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야기의 재건2: 던컨 캠벨, 오톨리스 그룹, 그리고 와엘 샤키

  • 2016-08-10 ~ 2016-09-11
  • 서울 MMCA필름앤비디오
  • 조회수890
  • 공유하기

전시정보

이야기의 재건2: 던컨 캠벨, 오톨리스 그룹, 그리고 와엘 샤키

<이야기의 재건2: 던컨 캠벨, 오톨리스 그룹, 그리고 와엘 샤키>는 다양한 통념들의 허구적 집합체처럼 보이는 이미지의 탐구를 통해 이미지의 안과 밖을 형성하는 기억의 지표들을 새롭게 놓는 시도를 해오고 있는 작가들을 소개한다. 지도를 통해 특정 지역 전체를 들여다보거나 지층의 단면도를 통해 지구라는 행성의 내부를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현재 세계의 모습 안에 숨어 있는 실제의 층을 각자의 방법으로 투시하는 일은 특정 사건, 존재와 연관된 기억들을 해부하고 재구성하는 일에 가깝다. 각기 다른 에세이 필름 형식을 통해 세계와 실존의 문제들에 질문을 던지는 영국의 두 아티스트 던컨 캠벨과 오톨리스 그룹, 그리고 역사의 재구성을 통해 역사성 자체에 질문을 던지는 이집트의 아티스트 와엘 샤키의 작품들은 그런 점에서 세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는 던컨 캠벨의 필름 작업은 기록보관물로서의 사진 자료와 현대자본주의 사회 일상을 지배하는 평범한 양식들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이야기들을 뒤섞으며 변증법적으로 공존하는 시스템과 인간 실존의 관계에 질문을 던진다. <버나뎃>, <폴스 번스 멀론 피들스>, <존 드롤리언의 꿈> 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작업은 단편적인 기록물로서의 사진 및 기록영상 이미지를 재해석하면서 역사적 사실과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열린 담론을 제기한다. 2014년 그에게 터너상을 안겨준 <타인의 오브제>는 예술작품의 상업적 가치와 효용성, 그리고 예술로서의 의미가 혼용된 문화적 구조에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재치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2002년 안잘리카 사가와 코도 에슌이 결성한 영국의 오톨리스 그룹은 이미지와 사운드의 물리적 성질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허구적으로 연결하며 자본주의 문명이 축적해온 환경, 테크놀로지와 감각의 변형, 지층의 운동과 태양의 활동까지 전방위적 문제들을 연구한다. 과거의 단편적인 이미지들은 이들의 영화 속에서 곧 미래를 예측하는 계기가 되며 문학, 영화, 음악, 과학 등으로부터 인용된 재료들은 실제와 허구의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촬영 규모가 비교적 큰 <래디언트>나 <지구 영매>와 같은 작품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작품들이 미니멀한 형식으로 제작된 이들의 작품들은 특정 문제에 대한 연구과정 속에서 채집된 사진 및 사물, 소리, 행위 등을 단서로 이미지와 언어의 새로운 관계를 구축한다. 따라서 오톨리스 그룹의 이러한 작업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포함한 세계와 우주의 현상들을 관찰하는 연구 과정의 발표물처럼 보인다.


던컨 캠벨과 오톨리스 그룹의 작업은 모두 이미지의 고정관념을 파괴한다기보다는 이미지 자체가 내포한 기억의 층, 사운드와 침묵, 언어의 개입을 통해 이미지의 허구성을 폭로하면서 사물과 존재에 대한 우리의 사고를 전환시킨다.


이집트 아티스트 와엘 샤키는 인형극을 이용해 십자군전쟁의 이야기를 삼부작으로 완성했다. 11세기 말에서 13세기 말 사이에 벌어진 십자군전쟁은 서유럽 기독교의 관점에서만 다루어진 측면이 많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종교전쟁으로 흔히 이야기되는 여덟 차례에 걸친 십자군 원정의 복합적인 역사와 정치, 사회적 맥락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2010년에 시작해 2015년에 완성된 와엘 샤키의 십자군 카바레 삼부작은 종교, 신화, 문화, 정치가 결합된 오늘날의 문제들을 십자군 전쟁이라는 대서사극을 통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중세 프레스코화를 연상시키는 배경 속에서 마리오네트 인형들의 형상과 표정은 전개되는 사건들의 정서적 양상들을 표현하지만 모든 사건의 맥락은 관객의 다양한 해석을 유도할 만큼 열려 있다.


<이야기의 재건2: 던컨 캠벨, 오톨리스 그룹, 그리고 와엘 샤키>는 이들 세 명의 작가가 제작한 싱글 채널 작품 전체를 소개한다. 던컨 캠벨의 작품들은 모두 국내에선 처음으로 소개되는 것이며, 일부 작품만 소개되었던 오톨리스 그룹의 전작(全作)상영과 함께 2014년 싱글채널 설치작품 <소버린 시스터즈>가 상영관 문을 개방한 채 루핑 상영된다. 또한 와엘 샤키의 십자군 카바레 삼부작의 마지막 편 <십자군 카바레3: 카르발라의 비밀>을 포함한 삼부작 전체가 상영된다. 이들 세 작가들의 작품은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면서 진실에 접근하고, 우리의 사고와 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사회, 문화적 요인들을 분석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아울러 이미지 너머의 소리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재건하는 세 작가의 방법론은 모두 예술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그들만의 응답이기도 하다.



※ 이야기의 재건2 브로슈어


※ 이야기의 재건2 상영시간표

  • 작가
    던컨 캠벨, 오톨리스 그룹, 와엘 샤키
  • 작품수
    총 25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