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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나가며
임응식은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피사체와의 교감을 이룬 사람이었다. 이는 단지 표피적인 이미지의 채집이 아닌, 학자의 연구와 유사한 것이었다.
그가 처음 사진을 접하고 흥미를 갖기 시작한 것은 그의 부유한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그가 본격적으로 사진에 매진하게 된 것은 아름다운 사물을 찍고자하는 예술적 심미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당시의 한국 초기 사진 경향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던 그의 초기 사진들에 나타난 그의 애정은 빛과 구도, 표면의 효과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사진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이 깨져나간 것은 전쟁이라는 인간 극단의 사건을 겪으면서였다. 이후 임응식은 자신의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고 자신의 사진 속에서 표피적인 심미안을 걷어내었다. 그 빈자리는 ‘사실’에 대한 그의 애정을 채워 넣었다.
임응식 사진의 정수는 바로 사진이 갖고있는 진실성, 기록성, 사실성에 대한 발견에서 맺어지게 된 것이다. 임응식은 이러한 자신의 사진관(寫眞觀)을 ‘생활주의적 사실주의’로 명명하고 주어진 상황에 대처하는 인간들의 꾸밈없는 일상의 모습을 포착하여, 단순한 기록성과 사실성을 뛰어넘는 인본주의적 사실주의 사진을 완성하였다.
한국현대 사진의 뿌리를 튼실하게 만들었던 임응식은 또한, 평생을 교육에 매진하여 수많은 후학들을 양성함으로서, 한국현대사진이 충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훌륭한 밑거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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