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관연구 제 6 집

퐁피두 센터 어린이 아뜰리에 : 어린이가 현대미술을 만나는 곳
가엘 베르나르(퐁피두 센터 어린이 아뜰리에 관장) 안소연(역-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Ⅰ.프랑스에서 학교와 미술관의 관계 Ⅱ. 퐁피두 센터 어린이 아뜰리에의 역할 Ⅲ. 프로그램 계획과 진행과정	Ⅳ. 수용공간과 인력 그리고 수용체계 Ⅴ.개발요인 Ⅵ. 관외활동 : 경험의 공유

Ⅲ. 프로그램 계획과 진행과정 프로그램은 매우 복합적인 교육적 지침에 따라 구상되었는데 오늘날까지 통용되는 3개의 축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 3개의 축이란 첫째, 어린이와 함께하는 실험, 둘째, 성인 재교육, 셋째, 문화보급을 말한다. 1. 어린이와 힘께하는 실험 이는 아뜰리에가 추진하는 실천작업의 일환으로써 어린이 아뜰리에의 교과과정을 구성하는 데 이는 종종 소규모 미술학교의 것과 비교되곤 한다. 그 추진방향은 다음과 같다. 1) 복합영역의 확립 특정분야에 국한된 아뜰리에들 -조형미술 분야, 음악 분야, 공간/환경 분야 등 조형미술분 야만 하더라도 데생반, 색채반, 형태반 등으로 구분-은 오래 전부터 여러 개가 있었다. 그러나 경험이 축적되어감에 따라 아뜰리에들은 복합영역적 접근을 교과과정에 도입하게 되었다. 따라서 조형예술 아뜰리에라 할지라도 필법, 시, 소리 등과 같은 다른 감각적 표현방법의 도움 을 받게되었다. 음악에 입문하는 경우에도 유형적이거나 그래픽한 표현에 의존하고 정보과학적 도구를 사용한다. 시청각적 활동들이 조형표현의 방법론과 융화한다. 2)어린이의 표현 어린이 아뜰리에는 이이들에게 노하우를 제공하거나 장인적 기교를 주입하는데 목표를 두 고 있지 않다. 교육의 목표는 유동적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탐구영역을 제공하는데 있 다. 따라서 교육의 목적은 어린이들로 하여금 기교적으로 완벽한 것을 만들도록 이끄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개성을 확인시키고 상상력과 즐거움을 담은 물건을 만들도록 하여 다른 사람 들에게 그 개성을 인식하게 하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비록 심미적 선입관을 작업과정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감각의 개념이 아름다움의 개념보다는 선호된다. 3) 다중 감각적 교육의 지향 감각을 일깨우는 일이 이 "미술입문"의 출발점이다. 보고 만지고 듣고 맛보고 느끼는 것을 깨달으며 이러한 감각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계발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의 대가인 마 샬 맥루한은 그의 저서 <구텐베르그의 은하수>에서 "제감각들 상호간의 작용과 관계는 이성 의 본질을 이룬다"라고 말한 바 있다. 어린이 아뜰리에는 수많은 방법을 동원하여 촉각과 시 각 간의 관계를 탐구하여 왔다. 예를 들어 기본이 되는 경험으로는 어린이들에게 숨겨둔 물건 을 만지게 하여 사물을 발견하게 하고, 사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대신 단순한 접촉이 야기 시키는 감각을 표현하게 한다. 4)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놀이 어린이들에게 기술적인 제약이 많거나 반대로 결과가 뻔한 과제를 부여하지 말라. 반대로 어떠한 경우에도 어린이들에게 완전한 자유를 허용하지 말라. 왜냐하면 어린이들의 표현이란 관습적이고 상투적이며 유치한 표현을 재생산하는데 손쉽게 물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린 아 이들에게는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시키고, 그것을 보다 멀리 추진할 수 있도록 상세한 놀이의 범칙을 제시한다. 놀이로 유도한다는 것은 놀도록 내버려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린이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5) 미술작품과의 교류 미술관의 소장품이나 기획 전시와 친근하게 되면 어린이들은 미술작품과 직접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미술관 방문은 예를 들어 작가의 작품세계 발견과 같이 자연스 런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만 지도 교사에 따라 작업의 의미를 일깨우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 다. 보다 근본적인 사실은 어린이 아뜰리에의 활동이 오늘날의 작가들의 탐구와 창조를 근간 으로 부단히 성장하는 교육적 활동이라는 점이다. 2. 성인 재교육 처음부터 어린이를 다루는 경험보완의 필요성 차원에서 계획된 성인교육은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80년대 초부터 추진 되어온 프로그램은 항상 3부분의 보완장치를 가지고 있다. 1) 교사에 대한 교육적 지원 교사들에게 예술적 소양을 부여하는데 있어서의 취약점은 교육체계의 중요성이 감각의 원리가 아니라 지능의 원리에 가치를 두는 지식획득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자는 학생들이 미술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고, 그들의 창의력을 개발시킬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가 프로그램의 내용에 아뜰리에 등록생 모 두를 가능한 한 보다 밀도있게 참가시키려고 노심초사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즉 예비 모임이라든가 착수한 주제나 작품에 대한 정보를 문서화하는 일, 작가들에 대한 자료화, 학기가 진행되는 동안 교사들과 협력하는 일, 그리고 작업내용이 학교교육으로 연장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하는 일들이 우리의 몫이다. 3. 문화의 보급 파리 지역의 아동들을 위해 어린이 아뜰리에에서 개발시킨 여러 교육 활동은 설립 초기부터 문화보급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정착되어 퐁피두 센터 이외로 널리 확대되었다. 즉 미술관이나 문화원을 대상으로 구상한 순회전시 계획 뿐만 아니라 각급 학교에 이동용 교육기재를 순회시키는 일 또한 초기부터 계획되었다. 아뜰리에 작업과 같은 맥락에서 최초의 전시들은 현대 미술가들의 기법과 도구, 작품들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색채, 선, 부피 등과 같은 기초적인 조형언어의 개념을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주시하는 손"이라 명명된 어린이 아뜰리에 개관 기념전은 맹인 어린이들에게 우선권을 주어 촉각을 활용할 수 있게 한 전시였는데, 일반 아동들에게도 현대 미술가가 제작한 조각품을 손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