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관연구 제 5 집

한국현대도예 30년 -전시기획 과정과 연대별 작품성을 중심으로- 장영준(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Ⅰ. 머리말 Ⅱ. 전시의 배경 및 취지 Ⅲ. 전시추진과정	Ⅳ. 전시의 성격 및 연대별 특성 Ⅴ. 맺음말

1 . 머릿말 도자예술이란 무엇인가. 한국인의 麥笭에서 그 뿌리를 형성시켜온 도자예술은 우리 민족사 에 어떤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특유의 미의식과 감성을 바탕으로 독 특한 예술적 재능을 꽃피워 왔으며 특히 도자예술 분야에서 그 정점을 이루었다고 여겨진다. 저 멀리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조를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화 속에 서의 도자예술은 각 시대별로 독특한 미의식을 형성시키며 발전해 왔고 오늘에 이르러서는 서 구의 조형사상과 융합하여 우리문화에 있어 또 하나의 전통을 태동시키는 중요한 모태가 되고 있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말하고 있는 도자기라는 것은 도기(陶器) 또는 토기(土器)로 해석되 는 것과 점토를 불에 소성한 다음 고급유약을 시유하여 만든, 소위 서구에서 얘기하는 Pottery, 또는 China 등을 지칭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리스어인 Keramos에서 유래한 Ceramics또한 도자예술의 한 분야에 포함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각 지역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도자기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일상 생활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화병이나 그릇, 연적, 골동품과 같은 의미를 갖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점토 제공 과 같은 기법으로 성형, 번조, 소성의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점토물을 도자기라 부르는 것 이다. 그런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도자예술이라는 것이 좀더 그 영역이 폭넓게 이해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점토재료론 이용하여 만든 도자기나 일상용기 뿐만 아니라 순수하게 예술 적 창조성만을 목적으로 하는 조형물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던 까닭이다. 따라서 이러한 새 로운 조형양식을 보여주는 도자제품을 일컬을 만한 적당한 도예용어가 필요하게 되었는데 여 기에 부응하여 생겨난 것이 바로 도자 조각 또는 도자 조형예술이란 단어들이다. 이런 새로운 도예작품의 제작활동을 일반적으로 도여 또는 도자예술이라고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이번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94년8월12일부터 9월10일까지 30일간 개최된 <한국현대도예 30년>전은 이러한 현대도자예술의 한국내의 현 상황을 집약시킨 자리로 광복이후 한국 현대도예 세계가 추구해온 다양한 조형적 실험들을 역사적, 미술사적으로 고찰해 봄으로써 도예부문에 잠재된 무한한 조형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현대의 실험적 도예의 수용과 도예발전의 새로운 방향모색 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된 전시회였다. 50년대의 화병이나 그릇 형태의 전통 도자기에서 그 맥이 형성되어온 형식상의 특징들과 70년대의 변형된 기형도예나 조형도예작품, 그리고 80, 90년대의 설치작품, 환경도예작품 등을 시대별로, 양식별로 분류 전시하여 한국 현대도예 가 걸어온 그 동안의 발자취를 최초로 종합적인 측면에서 보여주는 의미있는 전시회였다. 찬란한 도예역사를 지녀온 우리 민족의 전통정신과 그 정신적 풍요속에서 이루어진 운치있는 삶 의 모습에서 볼 때 이번에 개최된 <한국현대도예 30년>전은 우리 현대도언가 발전해온 흐름 을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그동안 미술사적 견지에서 현대도예에 대한 전반적인 고 찰을 보여주는 전시가 부재했던 상황에서 우리 도예계의 갈등을 풀어 주었던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