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의 과학적 보존 - 야외조각작품의 보존과 복원에 관하여

강정식 ·장영준

  • 머리말
  • 전시와 환경관리
  • 작품에 미치는 외기조건
  • 작품의 보존과 복원방법
  • 맺음말
    • 작품의 보존과 복원방법

    야외 조각 전시장이나 전시공간에 놓여 있는 조각작품들의 재료를 살펴보면 주로 철, 황동, 청동. 특수합금, 대리석, 화강암, 합성수지 등이 쓰인것을 알 수 있다. 이 러한 작품들의 재질은 재료의 특성상 눈, 비, 먼지및 오염인자에 의하여 쉽게 변질되 거나 파손을 입지는 않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서서히 부식이 진행되거나 내부에서 균열이 형성되는 피해를 받게된다.

    따라서 작품의 보존과 복원은 야외에 설치되어있는 조각작품의 전시방법이나 장소, 작가의 의도 또는 관람객이 감상하는데 있어서의 용이 함, 작품의 재질별로 그 성격을 분류하여 조사연구한 다음 실시해야 한다. 작품이 형 태나 색채감 또는 재질이 작가가 의도한 원래의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제작당시의 상황을 고려하여야 하며 재질별 보존대책을 연구하여 지속적인 보존관리 방법을 수립 해야한다.

    복원작업은 작품이 파손되었을 경우에 한하여 실시함이 바람직 하며 작품에 미칠수 있는 자연적 인위적인 훼손요인은 미리 방지할 수 있도록 보존 전문가나 관계 연구원이 합리적인 보존대책을 세워야 한다.

    야외현장제작이나 도시조형작업에 주로 이용되고 있는 조각재료들은 크게 금속류(청동, 황동, 주철, 연철, 강철. 스텐레스, 알루미늄) 석재류(대리석, 화강암) 합성수지류(PVC. FRP, Polycarbonates)등으로 분류되는데 가장 흔한 재료는 석재류와 금속류로 볼 수 있다. 조각작품의 재질중 철은 아황산가스 암모니아가스, 비 또는 눈에 이해서 조직이 부식되는 산화현상을 일으킨 다.

    특히 공기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붉은빛을 띄는 산화철조직으로 부식되어 안정화 된다. 철은 크게 주조, 단조, 판금등의 제련방법으로 생산된다. 철조직은 철광석을 제 련하여(환원방식) 철성분만을 뽑아내어 사용하기 때문에 입자가 대단히 안정된 형태이 다. 철의 성분은 주위의 물질과 반응하여 안정되고 견고한 형태로 되돌아 가려는 물리 적 화학적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 그화학반응식은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F₂+2HOFe(OH)₂+H₂(수산화 제1철)
    →2Fe(OH)₂+½O₂+ HO → 2Fe(OH)₃(수산화 제2철)
    →2Fe(OH)₃+FeO₃+ 3H ₂O(안정된 조직)

    철조각 작품의 표면에 생기는 녹은 수분이 철표면에 부착되어 공기중의 산소와 함께 수적(水滴)을 형성시킨다음 생성된다. 철표면에 생성되는 녹은 주로 겉 표면에는 붉 은 빛을 띄는 녹이고 내부층에는 검은 빛을 띄는 녹이 생성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철제 조각 작품의 표면에 붉은녹이 전체적으로 형성되는것이 작 가가 의도한 심미적인 효과라면 일부러 녹을 제거할 필요는 없지만 의도적인 표면의 질감효과가 아니라면 방수액을 바르거나 코팅처리를 해주는게 좋다.

    철재류의 표면도 포에 사용되는 재료는 페인트계통의 유성도료나 경유, 그리스유등의 석유화학계열의 기름종류, 왁스니스나 인크라락 계통의 무광택 화학수지 코팅제가 있다. 철제조각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해요소는 염(鹽)분이다.

    염분에 의한 철채류의 훼손모습을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곳은 해변이다. 바닷가에 위치한 야외조각 전시장이나 도심지역 에 설치 되어있는 철제조각작품의 표면이 내륙 지역의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빨리 부식되는것도 모두 이러한 염분의 피해다.

    작품의 표면에 페인트나 합성수지 계 통의 도료가 칠해져 있을 경우 부식의 속도는 훨씬 감소되지만 철표면과 도색 물감층 과의 접합층이 부식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작은 조각으로 균열이 진행되고 나중에는 도색층이 전면적으로 들떠 일어나 표면 피막층이 파괴된다. 도색층에 균열과 박락이 발생하여 점진적으로 떨어져 나가기 시작하면 관람객이 느끼는 심미적 효과나 작품 형 태상의 조형감이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보존처리를 해주는게 효과적 이다.

    도료가 칠해진 작품의 표면이 부식되어 부분적으로 박락되었을 경우 그 부분만 같은 색조의 도료를 이용하여 덧칠을 해주는 일시적인 처리 방법이 있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칠해져있던 도료충을 벗겨내고 피막보호 광명단을 페인팅 하기 쉽게 일차 바른다음 최초 작가가 의도했던 방법대로 전면적인 도색을 실시하는것이 바람직하다. 동합금 재료는 크게 청동과 황동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그밖에 특수합금 재료에도 이용 되고 있다.

    청동은 구리에 주석을 6:4의 비율로 혼합한 광물질이고 황동은 구리에 아 연을 혼합한 금속재료다. 청동조각의 표면에 생성되는 녹은 일반적으로 두가지로 나누 어진다.

    첫째는 혼히 볼 수 있는 푸른녹(Noble Patina)이고 두번째는 검은빛을 띄는 악성녹(Maliganant Patina)이다. 푸른녹은 청동조각의 표면에 보호피막을 형성하여 급속한 부식을 방지하는 표면보호 효과도 지니고 있다.

    청동조각의 표면에 구멍이 생 성 되는것을 흔히 청동병(Bronse disease)으로 부르는데 외기에 노출되어 있는 청동 조각작품들은 부식이 진행될경우 작품의 표면에 방청유를 바르거나 코팅처리를 하여 훼손의 속도를 늦출수는 있지만 전면적인 부식의 진행을 방지 하기는 어렵다.

    청동재 료는 합금시 기술상의 문제나 조직의 구조에 따라 부식이 진행되는 형태가 특이 하므 로 보존전문가의 기술적인 자문을 거쳐 복원처리를 실시해야 한다.

    현재 청동조각의 표면처리에 이용되고 있는 방법은 인위적인 부식 처리법과 자연부식 방법이 있다. 인 위적인 표면의 부식처리 방법은 강한 산, 암모니아, 알카리 등을 화학재로 이용하여 작가가 의도적으로 표면의 질감 효과등을 얻기 위하여 처리 시키는 방법이다.

    의도적 으로 표면처리를 하지않는 경우는 자연상태에 놓아두고 정기적으로 관찰하여 녹이 생 성되거나 청동병이 발생하려는 징후가 느껴지면 적절한 보존 방법을 강구하여 처리하 석 주면 좋다.

    작품의 표면에 구멍이 생겼을 때는 품질이 좋은 납을 구멍에 충진시킨 다음 표면처리를 실시하는 방법과 아랄다이트 등의 화학수지 접착제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리법 이기도하다. 청동에 생기는 녹의 생성과정을 화학방식으로 나타내면 먼저 표면에 Nontokite(CaCl) 그 다음에 Cuprite(Cu2O)의 구조가 형성된다.

    녹색 빛깔을 띄는 원소는 Malachite(Cu(OH)₂CO₃, 3Cu(OH)₂2H₃O인데 이것은 물과 함께 공기중에 노출되어 atacamite(Cuc1₂, 3Cu(OH)₂)와 Paratacamite로 진행 발 전 되는것이다. 이 상태를 bronse diseas라 부르며 적절한 보존처리를 필요로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청동조각의 표면에 방청유를 도포하거나 코팅처리등의 보존처리 방 법을 강구 할때는 작품 재료와 방청제와의 성분을 검토 해야하며 작품이 훼손되기 이 전에 취해야 할 보존방법과 청동병이 발생한 후에 실시해야할 복원처리방법을 분류하 는게 합리적이다.

    일시적으로는 왁스나 알콜등으로 단순 세척하는 방법도 효과적일 때도 있다. 금속재료 이외에 조각작품에 폭넓게 사용되는 재료는 석재류이다. 석재류에는 화강암, 대리석, 옥천석 등의 돌과 도기류(세라믹, 테라코타. 도자등), 시멘트재료가 있다.

    석재는 조 직이 치밀하고 단단하여 외기 속에서 다른 재료보다 강한 내구성을 지니고 있으며 재 질에 따라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재료는 화강암 과 대리석이며 가끔 옥석, 무늬석, 시멘트 재료가 이용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화강 암의 경우 재질이 단단하고 무늬가 아름다워 흔히 사용되는 재료이며 눈이나 비등의 풍화 작용에도 강해 보존에도 유리한 장점이 있다.

    대리석은 화강암에 비해 무늬가 아 름답고 다양한 색상및 질감의 효과로 인해 고급실내장식및 조각작품의 재료로 다양하 게 이용되고 있지만 자연상태의 외기조건 안에서는 조직이 쉽게 균열이 가거나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이태리산 대리석의 경우 일부 재료는 우리나라 와 같은 자연환경하에서는 보존에 치명적인 결함을 지니고 있는것으로 나타나 야외현 장 조각에 이태리산 대리석의 사용은 신중을 기해야 할것으로 생각된다. 석재의 구성 요소중 눈이나 비 또는 아황산가스 등에 쉽게 피해를 입는 요소는 석회질 입자다. 흔 히 calcium carbonate로 불리는 이 성분은 대기오염에 의해 산성화된 비를 맞을경 우 짧은시간에도 화학적성분에 많은 피해를 받아 결과적으로 암석조직이 융해, 침식되 는 결과를 빛는다.

    대기오염 이외에 석재의 표면이나 재질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에는 버섯이나 이끼류등이 있다. 석재의 표면에 수분이 형성되었을때 발생하는 이끼류는 초 기에는 재질의 표면색채를 변색시키는 사소한 피해를 주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석 재의 조직이 약해져 금이가거나 틈새가 벌어지면 그 사이로 모근을 번식시켜 작품전체 를 전부 균열이 가게 하거나 박락시키는 큰 훼손의 피해를 발생 시키기 때문에 조각 작품의 표면에 발생하는 이끼류는 미관상 또는 작품의 보존 측면에서 자주 세척시켜 주는것이 좋다.

    외부 자연상태 아래서 석재 조각작품의 재질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 나라에서는 여름과 겨울에 특히 훼손의 발생 정도가 높다.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비와 높은 온도에 의하여 조직이 약해지고 춥고 건조한 겨올에는 기온이 떨어진 밤에 약해 진 조직이 냉각되어 균열이 발생하거나 조각편이 떨어진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됨에 따라 서서히 석재의 재질은 파괴되어 간다. 따라서 자연환경의 요인에 의한 풍화작용 등의 물리적 변형과 대기오염에 의한 화학작용의 훼손원인을 최소화 시키려면 사전에 재질에 적합한 보존방법을 연구하여 조치해 주어야 한다. 석재의 조각편이 물리적 행 위에 의하여 떨어져 나간 경우에는 에폭시나 아랄다이트 등의 수지성접착제를 이용하 여 보존처리 해주는 방법이 있다.

    아황산가스등의 대기오염에 의하여 석재조각의 표면 이 떨어져 나갈 경우에도 화학수지접착제를 이용하여 박락층을 보강하는 일시적인 처 리법이 있다. 기념조각이나 동상등에 많이 사용되는 시멘트 혼합재료는 모래와 자갈 석회석을 흔합하여 성형시킨 것이다. 시멘트는 물과 혼합하여 양성되는 과정중 생기는 기공과 석회질 성분이 훼손의 주요 원인이 된다.

    시멘트로 양성된 조각이나 조형물의 표면에 하얗게 이물질이 생기는 현상을 백화현상(Cement Latency)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시멘트 성분속에 포함된 석회질 성분이 수분과 혼합하여 건조될때 나티나는 현 상이다. 시멘트 조성물은 다른 석재조직에 비해 휠씬 많은 기공을 지니고 있어 온습도 차이가 크면 클수록 쉽게 파손된다.

    시멘트 성분안에 포함된 알칼리성 석회질 성분은 실내전시장에서는 회화작품의 색채를 퇴색 시키는 주요한 원인이 되며 외기 상태의 석재조각에는 조직을 약화 시키는 요인이 된다. 외기 상태에 놓여있는 작품의 재료중 열이나 습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 하는것은 합성수지계통이다.

    일반적으로 PVC, FRP등의 Plastic 재질이 주종을 이루는데 기온의 차이에 따라 수축과 팽창작용을 활 발하게 한다. 이것은 재질의 물리적 특성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기후 아래서는 재질의 특성으로 인하여 휘거나 조직이 팽창하여 녹는등의 훼손현 발생하며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조직이 딱딱하게 수축되어 금이 가거나 부서질 염려가 있다.

    또한 직사광선에 의하여 색채가 탈색 되기도하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눈, 비 등의 자연환경에 의하여 색채가 퇴색 하거나 균열되고 박락이 심하게 일어나는 훼손현 상이 발생한다. 도기류는 점토(고령토, 백토)를 1300°C이상의 고온에서 소성가공하는 도자기와 1000°C이하에서 구워내는 도기, 토기, Terracotta등으로 분류된다. 대체로 야외조각에 이용되는 재료는 흔히 도자라 불리는 점토작품과 세라믹등이다.

    작품의 표 면에 유리질의 유약을 입혀서 소성하는 도자기류는 외부에 전시되더라도 굳어진 유약 이 표면을 보호하는 피막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분의 영향에 어느정도 보존효과가 있지 만 유약을 도포하지 않는 토기질 재료는 수분이나 기온차이에 의하여 많은 영향을 받 는다.

    도자기류는 특히 물리적 충격에 약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외부에서 인위적인 충격을 받지 않도륵 보호 조치 해야하며 둘째는 수분(눈, 비)에 조직이 약화되지 않도 록 보존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이상에서 열거한 조각재료들을 실내전시공간에서는 반 영구적으로 보존될수 있지만 태양광선이 직접 복사되는 야외전시장과 산성 눈이나 비,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등의 오염인자가 존재하는 도시환경에서는 특별한 보존 대 책이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야외조각 작품의 재질은 화학적, 물리적 성질에 따 라 보존전문가와 의논하여 대책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며 재질 자체의 기계적 강도나 물리적 성질의 한계성으로 인한 훼손은 어찌할 수 없다 하더라도 물리적 충격이나 환 경 변화에 의한 재질의 손상은 적절한 보완책에 의해 방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주기적 인 방습, 방충처리와 계획적인 보존대책을 세워서 외기 환경변화에 의한 피해를 방지 한다면 오염된 환경조건 상태에서도 효과적으로 작품의 수명을 유지시킬수 있을 것이 다.

    또한 구조적으로 시설을 보완하고 입지적 조건을 적절하게 이용하는것도 보존관리 의 한 방편이다. 작품의 효율적인 보존과 복원을 위해서는 화학, 물리학, 재료학, 금 속학, 보존과학 분야의 전문가 등과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들이 함께 연구하고 조사하 여 종합적인 보존관리의 토대를 마련해야 될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