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서울박스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MMCA×LG OLED 시리즈의 두 번째 전시가 지금 이 공간에서 펼쳐지고 있는데요. 국립현대미술관이 LG전자와 함께하는 이 프로젝트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과 예술적인 상상력이 만나서 만들어 내는 새로운 전시 경험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기획됐습니다.
올해는 김 크리스틴 선 작가가 서울공간의 건축적인 특성을 살려 이 공간을 대규모 디지털 애니메이션과 벽화로 구성된 설치 작품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김 크리스틴 선은 드로잉과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언어와 소리, 그리고 소통의 구조를 탐구해 왔는데요, 2025년 영국 현대미술 전문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계 인물’ 34위에 오를 만큼, 동시대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특히 그는 언어를 시각적으로 번역하는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농인 커뮤니티의 경험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미국의 수어, 음악의 악보, 만화의 모션 라인, 손 글씨 드로잉, 도표와 문장 같은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작업의 재료로 가져옵니다. 이를 통해, 언어가 어떻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들고 바꾸는지, 어떻게 세상과 관계 맺게 하는지, 그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냅니다.
이런 그의 작업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소통의 방식과 규칙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데요, 최근 그의 작업은 하나의 드로잉이나 퍼포먼스를 넘어, 언어를 공간적인 경험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공간 안에서, 언어가 만들어지고 움직이고 충돌하는 과정을 다양한 감각을 통해 경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