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Ⅳ, 시대양식으로서의 만네리즘에 대한 견해
여기서 만네리즘 시대라면 여러가지 시기적 범위규정에 견해의 차이를 두고 있으나 대체적
으로 라파앨이 사망한 1520에서 초기 바로크에 이르는 1600년 경까지를 말한다. 만네리즘에
대한 평가는 바자리(G.Vasari)의 열전에 기록된 바와 같이 미켈란젤로와 같은 대가의 수법
(Maniera)을 쫓아 모방을 주로하고 창의성이 없는 후계 예술가들에 대해 언급한 것이 먼저
지적 되어야 하겠다.
그와같은 관점은 성기 르네상스 말에서 1600년까지의 미술을 대가의 수
법 즉 Maniera를 무비판적으로 모방한 예술적 쇠퇴기로 보게 된 것에 기인한다. 이는 즉 벨로
리(Gian Piero Bellori)의 「화가의 생애」 (1672 로마)에서 언급된바와 같이 17세기에 와서 이
전의 성기 르네상스를 뒤따르는 16세기 후기의 예술을 두고 마니에라를 사용하여 자연에서
출발하면서도 인위적인 재현의 공식에 의존하는 예술이라 보게되었던 것이다.
여기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르네상스에서 바로크로 넘어가는 역사적인 전이과정을 이태리 현지에서 깊이
있게 연구하고 그 결과를 나중에 「미술사 기초개념」에서 그의 기본적 개념을 설정하고 있던
뵐프린(Heinrich Wofflin) 만네리즘에 대한 언급 없이 르네쌍스의 고전적인 양식에서 17세
기 바로크양식으로 바로 진전 한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프리드렌던(W·Friedlsder)는 그의「반고전적양식에 대한 강의」에
서 만네리즘을 반고전양식을 가진 본격적인 역사적 현상으로 탐구하고 있었다. 이 점에대해서
는 획기시대 후기적 미술현상에 대한 리글(A·Riegl)의 긍정적인 역사적 해석과 연결된다고 하
겠다.
이와같은 중간과정을 거쳐 만네리즘의 평가에 전기를 마지 하게된것은 일반적으로 지적되고
있다시피 드볼작(M ·Dvorak)의「엘 그레고와 만네리즘예 대하여』(1920)라는 소논문에서 비롯
된다. 16세기가 처해있는 정신적 위기의 표시로서 주관적이고 표현적인 만네리즘의 의도를 미
술사가는 당대의 미술, 즉자연주의적 재현에 반하는 미술이 보여주는 표현주의적이고 추상적
인 양식이 발전한 가운데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여기에서는 강조되어야 하겠다.
이와 같은
점이 허용될 수 있다면 그후의 시기에 와서 다시 이에 대한 역사적인 재조명의 가능성을 배제
할 수가 없는것 또한 가능하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지적한바와 같이 만네리즘 연구에는 몇가지 관점이 있다. 가령 위에서 언급한 프리
드랜더는 만네리즘을 반고전적 개념의 미술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특히 이 반고전이라는 개
념을 고딕적인 요소가 농후하게 남아 있으면서 고전적미술과는 거리가면 것을 표현할때 사용
한 개념으로 르네상스 고전주의를 벗어나는 뜻에서 원용 하고 있다.
한편, 안탈 (Fredrick Antal)은 16세기∼17세기 미술의 사회사적 고찰에서 후기 고딕과의
친화관계에서 짧은 이상주의적 르네상스를 잠시 비켜나간 만네리즘의 회화가 갖는 특징들로
서 후기 고딕적인 연속성을 주장하고 있다.10) 안탈의 만네리즘 해석에는 특히 미켈란젤로, 라
파엘로처럼 성기 르네상스 대가들 작품에서조차 거기서 벗어나는 만네리즘적 특징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예술의 모든 획기시대는 다음시대를 준비한다고 하였다. 성기 르네상
스와 그에 뒤따르는 만네리즘과의 관계는 이와같이 작가들의 작품에 따라서는 매우 가까운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여기서도 입증이 되는 것이다.
프리드렌더나 안탈이나 그들은 이와같이 반고전적 양식과 고딕미술과의 관계 및 르네상스
내의 고딕적 요소에 관심이 집중되어 만네리즘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사회사적 관점에서 만네리즘 시대를 조명해서 본 하우저(Arnold Houser)의 방대한
만네리즘 연구에서 그가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점은 정신적 위기 내지 전환의 시대로서
서양의 근세를 보며 이에 따라 16세기 만네리즘을 규정하고자 한 것이다.
한편, 만네리즘 적용의 시대적 범위의 확대는 호케(Rene Hocke)에게서 찾을 수 있다. 즉
시기적으로나 지역적으로 흑은 미술 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생활일반에 이르기까지 만네리즘의
영역을 최대한도로 확대 시켜본 것은 호케의 경우라고 하겠다.
그는 미로(逑路)로서의 세계
라는 저술에서 유럽 만네리즘 예술의 연구를 종횡무진한 사례를 들어 통찰력 있게 해석하고
있다. 그의 논리에 따를것 같으면 불안과 위기의식, 흑은 가치의 상대적인 전환의 세계에서
예술이 드러내 보여주는 독특한 성향과 경향성에 대해서 흥미로운 지적을 하고 있다.
이와같이 16세기 초기이후 전반기에 시작하여 이탈리아에서 발단된 만네리스트들의 미술은
그 자체가 하나의 통일된 의식으로 완결된 것이 아니라 어느 여타 미술양식시대에 비할 바
아닐 만큼 복합적인 도상적 내용과 표현양식이 공존하는 미술적 현상이라 하겠다.
그것은 한편 근래에 와서 현대 미술에서 재차 강조되는 점이다. 즉 근대, 현대에 와서 재평
가 받고 또한 정신적인 근친성마저 가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근대미술의 연원을 만네리즘에서 찾는사람도 있다.
양식과 시대의 불일치에서 오는 미술사 연구의 어려움은 반면 전혀 새로운 문제영역으로
오히려 범위의 확대를 가능케 할수도 있는사실을 여기서 만날 수 있다.
만네리즘에대한 이와 같은 방대한 내용의 문제를 여기서는 더이상 깊이 들어가는 일은 일
단보류하고 그대신 여기서는1530년대 전후의 초기 만네리스트 작가들에 해당하는 폰토르모
(Pontormo), 파르미지아니노(Parmigianino), 피오렌티노(Fiorentino) 등의 작품을 예증으로
현상적으로 나타난바 있는 만네리즘의 구체적 상을 부각시켜 보고 그것의 역사적 위치와 의
미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음미해 보는 일에 초점을 두기로 한다. |