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소고(小考) - 이중섭의 작품에 나타난 전통성을중심으로 -

이용우(고려대학교 교수, 미술평론가)


Ⅰ. 머릿말
Ⅱ. 李仲燮의 生涯
Ⅲ. 이중섭 화풍의 淵凜
Ⅳ. 이중섭의 작품세계
Ⅴ.맺음말

v.맺음말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중섭은 작품소재를 주변, 즉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취했다. 그래서 그는 소를 그렸고, 이 땅 위의 수 맡은 가족들을 대변하듯 자신의 가족을 그렸고, 전쟁의 비참함 속에서도 밝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그렸다. 그는 線을 중요시했다.

그의 소그림에서 강렬한 색채에 의해 받쳐지는 힘찬 線의 동세는 고 구려 벽화에서부터 이어지는 우리 미술의 특질이다. 이중섭은 이러한 구축적인 선을 통해 자 신의 조형언어를 확립했으며, 원형구도와 주제를 강조하는 색채의 사용으로 눈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화면을 창조했던 것이다.

그가 서구의 표현주의 양의에 영향을 받았음은 이미 지적되어 왔었으며, 그의 작품을 통해 서 그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서양의 표현주의나,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아 작품을 시 작했다는 것이 그의 평가에 있어 약점으로 작용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고구려의 벽화도, 삼국시대의 불상도 중국의 영향을 받았으나 이를 훌륭하게 소화·발전시켰던 것이고, 조선시 대의 安堅 역시 郭熙의 畵風을 自己化하여 <夢遊桃園圖>라는 시대의 걸작을 남겼던 것이며, 鄭敾은 남종화풍을 기본으로 하여 眞景山水라는 새로운 시대양식을 창출해내었던 것이다.

제는 치열한 작가정신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얼마만큼의 자기화를 이루어내는가 하는 것이며,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이중섭만큼 전통에 연결될 수 있는 근대의 작가도 드물다는 평가가 가 능하리라 본다.

그가 어려운 시대를 이겨내지 못하고 夭沂한 것이 그의 생애를 신화화하게 되 어, 평론가들이 그의 작품보다는 생애에 더 집착하게 된 점, 그가 남긴 작품이 월남 이후의 5 년 여 사이에 제작된 것에 불과하고 본격적인 대작이 없어 그의 작품을 戱化性이 강한 작품으 로 여기게 된 점 등에서 이중섭의 평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 근대회화사에 있어 그의 위치가 어떠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은 신중하게 평가 해야 할 것이다. 작품에 내재되어 있는 전통성이나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양식이 확인된다 하 더라도 그가 남긴 소품들만으로는 미흡한 부분이 남아있는 것이다.

물론 작품의 크기가 작가 의 우수성을 보장할 수는 없으나, 이중섭의 경우는 본격적인 작품이 부족한 부분을 그의 불우 한 생애로 보상받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부분을 철처히 배제하고 행 해지는 평가만이 이중섭을 근대 미술사의 정당한 자리에 위치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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