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저작권

윤희창(문화체육부 2002월드컵 유치위원회 기획실장)


Ⅰ. 미술품과 저작권 인식
Ⅱ. 일반적인 저작궐 보호제도
Ⅲ. 미술작가와 저작권
Ⅳ. 미술작가의 새권리: 접근권과 추급권

Ⅳ. 미술작가의 새권리 :접근권과 추급권

1. 저작자 권리의 변천

저작자의 권리보호와 저작물의 무료이용은 항상 상호 대립한다. 저작권법의 목적이 저작자의 권리보호와 저작물의 공정이용을 균형있게 도모함으로써 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 로 한다(제1조)고 규정한 원인과 저작권제도가 근세 인쇄술 발달에 따라 다량 복제가 가능 해지자 탄생한 것도 바로 이러한 사유이다.

다시 말하면 저작물 이용수단의 발달은 기존의 저 작자 권리를 무력하게 하여 이에 상응하는 새로운 저작자권리를 창출하게 하였다. 세계각국 이 처음에는 서적등 출판물에 한하여 복재권을 중심으로 인정하여 오던 것이 녹음기술과 방송 기술 등의 발달로 복재권외에 방송권, 공연권, 2차 저작물작성권등을새릅게 인정하였으며 앞 으로 새로운 미디어기술의 발전애 따라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저작물과 달리 세월이 바뀌어도 미술품의 활용은 원작품의 매매, 전시가 주가 되어 과학기술의 발전과는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어서 미술작가의 권리변천은 다른 저작 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우리 저작권법제하에서 아직까지 인정되고 있지 않으나 미술작가들의 권익보호와 관련되는 새로운 권리를 고찰하기 위하여 이미 선진제국들이 채택하고 있는 추급권과 접근권등의 연구 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2. 추급권

(1) 베른협약의 추급권 신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미술가들은 젊은시절 무명의 작가일때는 생계를 위해 작 품을 싸게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월이 흘러 그 미술가가 유명하게 되고 작품이 인정받음 에 따라 화상이나 미술작품소유자는 엄청난 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그 이익의 원인을 분석하 면 작품소유자의 노력에 기인과는 것이 아니라 미술작가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에 따른 것이므 로 미술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히 불합리하다. 이러한 불합리점을 시정하기 위해서 고안한 것이 곧 추급권(Droit de Suite)으로 미술작품이 계속적으로 판매될 때마다 그 양도차액을 추 급해서 일정분을 미술작가가 분배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이러한 추급권은 최초의 국제 저작권조약인 베른협약의 개정토의를 위한 1928년 로마 개정 회의에서 제기하여 1948년 브뤼셀 개정회의에서 도입한 권리로 베른협약에서만 규정하고 있 다.

베른협약규정 제14조의 3에 의하면 「저작자는 미술작품을 양도한 후에 행하는 자의 매매의 이익에 관여할 수 있는 양도불능의 권리를 향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술작가에게 는 유감스럽게도 「이 제도는 국내법령이 인정하는 경우에 한한다」고 규정하여 강제적으로 이 제도의 시행을 요구하지 않아서 각 국가가 추급권을 미술작가의 권리로 채택여부는 자유이다. 이 제도는 현재 독일, 프랑스, 벨지움, 이태리 등 일부 국가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2) 독일의 추급권 제도

저작권보호제도는 출판의 독점권을 확보하기 위해 1709년 제정된 영국저작권법 효시로 영 국에서 맨 처음 출발하였으나 현재 저작권보호제도가 가장 발달한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은 베른협약의 추급권규정을 계기로 1965년 저작권법 전면개정시 추급권을 인정하여 [매매가격이 500마르크 이상의 미술작품이 화상이나 경매자를 통해 거래된 경우 거래가액의 1%를 미술작가에게 지불」토륵 규정하였다.

그러나 이 제도는 시행이후 화상이나 경매자들은 영업비밀의 노출을 우려하여 매매정보를 미술작가들에세 100%통보하지 않았으며 또한 미술 작가에게 제공되는 거래가액의 1%는 매매정보의 수집관리비에도 부족하여 큰 도움이 되지 못 해 유명무실해 졌다.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1972년 저작권법 개정시는 이를 대폭 수정하여 매도가의 최저선을 대폭 낮추어[100마르크 이상」인 미술작품이 화상이나 경매인을 통한 거래시마다 추급하여 징 수하되 징수비율은 대폭 인상하여 「매도가의 5%」를 그 미술작가에게 지불토록 개정(독일 저 작권법 제26조)하였다.

또한 미술작품의 매매정보가 은폐 또는 허위보고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술가는 화상 또는 경매인에게 매도인의 인적사항과 매도가격에 관한 정보를 요구할 수 있도록 법제화 하였다. 그러나 이를 무한정 인정시 화상이나 경매인의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 므로 정보청구권은 반드시 추급권 관리단체를 통해서 행사될 수 있도록 제한하고 만일 화상이 나 경매인이 매도자 인적사항을 밝히기를 원치 않을 경우에는 그 지불액수만 매도자를 대신하 여 지불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현재 독일의 추급권 관리는 VG Bild-Kunst(시각예술인을 위한 집중관리단체)가 전담하고 있다.

이 단체가 화상이나 중개상으로 부터 모든 미술품 매매정보를 받아 100마르크 이상의 거래 시 매도가의 50%를 매도자로부터 받아 관리수수료를 제하고 해당 미술작가에게 분배하고 있 다.

(3) 프랑스의 추급권 제도

프랑스대혁명 직후인 1793년 처음으로 저작자에게 복제 독점권을 부여하는 저작권법이 마 련된 프랑스는 수차례 법개정을 거쳐 1920년에 추급권을 신설하고 1957년 저작권법 전면 개 정시 추급권을 강화하였다.

프랑스 저작권법 제122조 8의 추급권 조항에서 [미술저작자는 화상이나 경매인을 통해 미술 작품이 법정금액 이상으로 매매되는 경우 그 판매수익금에 대한 3%의 지분을 가지며 이 추급 권을 행사하기 위한 기준과 조건은 최고 행정법원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미술작가의 추급권을 침해한 경우 「미술품 취득자와 법원직 공무원은 당해 미술가에게 공동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강제조항(프랑스 저작권법 제344조의 1)을 특별히 두어 미 술작가의 권리행사를 보장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의 추급권 관리는 SPADEM(미술저작권조합)이 전담하여 1만프랑 이상의 미술 작품이 화상이나 경매인을 통한 거래시 매매가의 3%를 징수하여 관리수수료를 재하고 해당 미술작가에게 분배하고 있다.

3.접근권

독일 저작권법은 미술작가들의 권리를 추급권과 함께 「미술작가들이 미술품의 판매를 타인 소유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작품의 소개, 해설 또는 복제 등을 위하여 그 작품에 접근」할 수 있는 접근권(das Recht auf Zugang zum Werkstutk)을 세계최초로 명문규정화하고 있 다.

1965년 저작권법개정시 신설된 접근권은 [저작자는 작품소유자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작품 개작이나 복제본의 제작을 위하여 미술작품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 (독일저작권법 제25조)고 명시하면서 다만 「작품 소유자는 미술작품을 저작자에게 인도할 의 무는 없다」고 규정하여 미술작가의 권리와 미술품 소유자의 권익 사이에 균형을 취하고 있다.

「자기작품에의 접근」과 「소유자의 이익」은 상시 대립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독일 판 례는 타인의 소유인 브론즈 데드마스크의 복제본을 만들기 위해 이 작품에 절근하려는 미술작 가에의 요구에 복제본 제작시 가치하락등을 우려해 이를 거절한 소유자와의 다툼에 대하여 「유일본의 예술품을 가졌다는 소유자의 특수가치 이익은 그의 작품을 재제작하겠다는 미술작 가의 이익보다 하위에 속한다」고 판결하여 접근권의 확대를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의 경 우 미술품 소유자는 일정한 경우에 미술작가가 작품에 접근하석 촬영, 복사, 메모등을 할 수 있도록 용인하여야 한다.

접근권을 아직까지 명문규정으로 인정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미술작가가 이미 타인 소유가 된 자기 작품애 자유접근이 가능할까? 논의의 여지는 많으나 새로운 창작을 위해 작가 의 접근이 필요하고 소유자에게 어떠한 손해도 끼치지 않은 경우와 같은 제한적인 상황하에서 접근이 가능하며 만일 이 경우 소유자가 동의하지 않을 때에는 권리남용의 이론이 적용되리라 생각된다.

4. 새로운 권리의 수용

한 나라의 문화발전은 그 사회가 얼마만큼 문화예술의 창작분위기 조성에 기여하는가에 크 게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 등으로 세계각국은 자국문화의 발전을 위하여 갈수록 저작자 의 권리보호를 강화하여 가고 있다. 또한 저작자들도 그들의 권리보전을 위해 각 분야별로 단 체를 구성하여 기존의 권리는 강화하고 새로운 권리를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저작자권리 탄생은 저작권 국제조약에서 새롭게 인정하거나 문화선진국에서 먼저 시 행된 연후 국제적으로 파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대륙법체재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저 작권제도는 항상 베른협약의 근거위에서 독일이나 프랑스가 채택하여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일본이 이를 수용한 연후에 우리도 도입하는 수순을 밟아 왔다.

추급권의 경우 세계적 권리인정은 상당히 경과되었으나 현재 시행국가는 서구국가에 한정되 어 있고, 접근권은 독일에서만 인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추급권에 관한 징수범위, 절차, 방법등의 실질적 연구가 미흡한 현실이며 뿐만 아니라 이 제도 도입시 좁은 미술시장의 흔란이나 위축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장기 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모든 미술작가에게 주어질 수 있는 실질적 권리인 접 근권의 경우에는 이를 인정하여도 특별한 문제는 없으리라 여겨진다.

특히 UR비준과 관련하 여 가까운 시일이내에 저작권법의 개정이 필수적이고 '95년이 「미술의 해」인 점을 감안하면 이의 적극적 검토가 미술계를 중심으로 재기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