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의 발전과 정부의 역할 - 프랑스의 경우 -

안 소 연(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Ⅰ. 머리말
Ⅱ. 국립미술관의 성립과 발전
Ⅲ. 미술관에 대한 국가정책의 정립
Ⅳ. 미술관 지원정책의 범위
Ⅴ. 맺음말
Ⅰ. 머리말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데에는 여러 종류의 척도가 이용될 수 있지만 가장 손쉬운 방법 가운데 한 가지는 그 나라의 미술관의 숫자를 세어보는 일이다. 미술작품을 수집하여 전 시한다는 행위는 인류가 정착생활을 시작한 이래 다음 계절을 나기 위해 갈무리 성과를 저장 하기 시작한 가장 본능적인 일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서, 다음세대를 위해 선조와 당대의 정 서적, 관념적 업적을 보존하고 교육적인 목적을 위해 이를 활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더구나 오늘날의 미술관이란 기억과 만남과 발견의 장소로서, 도시생활 속의 다양한 문화적인 행위를 실현시키는 개방된 공간의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미술관의 발전정도는 그 나라의 문화수준을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가 됨은 물론 그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문화정책의 적극성의 정도와 방 향까지도 타진해 볼 수 있는 자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술관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반드시 문화발전에 긍정적 인 역할만을 담당했었는지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남아있다. 문화와 예술은 그 속성상 자 율의 의지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는 분야이므로 획일적인 지침을 가진 정책일수록 문화, 예술 의 본질적인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역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문화정책의 공과에 따라 정부의 업적을 평가받는 나라 프랑스, 특히 수세기에 걸쳐 대물림 하여온 미술 문화유산의 보존과 새로운 창작기틀의 마련에 남다른 애착을 보임으로써 대표적 인 미술애호국임을 표방하여온 나라 프랑스를 대상으로 미술관의 발전과 정부의 미술관 지원 정책간의 상호관계를 역사적으로 고찰해 봄으로써 우리 미술계 발전에 모범적인 사례로 삼 고자 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