어>, 2019, 혼합 재료, 650×550×300cm.
〈시언: 시대의 언어〉(2019)는 한국전쟁 실향민인 외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후 할아버지가 평생 수집하신 물건과 자료들에 대해 살펴보면서 만든 작품이다. 남한에서 가정을 꾸려 평생을 사셨지만, 늘 북의 형제들을 그리워했다. 일찍부터 비디오카메라를 장만하신 외할아버지는 북한과 관련된 것이라면 작은 것이라도 촬영하고 녹화하여 많은 양의 영상을 수집했다. 작가는 평생을 그리움이라는 감정에 얽매여 살아온 할아버지의 삶을 생각하며 그의 방을 재현하였다.
5) 노순택
노순택(1971~ )은 기자 생활을 하다 전업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동시대 한국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맥락을 다큐멘터리 사진을 통해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의 분단 구조가 한국의 현실을 어떤 모습으로 빚어내는지 관심을 두고 있으며, 정치사회적 이데올로기가 한국의 사회심리를 어떻게 끌고 가는지 관찰하고 이를 프레임에 담아낸다.
노순택, <좋은, 살인 #BJK1207>, 2008, 경기도, 장기보존용 잉크젯 안료프린트, 108×158cm
<좋은, 살인〉(2008-2009) 연작은 성남 서울비행장에서 개최되는 국제항공 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장의 풍경을 담은 작품이다. 세계의 무기상들이 모여 계약을 체결하는 이 전시회는 2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오며, 특히 가족 단위의 나들이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작가는 살상의 도구인 무기가 유희의 대상이 된 아이러니를 표현한다.
6) 김세진
김세진(1974~ )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영상 제작 프로듀서이다.
김세진, <녹색섬광> ,2020, 비디오 설치, 6채널 비디오, 컬러, 스테레오 사운드, 가변설치, 6분 30초.
〈녹색섬광〉(2020)은 전쟁게임처럼 진화해가는 현대전의 섬뜩함을 다룬 작품이다. 작가는 전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놀라울 만큼 ‘실재’적인 컴퓨터 그래픽 게임인 일인칭 슈팅게임을 통해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한 전쟁을 유사 체험하였다. 그리고 사이버 공간에서 존재하는 불멸의 삶과, 실제 중동 혹은 어딘가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이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손가락’을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부터 비롯된 작품을 통해 작가는 기술과 정치, 제국과 식민 사이에 존재하는 삶의 다중성에 대해 사유하고자 한다.
7) 에르칸 오즈겐
에르칸 오즈겐(Erkan Özgen, 1971~ )은 전쟁, 폭력, 트라우마에 대한 복잡한 질문을 다루며, 관객들로 하여금 정치적 경계를 넘어 사적이고 인간적 차원에서 이를 성찰하도록 한다. 격동적인 이주 위기가 우리의 정치사회 생태계를 재정립하고 있는 가운데 오즈겐의 작업은 끊임없는 정보의 흐름 속에서 잊히거나 때로는 의도적으로 가려진 일련의 이야기를 드러내고, 이러한 이야기들의 파편은 감정과 더불어 근본적인 질문들을 불러일으킨다.
에르칸 오즈겐, <보랏빛 모슬린>, 2018,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6분 24초.
〈보랏빛 모슬린〉(Purple Muslin, 2018)은 북부 이라크 아슈티 난민 캠프에 머무는 야지디 여성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기원전 2000년경부터 이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야지디 사람들은 인근에 발상한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와 무관하게 자신들만의 전통을 지키면서 살아온 소수민족이다. 하지만 ISIS의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수천년 간 지켜온 터전에서 쫓겨나듯 도망쳐 나왔다. 여러 종류의 폭력이 횡행하는 환경에 노출된 이 여성들에게 이야기를 청하고, 전쟁과 이주, 고통에 대한 각자의 경험 속에서 공유된 그들의 기억을 찾는다.
8) 논타왓 눔벤차폴
논타왓 눔벤차폴(Nontawat Numbenchapol, 1983~ )은 방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영화감독이자 텔레비전 각본가이며,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널리 인정받았다. 그는 주로 지속적으로 외면 받는 국경 지역 현지인들의 관점을 그린다.
<미스터 쉐도우>, 2016-2018, 크로모제닉 컬러 프린트, 4mm 알루미늄판, 111.5×167cm(5).
<미스터 쉐도우> 설치전경
<미스터 쉐도우>(Mr. Shadow, 2016-2018) 는 작가가 미얀마 인근 국경 지역에서 만난 소년병들을 다룬 작품이다. 정확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으나 현재 지구상에는 약 20-30만 명의 소년병이 존재한다. 이들은 정치적인 이념으로 인해 군인이 되기보다는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하여 입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록 군대 내에서 최소한의 숙식이 충족된다 하더라도 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마약과 같은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신체는 살아있으나 영혼이 박탈당한 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군복을 입고 있는 사람의 몸과 얼굴을 삭제하였다. 이는 곧 어린 나이에 군대에 들어가 점차 본인의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소년병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9) 아이 웨이웨이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1957~ )는 베이징에서 태어나, 현재 베이징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난민의 위기가 아니다. 우리 인간의 위기이다.”라고 말하며, 각종 내전과 독재 때문에 발생하는 수많은 난민의 삶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을 환기한다.
아이 웨이웨이, <여행의 법칙>, 2017, 강화 폴리염화비닐, 350×560×1600cm,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소장.
〈여행의 법칙〉(Law of the Journey, 2017)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는 고무보트에 난민들을 빽빽이 앉힌 설치 작품이다. 그 주변의 벽에 설치된 〈폭탄〉(Bomb, 2019)은 50개의 무기를 가장 파괴력이 강한 순서부터 위에서 아래로 배치한 작품이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는 무기가 시대 순으로 배치된 것으로 제 2차 세계대전부터 냉전 시대, 그리고 최근의 무기들이 포함돼 있다. 반대편 벽의〈난민과 새로운 오디세이〉(Refugees and New Odyssey, 2016)는 난민들이 처한 삶의 조건인 전쟁, 폐허, 여행, 바다 건너기, 난민 캠프, 시위 등 6가지 모티프를 고대 벽화의 형식으로 보여준다.
10) 도큐먼츠
도큐먼츠는 에디터, 활자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예술가, 오브젝트 디자이너, 공간 디자이너, 개발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다학제적 창작 스튜디오다.
도큐먼츠, <안전 보장 증명서>, 2020, 텍스트, 종이에 오프셋 인쇄, 페인트, 가변크기(전단10.5×14.8cm)
<안전 보장 증명서>(2020)는 한국전쟁기에 살포되었던 선전물, 속칭 ‘삐라’를 모티브로 제작 및 배포하는 작품이다. 새로운 세대와 함께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확립하고,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지향하기 위해 어떠한 실천을 해나갈지 그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