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

  • 2021-11-11 ~ 2022-03-01
  • 덕수궁 전관
  • 조회수53096
  • 공유하기

전시정보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
박수근, ‹나무와 두 여인›, 1962, 캔버스에 유채, 130x89cm, 리움미술관
박수근, ‹나무와 두 여인›, 1962, 캔버스에 유채, 130x89cm, 리움미술관
박수근, ‹철쭉›, 1933, 종이에 수채, 36x45cm, 개인소장
박수근, ‹철쭉›, 1933, 종이에 수채, 36x45cm, 개인소장
박수근, ‹감›, 1952, 캔버스에 유채, 33x45cm, 개인소장
박수근, ‹감›, 1952, 캔버스에 유채, 33x45cm, 개인소장
박수근, ‹집›, 1953, 종이에 유채, 80.3x100cm, 서울미술관
박수근, ‹집›, 1953, 종이에 유채, 80.3x100cm, 서울미술관
박수근, ‹실직›, 1961, 하드보드에 유채, 40.5x22cm, 개인소장
박수근, ‹실직›, 1961, 하드보드에 유채, 40.5x22cm, 개인소장
박수근, ‹판잣집›, 1950년대 후반, 캔버스에 유채, 20.4x26.6cm, 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
박수근, ‹판잣집›, 1950년대 후반, 캔버스에 유채, 20.4x26.6cm, 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
박수근, ‹세 여인›, 1960년대 전반, 나무판에 유채, 21x46.4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박수근, ‹세 여인›, 1960년대 전반, 나무판에 유채, 21x46.4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 해당 전시는 온라인 사전예약자 우선 입장이 이뤄지며, 현장접수 시 대기줄이 발생될 수 있음을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수근은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진 화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박수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박수근은 예전의 미술사가들이나 비평가들에 의해 해석된 박수근이 아닐까요?


이번 전시는 직접 박수근의 생애를 살펴보고, 자취를 따라가고, 작품을 감상하면서 ‘우리의 박수근’을 만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국민화가'라는 수식어를 잠시 잊고, 박수근을 전혀 몰랐던 것처럼 새롭게 감상해 보도록 말이지요.


전시는 박수근이 19세에 그린 수채화부터 51세로 타계하기 직전에 제작한 유화까지 그의 전 생애의 작품과 자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네 개의 전시실은 각각 박수근의 부인 김복순 여사, 소설가 박완서, 아들 박성남, 그리고 일찌감치 박수근의 진가를 알아본 컬렉터와 비평가의 시선을 따라 구성되었습니다. 동시에 박수근이 살았던 서울 창신동부터 그가 일하고 자주 찾았던 명동, 을지로까지 박수근의 공간을 담고 있습니다.


전시 제목의 '나목'은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참혹한 시대, 그 시기에 곤궁한 생활을 이어나간 사람들, 그리고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고 찬란한 예술을 꽃피운 박수근을 상징합니다. 전시장을 거닐며 박수근이 살았던 1950년대와 1960년대 전후의 한국 사회, 서울 풍경, 사람들의 일상을 상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밀레를 사랑한 소년


"하나님, 나는 이담에 커서 밀레와 같이 훌륭한 화가가 되게 해주세요."


박수근은 12세 때 장 프랑수아 밀레의 그림을 보고 감동을 받아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부친의 사업 실패로 집안이 기울면서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박수근은 초등학교 담임인 오득영 선생님의 격려를 받으면서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했고 18세에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했습니다.


박수근은 밀레가 그랬듯이 농촌의 풍경과 일상을 소재로 한 그림들을 그렸고, 거의 매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작품을 출품하며 화가의 꿈에 다가갔습니다. 그는 평범한 이웃들의 생활에 관심을 기울였고, 같은 대상일지라도 여러 차례 반복해 그리면서 가장 진실한 모습을 화폭에 담고자 했습니다. 박수근이 그린 습작들과 그림 공부를 하며 참고로 삼았던 자료들을 통해 화가가 되고자 하는 그의 절실한 마음과 성실한 태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2. 미군과 전람회


"저의 작품 전시회를 계획하시고 계신 데 대하여 저도 대찬성입니다. 지금부터 더 많은 그림을 그려야겠습니다."


박수근은 1953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특선을 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국전, 대한미술협회전, 현대작가초대미술전 등 중요한 전람회에 참여하면서 중견 화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박수근은 미술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당시 유행하는 그림을 그리지도 않았지만, 진솔한 소재를 선택하고 여기에 어울리는 개성적인 화법을 구사하여 평론가들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그림만 그리며 사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박수근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미군 PX에서 초상화가로 일했고, 용산 미군 부대에서 전시를 열고 그림을 팔았습니다. 박수근은 미국 개인전을 제안받고 열심히 준비했지만, 병으로 갑자기 타계하면서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PX 초상화부에서 함께 일했던 박완서는, 훗날 소설가가 되어 박수근이 참혹한 시절을 얼마나 묵묵히 견뎌냈는가를 기록했습니다.



3. 창신동 사람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평범한 견해를 지니고 있다."


한국전쟁 때 박수근은 남한으로 피난을 내려왔고 이후 가족들과 함께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에 정착했습니다. 창신동은 동대문시장에서 가까워 일찍부터 서민들이 모여 살았고, 전쟁 후에는 피난민들도 정착하여 함께 살았던 곳입니다. 박수근이 창신동에서 살았던 10년은 화가로서 가장 전성기를 누린 시간이었습니다.


판잣집이 줄지은 창신동 골목길은 좁고 누추하고 시끄러웠지만, 그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이웃들은 의연하고 당당합니다. 박수근은 참혹한 전쟁이 지나가고 폐허가 된 서울에서 강인하게 삶을 이어나가는 이웃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그림에 새겨 넣었습니다. 누구보다 평범한 삶을 살았기 때문일까요? 박수근의 그림에는 1950년대와 1960년대 우리나라의 사회상, 서울의 풍경, 서민들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4. 봄을 기다리는 나목


"하지만 겨울을 껑충 뛰어넘어 봄을 생각하는 내 가슴은 벌써 오월의 태양이 작열합니다."


박수근이 활동했던 시기에는 우리나라에 추상미술이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박수근은 미국에서 들어오는 추상화를 공부하면서도 실제로 그림을 그릴 때는 자신의 화풍을 꿋꿋하게 고수했습니다. 박수근의 그림은 물감을 여러 겹 쌓아 올려서 거칠거칠한 질감을 만들어 내고, 형태를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고, 색을 아껴 가면서 그린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그림들은 우리나라의 옛 흙벽, 분청사기, 창호지, 그리고 화강석으로 만든 불상 등을 떠올리게 합니다. 비평가들은 박수근을 '서양의 유화를 한국적으로 잘 해석한 화가'라고 평가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반도화랑을 통해 그의 작품을 구매했습니다. 1965년 박수근이 타계하고 1970년대 말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한 뒤에야 박수근의 그림은 비로소 국내에서도 인기리에 거래되고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 기간
    2021-11-11 ~ 2022-03-01
  • 주최/후원
    국립현대미술관
  • 장소
    덕수궁 전관
  • 관람료
    2,000원(덕수궁입장료 별도)
  • 작가
    박수근
  • 작품수
    작품 100여 점, 자료 200여 점

전시이미지

오디오가이드

#1. 전시 인사말 박수근전을 찾아주신 관람객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봄을 기다리는 나목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데요, 나목은 한국전쟁이 끝난 뒤, 가난과 사회적인 혼란, 가족의 상실 등으로 어려움을 견뎌야 했던 박수근 시대의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동시에, 독학으로 미술을 배워야 했던 한계와 경제적인 곤궁함을 견뎌야 했던 박수근 자신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황폐해진 전쟁 후의 시대상, 그리고 추위를 견디는 나목처럼 희망을 놓지 않았던 사람들이 바로 이 ‘나목’이라는 단어에 담겨 있는 것이죠. 이번 전시는 이렇듯 박수근이 살았던 시대를 보여주는 데 주목하고, 그 시대, 그가 만났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피난민 신분이었던 박수근은 한국전쟁 이후,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시대를 맨몸으로 받아내며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집 주변의 일상에서, 매일같이 걸었던 거리에서 마주하게 된 풍경들을 자신의 그림에 담으며 시대와 사람들을 그려나갔죠. 언뜻 보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그 풍경 속에는 그 시대를 관통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작은 속삭임처럼 전해집니다. 그럼, 지금부터 그의 그림들 속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만나러 가보시죠.
전시 인사말

1.전시 인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