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Ⅵ. 맺는 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회화든 조각이든 건축이든 독립된 전체일 수 없으며, 작품을 에워싼 환경도 작품과 같거나, 또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데, 그 이유는 어떤 물체든 주위를 호흡하며, 실내와 옥외를 포함하는 환경전체의 상황에 반응하기 때문이라 생각한 키슬러는 자신의 주장을 그의 전 작품에서 실현시키고 있다.
그는 진정으로 장르간의 본질을 넘어서서 미술의 본질에 주목하였던 작가로, 그의 작품세계는 극장, 주택설계, 무대장치나 의상 등의 무대디자인, 각종 전시공간이나 박람회 등 전시디자인, 점포설계, 파사드, 윈도 등의 디스플레이, 가구 등의 제품디자인, 포스터, 편집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등의 그래픽 디자인 그리고 조각이나 회화 등의 순수미술에 걸쳐 폭넓게 전개되고 있다.
주택 및 극장건축에 적용된 엔드리스, 각종 전시공간 디스플레이 개념인 공간, 회화나 조각에 적용된 상상호현실주의, 갤럭시 등과 같은 키워드와 그의 독자적인 개념인 엔드리스 시어터, 공간무대, 공간전시, 환경조각에 이르렀으며 실상 그에게 장르간의 구분이란 무의미한 것이었다.
무대디자인, 건축, 극장, 화랑, 주택 등 제공자의 논리에서 벗어나 수용자의 측면에서 창작을 시도하였던 그의 태도는 당시 모더니즘의 환원적인 주장과는 상반되는 포괄적인 것이었기에 다양성이 강조되는 이시대를 앞서간 선구자라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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