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피두 센터 어린이 아뜰리에 : 어린이가 현대미술을 만나는 곳

가엘 베르나르(퐁피두 센터 어린이 아뜰리에 관장)
안소연(역-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Ⅰ.프랑스에서 학교와 미술관의 관계
Ⅱ. 퐁피두 센터 어린이 아뜰리에의 역할
Ⅲ. 프로그램 계획과 진행과정
 Ⅳ. 수용공간과 인력 그리고 수용체계
Ⅴ.개발요인
Ⅵ. 관외활동 : 경험의 공유

V. 개발요인

1. 어린이 아뜰리에 탐구: 내부적인 역동성

예술가이자 동시에 교사인 어린이 아뜰리에의 강사들은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추구해온 경 험과 탐구를 토대로 학습계획 뿐만 아니라, 교사교육, 편집, 전시 등 각종 업무를 구별 없이 다루 는 전임강사들이다.

아뜰리에 활동은 전공분야에 대한 작업과 자신들 나름대로의 연구를 통해 새로운 교수공학을 창조해내는 일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을 통해 전개된다. 따라서, 아뜰리 에는 교사연수와 이동용 교육기재, 그리고 전시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전시는 하나 의 책자를 산출할 수 있고, 그 책자는 또 다른 장소에서 분명 또 다른 전시나 시청각자료를 산 출해낼 수 있다.....

두 가지의 선례가 이 과정을 예시한다.

먼저, 미술관의 소장품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방법이다. 처음 10년간의 아뜰리 에 활동 결과 수집된 도서들이 점차로 회화나 조각을 형성하는 조형요소로서 인식됨에 따라 미술관 소장품 중의 일부로 활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와 같은 소장의 성과는 같은 원리를 바탕으로 아뜰리에들의 창설을 가능하게 한다.

왜냐하면, 작품은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유회 경험의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경험 역시 1993년에 현재와 같은 구성원에 의해서 전시로 실현되는 결과를 낳았는데, 그것은 소장품의 개념을 3차원으로 전환시킨 것이었다. 칸딘스키, 미로, 들로네, 아르프 등 미술관 소장작품을 중심으로 개발한 4개의 놀이장치는 어린이들에게 작품의 구성요소를 소개하는 것이다. 여러 명의 조력자들이 협동하여 만들어낸 전시는 이미 프랑스 10개 도시에서 선보인 바 있으며, 그때마다 각 지역에 어린이 아뜰리에들 과 교사 연수프로그램을 조직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내년에는 대만의 타이페이 현대미술관
에서 이를 유치할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 예로서는 새로운 이미지와 테크놀로지에 대한 탐구의 진보를 손꼽을 수 있다. 아를 리에의 작업은 우선 시청각적인 방법에 의해 표현의 가능성을 모색해 본 후, 순회전시의 실현 으로 귀결한다. 표현도구로서 컴퓨터를 사용해 보는 경험은 여러 가지 결과를 남기는데 그 하 나의 증거가 1989년 새로운 순회전시를 탄생시킨 것이다. 새로운 전자기자재의 개발은 그 가 능성을 모색하는 작은 팀원에 의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2. 퐁피두 센터의 자원과 활동에 대한 의존

어린이 아뜰리에에 주어진 자율성은 퐁피두센터 내부의 독립적인 공기방울처럼 스스로 기 능하고 자기개발을 할 수 있게 하지만 다행히 우리는 이러한 모험을 피할 줄 안다. 우리들은 실 제로 퐁피두센터의 자원과 활동 속에서 끊임없이 자극 받고 수많은 프로젝트의 도움을 받는다. "놀이로 본 미술"이라는 장서를 비롯 어린이 아뜰리에의 모든 활동은 주지하다시피 미술관 의 작품을 근거로 해서 지속된다. 매년 어린이 아뜰리에는 큰 전시와 연계된 행사들을 조직함 으로써 퐁피두 센터의 활동에 참여한다. 예를 들어 작년 여름에 우리는 콘스탄틴 브랑쿠지 전
시와 같은 맥락에서 작업을 하였는데 이 위대한 루마니아 출신 조각가의 조형언어를 어린이 들에게 깨우쳐줄 수 있는 활동적이고 유희적인 학습을 전개한 것이다. 요즈음 우리는 '96년 1월 퐁피두 센터가 개최할 영국의 조각가 토니 크랙의 전시기간 중에 작가가 자기 작업 속에 서 실현하고 있는 조형개념을 드러낼 수 있는 감성의 공간을 우리와 함께 만들어줄 것을 요 청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시들은 우리 팀과 가장 활발히 공동 작업하는 "디자인-건축부"가 실현시 킨다고 말할 수 있다. 환경이라든가 삶의 질과 관련된 주제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세계의 도 시, 광고, 공원, 주거지, 물과 같은 주제는 몇 년 전부터 어린이들에게 풍성하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했다. 물론 이는 우리가 디자인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이 영역과 긴밀한 연관하에 서 작업한 것인데, 내년도에 전시로 형성해 볼 이 프로젝트는 어린이들로 하여금 놀이와 조작 을 통해 개념정립에서부터 오브제 제작에 이르는 과정 전체를 발견할 수 있게 할 것이다.

3. 작가들의 침여

어린이 아뜰리에는 퐁피두 센터의 이미지 측면에서 볼 때 동시대의 창조와 살아있는 작가
들에게 개방된 공간이다. 조형예술가나 건축가, 디자이너, 작곡가,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전문 가들이 그들 고유의 작업과 연계하여 어린이들과 함께 새로운 작업과정을 상상하고 실험해볼 수 있도록 그들을 차례로 초대한다. 이러한 참여는 특정 주제나 표현영역을 중심으로 우리가 어린이들과 함께 전개하고자하는 작품, 놀인, 일회적인 인스톨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도시에 관한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스페인 출신의 조각가가 참여하여 교육환경을 조성했 는데, 그는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작업의 이슈가 되는 도시적 조형언어를 비롯 여러 요소들을 제시한 후 이를 자유롭게 조작하고 합성하고 변형시켜서 상상의 도시를 만들도록 하였다. 그 결과 매번 전혀 새로운 도시풍경이 산출되었다. 어떤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전기의 기초개념을 가르쳐준 뒤 자신의 작업인 조각을 만드는 것과 똑같은 원리로 전자 기자재와 조형요소를 응 합하여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게 하였다. 그 결과 진동과 시적인 음향의 세계가 구성되었다. 또 다른 경험 하나는 보다 고전적인 것인데, 그것은 어린이들이 젊은 현대작가 작업에 힘 입 어 모든 상태의 흙 -그냥 일반 진흙과 테리코타, 벽돌, 돌가루, 물과 반죽한 것, 콘크리트, 시 멘트 등- 이라는 재료로부터 출발하여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이다. 이때 아뜰리 에의 바닥과 벽을 일회성 설치물로 뒤덮은 작가들의 창작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꿈꾸고, 그 도시나 그 지역의 수준에 맞추어 교육활동을 전개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 이 되고자 한다. 마찬가지로 어린이들을 위한 우리의 미술도서들은 특히 국민학교나 도서관의 교사들을 위 한 보충자료로서 권할만한데 그것은 학교와 도서관이 어린이들이 미술과 최초로 조우하는 장 소이기 때문이다.
재료의 다양한 사용법을 제시하였다. 자연과 문화의 대용관계에 대해 작업하는 독일의 젊은 여류작가 글로리아 프리트만의 설치작업은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또 다른 영역을 향해 나아간 다. 그녀는 어린이들을 위해 "살아있는 다섯 점의 그림"을 만들었는데, 그것은 공작새, 토끼, 나귀, 양, 돼지새끼 등 성장기에 있는 작은 동물들을 우리 소비사회의 산물이나 재료들과 함 께 결합한 것이다. 예를 들어 나귀새끼들이 전선이 드러나 있는 텔레비전 곁을 걷게 한다든지, 토끼들을 유독성 물질더미와 함께 놓아두었다. 이 작업의 목적은 단지 어린이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사회에서 동물들을 위해 할애해야 할 장소와 그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반응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