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미술 15년 : 1980-1994 - 전시조직 과정과 평가 -

최태만(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글머리에
Ⅰ. 민중미술의 성격
Ⅱ. 전시기획배경
Ⅲ. 전시추진과정 		Ⅳ. 전시장조성 및 출판
Ⅴ. 부대행사
Ⅵ. 평가 및 반성
Ⅴ. 부대행사

[ 학술행사 ]

1. 강연회 : 민중미술의 발자취(2월 5일: 대강당, 강사: 유홍준)

개막 다음날 추진위원이었던 유홍준의 강연으로 민중미술15년의 발자취를 훑어보는 강연회 를 통해 그동안 글을 통해 밝혀지지 알았던 창작에 얽힌 에피소드, 작품제작 배경, 개별작가 의 버릇이나 생활상에 이르는 풍부한 이야기거리들이 소개되었는데, 약500여명의 청중이 운집 하여 성황을 이뤘다.

이 강연회는 전시에 출품되지 알은 작품을 중심으로 민중미술의 다양한 측면을 소개함으로써 민중미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장을 마련했다.

2. 작가와의 대화 : (3월 5일 : 소강당)

80년대 중반부터 민중미술 계열의 젊은 이론가로 활동해 온 심광현의 사회로 이 전시에 출 품한 김인순, 김정헌, 신학철, 이종구, 임옥상, 최병수 외에 유홍준까지 참가한 '작가와의 대 화'는 작가가 어떤 의도와 제작배경 아래 작업했는가를 알아보는 자리가 되었다. 이 자리에서 창작과정에 얽힌 어려움과 창작동기, 민중미술운동에 참가한 작가 개개인의 체험담 등이 솔직 하게 피력되었다.

3. 토론회(3월 12일 ; 대강당)

전시가 막바지에 다다른 시기에 '민중미술의 전망과 과제'란 큰 주제 아래 윤범모의 사회로 유홍준이 발제한 민중미술이 현대미술사적 의미와 그 이념의 제양상'과 정영목의 발재문인 민중미술의 성공과 실패'란 논문을 발표한 후 김홍회, 라원식, 박영택, 권산, 이영욱, 이용 우, 최태만 등이 토론을 벌인 종합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 토론회에서 유홍준은 민중미술의 당위성과 미술사적 의미, 최근 동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정영목은 민중미술이 반제도적, 반권위적 저항미술을 통해 미술표현의 폭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한 편, 민중미술의 편협성, 정치종속성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발표했으며, 토론자들은 이 전시 에 대한 긍정적 인상을 바탕으로 민중미술전의 시의적절성에 대해 동의했다.

다만 전시를 포 함하여 민중미술 전체에 대한 비평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방만한 논의만 무성했다는 점에서 이 토론회가 과연 생산적이었던가를 의심케 만들었다. 토론회가 80년대 중후반 처럼 열 띤 공방이나 흑은 이론의 대결장이 아니라 다소 맥빠진 합의의 장이나 혹은 평행선을 그리는 의견이 무리 없이 개진되었다는 것이 민중미술의 영향력이 그만큼 쇠진해졌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전시기간 중 매주 금, 토요일마다 총 6회에 걸쳐 출품작가 및 미술관 학예사, 기획위원이 진행하는 작품설명회(Guide Tour)를 전시현장에서 가짐으로써 일반관람객들의 관람이해를 증진시킨 점은 분명히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다.

특히 작품설명회에 참가한 작가들의 성의 있 는 태도는 맡은 관람객들을 그가 설명하는 주변으로 몰려들게 만들었으며, 전시현장에서 작가 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작품설명을 듣는다는 사실에 대해 맡은 관람객들이 관심을 보였다.

많 은 관람객들이 작가나 안내자의 의견을 단지 경청만 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견해나 혹은 설 명 도중 이해하기에 어렵거나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해 질문하기도 하는 등 강연 회나 토론회를 통해 얻을 수 없는 생생한 설명을 전시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 해 무척 고무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작품설명회는 비단 특정전시에 한정시킬 것이 아 니라 잘 교육된 자원봉사 안내자(aunt)를 활용해 상설화하는 것이 전시관람의 질을 높이고 서비스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한 방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