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관연구 제 5 집

미술관과 관람객 - 전시기획 과정과 연대별 작품성을 중심으로 - 박 래 경(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Ⅰ. 미술관관람객 연구의 필요성 Ⅱ. 미술관과 작품관람자	Ⅲ. 미술관 안내와 교육적 기능 Ⅳ. 미술관 교육과 미술교육

Ⅲ. 미술관 안내와 교육적 기능 일상의 업무나 생활에서 벗어나서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미술관이 제공할수 있는 것은 자율적인 세계로서의 미술작품과 이를 잘 관람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조성과 함깨 이에 따른 여러가지 형식의 정보재공이다. 여러 성격의 전시회, 가령 소장품이 전시된 상설전시실에서는 해당 미술관의 중추적인 성격을 단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있구 그외에 특별전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여러가지 성격의 전시에서는 해당 전시회의 특수성격과 함께 그 내용물 인 작품에 대한 보조설명이 구비된 여러가지 형태의 정보가 재공되고 있다. 이와같이 미술관 에서 이루어지는 전시회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과정은, 궁극적으로 그 전시회 자체가 그와같은 학습적인 교육목적으로 조직된 경우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의 자기학습적인 측면을 동반하게 된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미술관은 그와같은 자기학습적인 교육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공익기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전시회를 상습적으로 열고 있는 미술관에서는 그와 같은 자기학습적인 측면을 관람객에게 제공하고 관람객들은 그러한 자기배움의 터로서의 미술 관을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미술관이 일반적으로 자체기관을 소개, 전달하거나 그곳에서 개최되는 전시회를 위해서 중 간적인 전달 역할을 하는 경우 대개 두가지 유형으로 대별 활용하고 있다. 그 하나는 사람에 의한 전달방식이고 또 하나는 인쇄매체나 시각매체 혹은 음향매체 또는 이를 동시에 수반하는 복합적인 간접 전달방식이 활용되는 경우이다. 사람에 의해서 설명되는 경우로는 안내, 설명 회, 강연, 강자, 대화, 대담 등의 형식이 있다. 이 일은 대개 관계 학예연구자나 관련된 권위 의 학자, 교수 혹은 해당 작가나 평론가들이 참석한다. 일반 안내의 경우는 많은 미술관들이 지식과 소양이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기도 한다. 물론 이같은 인적인 설명전달 방식의 경우 미술관이나 관람객 일반의 취향에 따라 그 선호하는 형식이 다를 수 있다. 우리나라 통 계에서는 아직 찾을 수가 없지마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형식으로는 현장에서의 설명안내가 먼저 손꼽힌다. 이것은 또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학술적인 설명안내와 맥이 상통한다. 이에 못지않게 활발한 참석도를 고려할 때 활발한 의견교환이 가능한 전시장 내부에서의 작가설명 회나 특히 작가와의 대담형식이 있다. 해당작가와 비평가 혹은 철학자나 미술사학자와 같은 전문학자를 초빙하여 작품세계에 대한 심도있는 토의장을 준비함으로써 관람객이 청중이 되면 서 동시에 자발적인 토론에 참석하는 참석자가 되는 경우이다. 강좌나 강연회에는 물론 슬라 이드나 영화 또는 비디오 자료 상영이 동시에 첨가 실시됨으로써 내용전달의 강도를 높이는 방법들이 강구되고 있다. 그 다음 음향기기와 같은 기술적 매체가 보충되는 경우로서 이어폰음향 녹음기휴대폰, 슬라 이드쇼, 비디오, 영화, 그리고 다수화면이나 대형화면의 멀티비젼(Multivision)이 최근에 와 서 선호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전시회 개최시에 자주 눈에 띄는 전달매체에 속한다. 특히 기기 사용의 경우 인간의 적응심리, 호기심, 권태로움 등의 인간 내적인 작용요인에 의해 그것의 효용적인 측면이 점검될 필요가 있다. 기기 사용의 경우일수록 호기심을 채우고 신기함이 없 어지고 보편화 되어버린 후 사람들은 그같은 방식을 잘 찾지 않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들 정보전달체계는 뭍론 전시에 대한 보충적인 정보체계로써 미술관 업무나 전시내용에 적극 적으로 관여하여 직접적으로 설명안내 할 수 있고 쌍방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적인 중계전달 방식과는 구별된다. 한편 문자, 나아가서 인쇄매체로서 소정의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 미술관에서는 크게 활용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최소한의 정보, 즉 작가명, 작품제목, 재료, 재작연대, 기법 등의 내용으로 작품 감상에 방해받지 않는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서 행해지는 소위 명제표를 들 수 있다. 작품에 가장 가까이 있는 문자정보라면 이 명제표 정도가 해당된다. 그 이외에 전 시장 주입구나 중간 칸막이벽에 설명판이나 사전자료판등이 첨가되며 전시장의 전체분위기를 조화롭게 구상할수 있는 온갖 시각적, 인간공학적 측면을 동원하게 된다. 미술작품이나 전시 회라는 공개행위 자체가 그 성격상 어차피 비문자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문자적인 설명범 위가 크게 차지하는데서 오는 피해를 막아야 하며 그것 자체가 관람자의 기대와 수용가능성을 봉쇄할 우려가 생기게 될 것이다. 그런대 이 문자적인 정보전달 매체와 관련해서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부쩍 많이 볼수 있는 하나의 현상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미술관 또는 그외 여러 박물관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설명문 베끼기 학생들의 수가 크게 목 격되고 있는 것이다. 미적정서 함양, 전인교육등의 학교교육차원에서 학생들로 하여금 미술 관을 찾게하고, 또 그 찾은 확실한 과정으로써 숙제 내지 과제물을 학교에서는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같은 숙제나 과제물은 전시장의 설명문 내지 참고자료 베끼기에서 완수되고 진작 보고 가야할 작품에 대한 과제 내지 숙제는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의 미적 정서 함양 내지 전인교육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선생님들이나 학교의 시각에 문제점이 야기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내용을 다시 다음 항에서 언급하기로 한다. 그러므로 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가장 좋은 학습적인 교육기능을 발휘하려 한다면, 오히려 작품 그 자체에 대한 관람객의 흥미와 관심을 환기시키며 그 대상이 되는 내용과 연관관계에 서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작품자채의 감상과 이해를 저해하는 요인들을 줄여나가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상기한 여러가지 형식과 방법이 동원되어 관람객이 미술관을 찾고 작품을 관람하는 데 도움 을 주는 과정에서 미술관은 그의 학습적인 교육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편 이와같은 효율적인 학습적 교육의 관여에 의해서 오히려 예술을 지나치게 대중화(大衆化)해 버릴 우려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될 수가 있다. 미술사학자들이 주로 걱정하고 있는 하나의 시 각이다. 즉 작품원래가 가지고 있는 미적작용 가능성이나 미적전개 가능성이 침해를 받을 우 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각적인 사실에 대한 이해라는 것은 언제나 특정의 참가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특히 학술적으로 수련받지 못한 일반 관람객의 경우에서 상기할 필요가 있 는 것이다. 고급예술의 대중화라는 오늘날 문화일반외 건전한 방향설정 차원에서도 그것은 재 고할 일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