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로 비엔날레에 관한 소고(小考)

윤진섭(미술평론가, 호남대교수)

 I. 서 론
 II. 남미 문화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정체성
Ⅲ. 상파울로 비엔날레의 성공 전략
Ⅳ. 나오는 말
* 참고문헌 및 도 판

I. 서 론

상파울로 비엔날레(Bienal de Sao Paulo)가 2001년으로 창설 50주년을 맞이하였다. 제25회 상파울로 비엔날레는 원래 창설 만 50주년이 되는 작년에 행사를 열기로 하였으나, 내부 사정에 의해 1년이 연기되었다. 작년(2001)은 브라질 발견 500주년과 비엔날레 창설 50주년이 맞물린 해로서 브라질 정부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25회 행사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치루기로 하였으나 사정상 한해를 미루게 되었던 것이다.

흔히 베니스 비엔날레, 휘트니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간주되는 상파울로 비엔날레는 남미권의 대표적인 문화적 중추(hub) 가운데 하나다.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비엔날레는 가령, 베니스 비엔날레가 유럽을 대표하고, 휘트니 비엔날레가 미국의 미술을 대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미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포석이자,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의 미술을 세계에 전파하는 대표적 창구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상파울로 비엔날레의 창설 배경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 비엔날레의 창설자인 프란시스코 마타라초 소브린호(Francisco Matarazzo Sobrinho :일명 시실로(Ciccillo, 1989-1977))는 이태리 이민자 출신의 사업가겸 미술품 소장가로서 1940년대 당시만 하더라도 아카데믹한 화풍의 고전 미술품들을 주로 수집하였다.

그가 현대미술에 본격적으로 눈을 뜨게 된 것은 파리에 체류하는 동안 당대의 권위 있는 비평가들과 교류하게 되면서부터였다. 파리에 체류하는 동안 현대미술에 눈을 뜨게 되면서 이에 대한 점진적인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미술이 국경을 초월하여 미래의 브라질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매체가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였다.

마침내 그는 자신의 문화적 협조자이자 부인인 욜란다 펜테아도(Yolanda Penteado)와 함께 상파울로 근대미술관(Museo de Arte Moderna de SaoPaulo)을 설립하게 된다.

상파울로 비엔날레가 창설되게 된 것은 1948년에 시실로 마타라초가 브라질 화가 대표단을 이끌고 베니스 비엔날레를 참관하게 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를 보면서 브라질에도 이와 유사한 미술행사가 있어야 되겠다고 판단하였던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시실로 마타라초는 문화계의 유력 인사들로부터 비엔날레 창설에 필요한 조언을 구했고, 종래는 자신의 독자적인 아이디어에 의해 이 거창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갔다. 근대미술관 및 비엔날레의 창설에 이바지함은 물론 현대미술관(Museo de Arte Contemporanea), 영화산업(베라 크루즈 영화사), 건축, 비엔날레상 등에 이르기까지 시실로 마타라초는 브라질 미술의 위대한 후원자였으며, 진정한 문화생산자이자 창조자였다.

상파울로 비엔날레가 열리는 이비라푸에라 공원의 거대한 독립건물을 ‘시실로 마타라초’관이라고 명명한 것은 그의 이러한 열정에 바치는 브라질 국민들의 경의의 표시이다.1)

이 글의 목적은 상파울로 비엔날레가 50년의 역사를 거치는 동안 어떻게 발전해 왔고 어떠한 변화를 거쳤는가 하는 점을 살펴보는데 있다. 이러한 시각은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하여 ‘부산비엔날레’, ‘미디어시티 서울’ 등 가히 비엔날레의 홍수시대를 맞이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세계의 각 문화권 내지 각 국은 현재 소리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이른바 문화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것이다.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실제의 전쟁은 승패가 분명히 판가름나는게 특징이지만, 소리 없이 진행되는 문화전쟁은 쉽사리 표시가 나지 않는다는 데 판단의 어려움이 있다. 상파울로 비엔날레의 족적이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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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 Andrea Matarazzo, The Biennial, By Cicillo, Bienal 50 Anos, Fundasao Bienal de Sao Paulo, pp.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