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익선(多多益善)

임대근(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I. 머리말
II. 백남준과 비디오
  1.Video-Videa-Vidiot-Videology
  2.비디오와의 만남
III. 다다익선(多多益善)
  1. 역사적 모형
  2. <다다익선>
Ⅳ. 결론
  * 참고문헌 및 도판

Ⅳ. 결론

백남준에게 있어 <다다익선>은 작가로서 “비디오 설치”라는 일련의 작업방향 중 하나를 일단락하고 점검하는 시금석이었던 동시에, 한 인간으로서도 인생의 대부분을 떠나 살았던 조국에의 성공적인 복귀를 자축하는 기념비였다. 1984년 위성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로 국내에 자신의 존재를 타전(打電) 했던 백남준은 <다다익선>을 통하여 비로소 실체(實體)로서 국내관객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었다.

또한, 한국 현대미술계에 있어서도 짧지 않은 기간동안 상징적 미술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에 상설 전시됨으로써 당시로서는 전문가들에게조차 그리 익숙하지 않았던 소위 ‘비디오 아트’를 국내의 작가들이 몸소 체험하는 계기가 되었고 나아가 동시대 미술의 주요한 흐름이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생생한 느낌을 제공했다.

무엇보다 <다다익선>의 존재는 한국 미술, 아니 보다 정확히는 한국인의 미술이 더 이상 수동적인 후위(後衛)가 아니라 국제적인 미술흐름을 최전방에서 이끄는 전위(前衛)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웅변적으로 증언해 주었다.

이런 측면에서 <다다익선>의 국내미술에 대한 영향력은 단지 미학적인 측면 외에 드러나지 않은 부분에서도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8,90년대를 거치면서 고속으로 성장한 한국의 미디어 인프라는 “21세기의 회화는 극도로 복잡하게도, 또 극히 단순하게도 프로그램이 가능한 일렉트로닉 벽지(壁紙)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18) 는 백남준의 확신에 찬 예언이 가장 설득력을 가지는 환경을 구축하였다.

어쩌면,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새로운 미술이 지금 여기에 움트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시금 <다다익선>의 현란한 영상들의 이면에서 전하는 백남준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8)백남준, “예술의 새로운 정보형태”, 『현대미술』, 1988년 가을호, 갤러리 현대, p.24 1980년 3월 25일 MoMA에서의 강연 “Video Viewpoint"의 녹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