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전시구성
2.전시구성 및 출품작품선정
1)제1부 초기소재
1부는 그가 초기 다양한 소재를 통하여 그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확립하고자 노력한 점,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면모들이 향후 작품에 미친 영향을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따라서 특정한 주제를 설정하기보다는 여러 장르와 소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늪>(도판 4)이라는 제목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작가의 기억에 의거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1953년 국전에서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한 <늪>이라는 작품과 일련의 작품에서 그러한 면을 볼 수 있는데 초기 작품에서는 약간의 형태감이 살아있지만 이후 점점 늦은 오후 노을빛에 모든 것이 불분명해보이는 듯한 연꽃의 형태는 해체되고 전체적인 색조와 붓질만이 남게된다. 이러한 경향은 이후 <군상>, <들녘>, <학>과 같은 제목의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물고기’(도판 5)의 경우 그가 얼마나 다양한 소재를 작품 속에서 다루었는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물고기는 그가 바닷가라는 지역에서 살면서 자주 접하는 지역적인 소재로 이후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목어(木魚)로 재등장하게 된다. ‘물고기’와 더불어 ‘말’,‘학’,‘새’,‘나비’ 등의 소재도 많이 그렸는데 그러한 소재는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상징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상징들은 고구려 벽화, 민화 등에서 영향을 받은 결과로 최근 작품에도 여전히 다루고 잇다.
누드, 군상과 같은 주제 역시 그가 여러 가지 주제를 탐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두 주제의 경우 인간을 소재로 한 것이기는 하지만 누드(도판 6)는 여성미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라기 보다는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상으로 표현되어 있고, 주변과의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장식성을 추구한 주제이다.
한편, 군상은 형체의 변형과 해체의 과정을 실험하기 위한 대상으로 표현된다.(도판 7) 이는 초창기 학 그림에서 보여주는 표현주의적인 기법과 맞닿아 있다.(도판 8)
재료면에 있어서 도자기, 바가지, 입체작업 등 다양한 재료사용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전혁림은 1950년대부터 도자기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초기에는 전통적인 형태와 문양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이후 점토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도조를 제작했다.
(도판 9) 평면 작업만을 해왔던 그에게 3차원의 형태 작업은 새로운 경험을 가져다 주었고 이러한 3차원의 작업은 목조작업, 그리고 혼합재료로 만든 입체작업으로까지 확장되게 된다. 한편 3차원 조형작업에서 익힌 경험은 평면회화에 다시 적용하여 요철이 있는 릴리프 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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