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Ⅳ. 맺음말
뮤직비디오 속에서 롱고는, 컴바인 작품제작과 같은 다른 작업활동에서와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시각적 이미지들을 연속적으로 충돌시키는 것을 주요 방법론으로 삼고 있다.
아날로그적 서사와 다른, 말하자면 ‘디지털적 서사’ 속에서 역사적, 개인적, 혹은 사회적 지시물들을 가지고 있는 이미지들은 음악의 흐름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의적으로 재구성되고, 보는 이의 해석에 따라 의미가 끊임없이 달리 구축될 수 있는 텍스트로 재창조된다.
MTV는 다른 프로그램들보다 훨씬 뚜렷하게도 하나의 계속적인 광고라 할 수 있으며, 여러 종류의 광고로 나눌 수 있는 방송이고, 따라서 뮤직비디오는 광고와 대중문화 텍스트 사이에 놓인다.34) 즉 뮤직비디오는 처음에 음반 홍보의 목적을 위해 등장한 매체였는데, 이제 그 자체가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매체 안에서 롱고의 이미지가 과연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혹 자신의 작품을 소비하게 될지도 모를 미래의 고객들을 향한 예비적 판촉의 일환이었을까? 물론 이것은 한편으로 지금으로서는 다루기 어려운 수용자 분석의 차원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이기도 한 듯싶다.
이 때 무엇보다 먼저 검토해야 할 것은, 일차적으로 음악을 생산한 팀들의 영향력과 그 팀들에 열광하는 집단들의 성향일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매개체를 통해 롱고가 일관적으로 탐구한 것은 도시의 삶과 그 문화가 인간에게 지우는 부담과 고통, 그리고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각종 제도적 장치가 지니는 억압적 성격을 폭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목표를 좀더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미디어 문화의 시각적 언어들을 사용하였던 방법론은 관객으로 하여금 각성의 계기를 맞게 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스펙터클에 대한 매혹 속에 계속 함몰되어 있도록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난점은 1980년대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공통된 딜레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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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앤 카플란, 앞의 책, p.35,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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