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인터액티브 아트의 여러 가지 양상
사전적 의미에서 인터액티비티(interactivity), 즉, 상호작용(相互作用)이란 서로 작용하고 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각각의 변화와 움직임이 독립하여 있지 않고 서로 작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술의 영역에서 인터액티브 아트란 재현에서 탈피하여 매체를 통하여 관람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그로 인해 유벌된 행위를 통하여 과정과 변화를 담아내는 미술을 말한다. 따라서 기존 미술 작품의 감상이 관람자가 작품을 대면하고 이를 수용하였던 것과는 달리 인터액티브 아트의 경우 관람자의 개입은 작품의 형태를 변화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하게되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일방적인 작품의 수용단계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쌍방향의 소통을 시도하는 미술작품과 작품을 경험하게 되는 관객, 그 사이의 작용과 반작용, 피드백을 통한 순환 혹은 그 제반 작용을 통해 변화되는 작품까지도 포함하여 인터액티브 아트라 일컫게 되는 까닭이다.
이제 작품은 작가와 관람객으로부터 분리된 것이 아니고 이들 사이에서 생장과 소멸을 거듭하는 일종의 체계가 되어 작품과 관람자 그리고 그 체계를 고안한 작가조차 그 결과를 정확히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제프리 쇼(Jeffry Shaw)의 <명료한 도시 The Legible City>(도판1)는 가장 널리 알려진 인터액티브 아트 작품이다. 이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는 자전거 위에 앉아 페달을 밟게 되어 있다. 자전거를 타는 행위는 컴퓨터 그래픽에 의해 실시간으로 처리되어 거대한 스크린 속에서 문자들 사이를 달려가는 행위로 연결된다.
즉 페달을 밝고 핸들을 조정하는 관람자는 자신 앞에 놓인 거대한 스크린에 드러나 작가가 도입한 맨하탄의 6㎢내에서 움직이면서 컴퓨터시스템에 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작품을 통해 고유한 경험을 하게된다. 이 작품에서 관람자의 감상은 자신의 행위와 작가가 제작한 작품의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작품을 변형시키는 소통을 기반으로 한다.
작품 자체를 변형시키면서 상호작용을 이끌어가는 관람자의 역할에 이르게까지 인터액티브 아트는 작품을 제시하는 주체로서의 작가와 수용하는 타자로서의 관람자라는 구분을 지양하고 주체와 타자, 그리고 매체에까지 이르는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 소통이나 통합 외에 거론할 수 있는 인터액티브 아트의 특성은 로이 애스콧(Roy Ascott)이 언급한 ‘접속, 몰입, 상호작용, 변형 그리고 발생’이라는 단계를 거치며 변모하는 성질이다.1)
크리스타 소므러(Christa Sommerer)와 로랑 미느뇨(Laurent Mignonneau)의 <인터액티브 식물의 성장 Interactive Plant Growing>(도판2)은 ’95 광주비엔날레 정보예술전에도 출품된 작품으로 인터액티브 아트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전시된 전시장내에는 여러 개의 화분이 있는데 관람자가 그것을 만지면 만지는 대로 대형 스크린에 비추어진 실제 화분과 같은 모양의 식물이 자라난다. 관람자의 터치로 식물을 키우는 실시간, 실공간의 영상작업인 것이다.
이 작품의 경우도 다른 인터액티브 아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관람자의 직접적인 행위가 작품 자체를 변화시키고 그 반응을 얻어낸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관람자은 단순히 작품을 바라보고 느끼는 기존의 일방적인 감상의 차원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즉각적으로 상호반응한다는 측면에서 즉각성과 더불어 창작의 과정에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유희적 즐거움을 내포하게 된다.
그러나 이상에서 언급한 인터액티브 아트의 특성은 근본적으로는 관람자의 개입을 기반으로 하는 상호작용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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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oy Ascott, 「The Bridge of Conciousness : Art, Media and Mind in the 21st Century」, 『새로운 예술의 태동과 미학적 과제』, 아트센터 나비, 2000,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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